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LSA GeForce3 Gladiac 920-결론

마치며

국내에서 GeForce3의 화면을 접해본 최초의 테크라이터로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듯한 느낌이 드는 본인으로서는 GeForce3의 놀라운 성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처음 테스트 예상 방향과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GeForce3는 충분한 성능을 제공했고 또한 가능성을 제시하였다고 말하고 싶다. 언제나 새로운 제품의 리뷰에는 그 제품의 리뷰보다는 칩셋의 리뷰가 되어버리는 것 같은데 이번 리뷰 역시 ELSA의 GeForce3 리뷰라기 보다는 NV20, GeForce3 칩의 리뷰가 된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동일한 비교대상이 없는 제품이니만큼 리뷰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NVIDIA가 오랜 시간 끌어오며 출시한 GeForce3는 사실 미완의 대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재로서의 성능도 기존의 최고라는 GeForce2 ULTRA를 제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그리 많은 차이를 두지 못했다. NVIDIA의 광고처럼 GeForce2 ULTRA의 3배 성능을 보여주는 결과치는 나오지 못했으나 우리는 현재 그 성능을 모두 보았다고 감히 말할 수 없다. 아직까지 GeForce3는 가능성의 얼마만큼을 보여주었는지, 얼만큼이 남았는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GeForce3는 앞으로 게임에서의 프로그래밍에 대한 자유도를 부여하는 길을 터놓았다. GeForce3가 최고의 칩셋이 될지 아니면 가능성만을 가진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 혁신적인 카드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제품의 성능을 떠나 많은 사용자들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제품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펜티엄4가 그랬듯이 이 제품이 처음 NVIDIA가 의도했던 그 제품이냐 라는 것이다. 펜티엄4가 애슬론에 쫓겨 0.13미크론 공정으로의 이행없이 제품을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으로 출시했다가 호된 질책을 들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NVIDIA의 NV20이 처음 의도했던 제품인지, 또 터무니없는 시장 가격은 어떻게 현실적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어쩌면 펜티엄4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국내에 처음 선을 보인 ELSA의 GeForce3가 어떠한 가격으로 시장에 모습을 보이게 될지는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해외 시장에서도 500불이나 하는 가격은 최근 환율인상을 감안한다면 단순 환율만 곱해도 65만원 이상 가능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에게는 그림의 떡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언제나 고급 그래픽 카드 밴더만이 시장에 물건을 출시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모습을 보인 것은 ELSA의 제품 뿐이긴 하지만 조만간 여러 그래픽 제조사에서 제품을 출시해 경쟁관계에 들어간다면 조만간 GeForce2 GTS가 출시되었을 때처럼 큰 폭의 가격 하락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GeForce3 제품들도 테크노아에 많은 수량 입수가 되겠지만 그 때마다 성능 벤치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GeForce3의 드라이버는 안정화가 될 것이며 그에 따른 성능 향상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GeForce3에 최적화된 게임이 하루 빨리 우리 앞에 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