[리뷰] 알루미늄 케이스를 튜닝해보자 (2부)
- 응용튜닝 1단계 : 수냉을 위해 자작 물통을 제작하자! -

유필진/yoopj1@snu.ac.kr

 1부에 이어 이번 2부에서는 수냉용 물통 제작, 아크릴 가공을 통한 외장 개조, 조명 및 스위치 설치에 관한 내용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1부에서 소개된 케이스 커팅이나 도색작업과는 달리 이번 2부에서는 다분히 주관적인 방향으로 튜닝이 진행된다. 따라서 혹자에게는 참신하고 깔끔하게 보이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몇몇분들에게는 '자원의 낭비' 정도로 비춰지는 내용도 있을 것이다.
 1부에서도 부탁드렸듯이, '이 친구가 컴퓨터를 가지고 어떻게 씨름하는지 구경이나 해보자~'라는 관점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럼 이제 또 시작하겠다~!

응용 튜닝 1단계 : 수냉을 위해 자작 물통을 만들어보자

 1부의 서두부분에서 말했듯이 이번 튜닝은 2가지의 목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 첫 번째가 'PC-60과 같은 일반적인 크기의 케이스 내부에 수냉 시스템을 구축한다.'이므로, 이번에는 수냉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써 수냉 계획 및 자작 물통의 제작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다.
 수냉의 설치는, 아래에 링크가 되어있는 곳들에서 대표적인 수냉 풀세트를 판매하고 있으므로 (최근의 제품들로 봐서는 수냉은 대한민국이 세계최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뿌듯하다...), 자작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구입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며 설치 방법을 충분히 숙지하여 실행한다면 자신의 컴퓨터에 수냉 시스템을 적용하는 데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케이스의 크기가 충분하거나, 별도의 추가적인 개조가 없다면 일반적인 미들타워 크기의 케이스에 수냉 풀세트를 집어넣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수냉관련 세트 제조사 Link >> Maxclock home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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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120mm 크기의 라디에이터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미들타워 크기의 케이스의 경우, 라디에이터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에 있어서 상당한 제약을 받게된다.
 다음 사진에서는 빅타워형 서버케이스 (여기서는 리안리의 PC-70 케이스)와 비교할 때 미들타워형인 PC-60 케이스에 있어서 라디에이터 설치 공간이 얼마나 제약을 받는지를 알 수 있다.

▲ 라디에이터 설치가 가능한 위치 (붉은색 원안)

 사진에서도 나타나듯이 자작물통을 사용하면서 케이스 내 수냉의 완전 설치를 목적으로 할 경우에는, PC-60 케이스의 경우 케이스 윗부분에 구멍을 뚫고서 설치하는 A의 위치와, 하드디스크용 히든 베이를 떼어내고 전면팬 부분에 설치하는 B의 위치 이외에는 적절한 위치를 찾기 어렵다.
 A의 위치에 라디에이터를 설치할 경우, B의 위치에는 물통과 펌프가 설치되므로 상대적으로 사후관리가 용이한 설치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A 위치의 라디에이터에서는 냉각을 위해 케이스 내부에서 순환되는 공기를 흡입하여 사용하게 되므로 수냉의 효율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위치하고 할 수 있다.
 반대로 B의 위치에 라디에이터를 설치할 경우에는, A의 위치에 물통과 펌프가 자리잡게 된다. 이 경우는 흡입팬을 통해 외부에서 직접 유입되는 공기를 사용하여 냉각이 이루어지므로 냉각 효율은 보다 좋아지겠지만 물통과 펌프가 윗부분에 위치하므로 관리에 있어서 다소의 번거로움이 따르게 된다. 또한 만일에 발생할 수도 있는 물통의 누수사태시 피해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위험 부담도 따르게 된다.
 필자 역시도 개인적으로는 B의 위치에 물통이 놓이는 것이 좋다고는 생각이 드나, 그래도 냉각효율의 향상 및 공간활용의 극대화를 위해서 누수의 위험성을 완전히 차단한다는 가정하에 A의 위치에 물통을 설치하기로 결심하였다.

 A의 위치에 물통과 펌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물통의 앞뒤에 각각 놓이게 될 5.25 인치 베이용 장치들과 파워서플라이를 고려하여 크기에 있어서도 상당 수준의 제약을 받게된다. 튜닝의 진정한 재미(?)는 이러한 제약에 도전하여 이를 극복해내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간적 제약을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물통의 크기를 나름대로 극대화 시키고 더불어 다른 PC와는 구별되는 차별화된 모습을 적용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이제부터는 1부에서 소개했던 케이스 옆면 커팅와 마찬가지의 과정으로 물통의 위치를 구상하고, 케이스 상판에 구멍을 내며, 아크릴 판을 이용하여 물통을 제작하면 된다. 말로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이지만, 케이스 옆면 가공과는 달리 치수의 제약이 크게 작용하며, 잘못 제작시 누수로 이어지는 사태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함을 요하는 과정이다.
 먼저 옆면 커팅때와 마찬가지로 치수를 계산하고 커팅할 부분을 케이스에 스케치해주어야 한다.

▲ 치수를 정확히 고려해서 스케치를...

 치수 측정을 통해 얻은 최대의 물통 크기는 150*150*85mm이다. 따라서 윗부분은 이보다 조금씩 작은 크기로 뚫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위의 사진과 같이 절삭면을 도안하였다. 그림에서 케이스 바깥쪽으로 표시된 선과 점들은 차후에 설명할 LED 조명 설치와 관련된 부분이므로, 여기서는 설명하지 않겠다.
 도안이 끝났으면 마찬가지로 절삭을 해주어야 한다. 절삭과정은 케이스 커팅 과정과 동일하므로 절삭된 이후의 사진만으로 대체하도록 하겠다.

 위의 사진에서와 같이, 이전의 케이스 커팅에서의 경험을 바탕삼아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조명 설치와 관련되어 뚫은 양옆의 12개의 구멍 때문에 도리어 커팅상태에 안정감이 있어 보인다.
 본격적으로 아크릴 물통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한가지 보완을 해주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위의 사진에서와 같은 위치에 물통을 설치하고 내부에 펌프와 물을 넣을 경우 대략 1.5~2.0 Kg에 달하는 물통의 무게를 케이스가 지탱해 주어야 한다. 아크릴 물통을 아무리 내부 섀시의 양옆면에 꼭 맞도록 설계를 해서 아랫부분으로의 하중집중을 분산시키고, 접착을 이용하여 고정하더라도 물통 위치의 안정성에 있어 다소의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래서 추가적으로 물통 받침대를 만들어 주기로 결심하였다.
 물론 물통자체를 나사 고정 방식으로 고정하면 해결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아크릴 물통의 구조가 복잡화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서 차선 방책으로의 받침대 제작을 선택하였다.
재료는 케이스의 옆판을 뚫고 남은 알루미늄 판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얼마나 비싼 케이스인가...다시 쓸 수 있는 부분은 철저히 재활용하자~) 물통의 폭에 맞추어 절단을 한 후에 펜치를 이용하여 판을 휘어서 다음과 같은 물통 받침대를 만들었다.

▲ 절단된 알루미늄 판을 이용하여 만든 물통 받침

 제작된 물통 받침은 케이스 내부 옆면 패널의 물통이 위치하게 될 중심 위치에 맞추어 리벳을 이용하여 고정하였다. 리벳을 이용하여 고정하였기 때문에 떨어지거나 뒤틀릴 걱정은 없다고 할 수 있다.

▲ 리벳을 이용하여 받침을 고정하였다.

 물통받침이 완성되었으므로 이제는 물통을 만들 차례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만들고자 하는 물통의 크기는 외부 치수를 기준으로 할 때 150*150*85mm이다. 아무래도 물을 담아야 할 공간이고, 상당한 무게의 물과 펌프가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에 제작은 다소 두꺼운 7mm 두께의 아크릴판을 이용하였다.
 구상한 치수대로 판에 스케치를 해서 직육면체의 6면을 잘라내었다. 케이스 커팅을 할 때 옆판을 잘라내는 것과 과정은 동일하지만 이번에는 두께가 7mm로 상당히 두꺼워, 아크릴칼이 아닌 직소를 이용하여 커팅을 하였다. 커팅을 한 후에는 치수를 확인한 뒤에 각 절삭면을 가능한한 최대한 평평하게 가공을 해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상자 형태로 접착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각 면이 평평하게 맞물리지 않으면 제대로 접착이 되지 않을뿐더러 물이 줄줄 새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면을 줄과 사포를 사용하여 평평하게 가공한 후에 살짝 가조립을 해보고 아크릴 접착제를 이용하여 접착을 하였다.

▲ 도안대로 절단 후 살짝 가조립을 해보고 (좌) 아크릴 접착제를 이용해 접착한다.(우)

 위 사진의 좌측에서 플라스틱 주사기 안에 들어있는 액체가 아크릴 접착제이다. 아크릴 접착제는 아크릴표면을 살짝 녹여서 서로 들러붙게 하여 접착하는 것으로 제대로 접착만 된다면 추가적인 보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상당히 강한 접착력을 갖는다. 가조립을 해준 상태에서 접착하고자 하는 틈에 접착제를 흘려주면 접착면에 스며들면서 접착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접착제가 접착 부위 이외의 지점으로 번지거나 튀었다고 해서 성급하게 닦아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닦아냈다가는 녹은 아크릴이 번지면서 표면을 지저분하게 만들게 된다. 그런 경우에는 그냥 방치해두면 거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마른다.

 물통에 있어서 한 면은 입수구와 출수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게 없다면 그야말로 소풍용 물통과 다를바가 없다. 입수구와 출수구는 양면에 원터치 휘팅이 달려 있고 가운데 패널을 고정시킬 수 있는 휘팅제품을 사용하였다. (정확한 이름을 몰라서, 표현하기가 힘들다...) 휘팅을 끼우기 위해서 먼저 직경 20mm의 구멍을 홀소를 이용하여 뚫은 후에 휘팅의 한면과 물통의 면을 순간접착제로 접착한 후 한쪽에 위치한 조임나사를 조여서 고정시키는 방법을 이용하였다.

▲ 입,출수구 설치를 위해 구멍을 뚫고 (좌), 휘팅을 부착한 모습 (우)

 이렇게 한 후에 물통의 아래면과 옆의 네면을 접착하였다. 접착한 후에도 누수 방지를 위하여 내부의 접착부위에 실리콘을 바른 후에 굳혀서 누수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지만 이후에 바로 윗면을 접착해 버린다면(!) 펌프를 넣을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윗면을 접착하기 이전에 물통 내부에 펌프를 설치해 주어야 한다. 펌프로는 출력대비 토출량이 크고 발열이 작다고 알려진 다프네의 7W 펌프 (수냉에 있어 펌프의 선택법에 대해서는 이후의 수냉 부분에서 추가적으로 소개하겠다.)를 사용하였다. 펌프의 윗부분으로 물이 배출되므로 물통의 출수구 위치에 맞추어 실리콘 튜브를 잘라서 연결함으로써 펌프를 한쪽 벽면에 고정시켰다.

▲ 물통에 펌프를 설치한 모습 (좌)과 누수 테스트를 하는 모습 (우)

 펌프의 설치가 끝났다고 해서 바로 물통의 윗면을 접착해도 안된다. 물통이 물통으로써의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먼저 충분한 테스트를 해주어야 한다. 테스트를 위해 입수구와 출수구를 튜브로 간단하게 연결하여 물이 순환할 수 있도록 해 준 후에, 물을 붓고 펌프를 가동하여 2~3시간 이상 가동을 해 보아 접착부분이나 이음매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지를 확실하게 확인해 주어야 한다.
 접착이 잘 되었는지 몇시간을 돌렸지만 주위에 물 한방울도 맺히지 않아 완벽한 접착과 방수 상태를 보여주었다. ^^

 물통의 가동상태까지 확인하였으므로 이제는 윗면을 부착하여 물통을 완성하는 일만 남았다. 그렇지만 또 한가지의 산을 넘어야 한다. 물을 투입하거나 뺄 수 있는 물통의 뚜껑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구멍을 낸 후 고무 마개를 사용할까도 했으나 너무 낙후되어 보이는 방법이었으며, 아크릴을 이용하여 나사식으로 만들까도 했으나 나사 타입의 뚜껑을 자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생각하게 된 것이 재활용이었다. 필자에게는 예전에 수냉풀세트를 구입하면서 사용하다가 파손이 되어 따로 보관을 하고 있던 소형 아크릴 물통이 있었다. 그 아크릴 물통의 뚜껑은 나사타입에 누수방지용 고무 O-링까지 끼워져 있어서 그것을 그대로 활용해 보기로 하였다.

▲ 기존의 못쓰는 물통에서 뚜껑과 나사선을 분리한 모습(좌)
나사선을 윗면에 박아넣어 뚜껑을 완성한 모습 (우)

 먼저 기존의 폐물통의 덮개 부분을 절단한 후 거기에서 나사선이 있는 부분만 동그랗게 도려내었다. 그다음 도려낸 나사선의 높이만큰 물통의 윗판을 파낸 후에 나사선을 끼워넣고 아크릴 접착제를 사용하여 접착하였다. 결과는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나사선을 직접파서 가공하는 것보다도 고급스러워보일 뿐만 아니라, 예쁜 뚜껑까지 비교적 손쉬운 노력으로 더불어 얻을 수 있었다.
 이제 윗면이 완성되었으므로 이를 아래부분과 접착하여 물통을 완성하였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물통을 케이스의 물통 위치에 끼워서 장착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다행스럽게도 원하는 위치에 다소 빡빡하게 고정되는 상태로 잘 설치가 되었다. 다음은 가조립하여 물통을 설치해본 사진이다.

▲ 물통을 완성하여 설치한 모습 : 아래면 촬영 (좌) 및 위쪽에서 촬영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