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IZO FlexScan L671 - 1. DVI?

DVI에 대해서는 차후에 강좌에서 더 자세히 다룰 것이며, 여기서는 간단히 왜 DVI가 필요한가라는 것과 DVI가 가지는 장점 및 특징 등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볼 것입니다.

Digital? Analog?

디지털과 아나로그 시그널의 기본적인 특성을 생각해보자. 일반적인 특성은 이미 많은 독자들이 알고 있을터이니 모니터/비디오와 관련된 부분만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선, 아나로그 시그널은 디지털에 비해서 신호의 자유도가 높다. 대다수의 CRT 모니터가 '표시색상 무한대'라고 표기하고 있는 것은 입력신호를 아나로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데이터의 소스가 뿌려주는 모든 범위의 색을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받아들인 신호를 표시할 수 있는가 없는가는 CRT 자체의 문제이겠지만. 그러나 그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노이즈에 대단히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진다. 아래의 일러스트를 보자.

아나로그 데이터에 노이즈가 개입되었을 경우

데이터에 노이즈가 개입되었을 경우 이 노이즈가 결과치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그래서 결국 노이즈의 개입에 의해서 최종적으로는 '훼손된 데이터'가 나오게 된다. 한편, 디지털 시그널의 경우는 좀 다르다.

디지털 데이터에 노이즈가 개입되었을 경우

디지털 데이터는 원래부터 0과 1이라는 값을 가진다. 그래서 어느정도의 허용치 안에 있는 것은 모두 그 두가지 데이터 중의 하나로 수렴한다. 예를 들어서 5V를 1의 신호로, 0V를 0의 신호로 인식하는 회로에서, 약 0.5V 정도의 노이즈가 개입된다 하더라도 이는 신호값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허용치를 초과하지 않는 노이즈에 대해서는 저항성을 가지며, 데이터는 원래대로 보존될 수 있다.

이것은 모니터와 관련되어서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진다. 대다수의 CRT 모니터가 아나로그 시그널을 사용하며, 이 때 사용되는 신호는 5개 이상이다.(R, G, B, 수직동기, 수평동기) 더군다나 이들은 대단히 높은 주파수로 동작한다. 이는 곧 노이즈의 개입이 대단히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니터 신호선에 노이즈가 개입되면, 이것은 색상의 번짐이나 컨트라스트의 저하 등의 부작용을 낳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 많은 방법이 사용되곤 하는데, 케이블 중간에 필터를 설치한다거나 BNC 케이블을 사용하고, 또한 BNC 케이블을 사용하면서 각각의 케이블을 쉴딩(shielding)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방법이 노이즈에 대해서 완전한 면역성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DVI(Digital Video Interface)

그래서 도입된 것이 DVI(Digital VIdeo Interface)라는 것이다. DVI는 흔히 D2D라고도 불리는데, 이것은 아나로그로의 전환과정 없이 바로 디지털 데이터가 전송되기 때문이다. LCD 모니터 등의 초박형 모니터들은 표시 방법으로써 개개의 화소들이 하나의 발광체를 이루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서 각각의 화소에 모두 개별적인 트랜지스터가 붙어 있으며, 이들 트랜지스터가 그 화소에 허용되는 전류값을 '디지털' 신호를 통해서 제어하게 된다. 즉, 모든 화소는 각각의 디지털 신호에 의해서 그 표시값이 정해진다. 기존의 CRT 방식 모니터들이 아나로그 방식 정보를 받아서 이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한편, 비디오카드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비디오카드의 칩셋에서 처리하는 것은 디지털 데이터이다. 그러나 대개의 CRT 모니터가 RGB 신호만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들 신호는 모두 아나로그 시그널로 변환된다. 여기에 바로 RAMDAC이 작용한다. RAMDAC은 그 이름(RAM Digital Analog Converter) 그대로 비디오 칩셋에서 만들어진 디지털 시그널을 아나로그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램댁의 성능에 따라서 신호의 왜곡이 적게, 혹은 많이 발생한다. 램댁의 성능이 낮다면 색상 및 선명도에서 그다지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며, 반대로 램댁의 성능이 뛰어나다면, 그 비디오카드는 대단히 선명한 픽셀과 아름다운 색상을 보여줄 것이다. 과거 Number9사의 그래픽카드 제품군과 매트록스사의 밀레니엄 I, II가 지금도 전혀 뒤떨어짐이 없는 뛰어난 선명도와 색상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당시에 최고로 평가되던 IBM사의 램댁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TFT LCD 모니터들은 디지털 방식의 신호를 받아서 바로 표시할 수 있다. 물론 아나로그방식의 데이터를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이를 표현해내기 위해서 내부에 아나로그 방식의 신호를 다시 디지털로 변경해 주는 회로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디지털 신호를 아나로그로, 이 신호를 다시 디지털로 변경해 주는, 일종의 낭비가 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디지털 시그널을 그대로 디지털 시그널로 전달하는 D2D(Digital to Ditigital) 방식의 DVI이다.

아래 일러스트는 DVI가 어떻게 동작하는가를 간단히 보여주고 있다.

DVI와 DSUB의 데이터 전송방식 차이

위 일러스트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DVI를 통한 데이터 전송은 아나로그-디지털 간의 변환과정이 전혀 없이 디지털로만 전송된다. 따라서 신호의 왜곡이 일어나지 않으며, 각 픽셀의 위치를 명확히 규정한 데이터가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화면조정의 필요성이 사라진다. 당연히, 색상정보 역시 그대로 전달되므로, 그래픽 칩셋에서 표현하고자 한 색상이 그대로(물론 TFT LCD의 표현능력 한도 안에서) 표현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와 더불어, D-SUB와는 달리 전체적인 회로구조도 단순해지므로 제조원가가 절감된다는 잇점도 있다. 물론 아직은 아나로그 회로를 같이 포함하고 있으므로 원가가 더 상승되는 요인이겠지만, DVI가 완전히 정착되는 시점에 이르르면 굳이 아나로그 회로를 포함하지 않아도 되므로 칩셋부터 시작해서 전체적인 컴포넌트의 소형화 및 저가격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DVI의 형태

DVI 단자와 D-SUB 단자는 그 형태부터 다르다. 아래 사진을 보자.

DVI 단자는 전체 29핀이며, 이 중에서 10개의 핀은 아나로그 시그널을 위해서 사용된다. 그래서 컨버터에는 총 29개의 핀이 있지만, 디지털 시그널만을 전달하게 되는 DVI케이블에는 가운데 부분의 6개 핀과 오른쪽의 4개 핀이 제거된 19개의 핀만이 존재한다. 한편,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D-SUB 케이블은 15개의 핀(가끔 하나가 빠져서 14개)이 사용되며, 이들은 모두 RGB 아나로그 시그널 및 동기신호, DDC 시그널 등을 전달하는 데에 사용된다.

몇몇 제품에는 DVI 단자만이 있으며, 그래서 D-SUB 케이블도 사용할 수 있도록 위와 같은 컨버터를 번들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