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Canopus MD-Port

  
윤필영 / claris@technoa.co.kr

  
It's a Canopus!

  일본에 위치하고 있는 Canopus라는 회사. 이 회사에서는 대부분의 하드웨어 매니아들이 열광하는 Spectra라는 이름의 비디오 카드를 만드는 회사다. 얼마나 유명한지 "Canopus"라고 말하면 즉각 "Spectra"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이정도의 반응이 왜 나올까?

  Canopus라는 회사가 혼자서 그래픽 프로세서를 만들어 낸다던지 하는 '용빼는' 재주를 가진 회사는 아니다. 최근 대부분의 그래픽 카드 제조사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nVidia사에서 만들어내는 그래픽 프로세서를 가지고 비디오 카드를 만드는 회사다. 그렇다면, 다른 회사들이 만드는 카드와 별반 다른 점이 없을텐데, 왜 하드웨어 메니아들은 열광을 할까? 그건 바로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이 깃든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든 타 회사의 제품과 차별화되게, 그리고 좀 더 좋게 만들겠다는 일념하여 제품을 설계, 생산하기 때문에 메니아 계층에서 열광을 하는 것이다. 그 예가 Spectra인 것이다. Spectra 시리즈는 타 회사에서 제조된 비디오 카드와는 다른 설계와 기능으로 차별화에 성공하여 같은 그래픽 프로세서를 채용한 타 회사의 카드에 비해 높은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다. 필자가 제목으로 쓴 It's a Canopus라는 말은, SONY가 사용했던 It's a Sony를 틀어서 쓴 말이다. 이러한 말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은 제품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 온 것이다.

  이러한 Canopus에서 제작한 제품 가운데 하나를 필자가 리뷰하게 되었다. 자, 그러면 그래픽 카드를 필자가 리뷰할 것인가? 아니다. 만약 리뷰를 할 제품이 그래픽 카드였다면 필자가 할 까닭이 없다. 그렇다면 어떤 제품이기에 필자가 리뷰를 하게 되었을까? 바로 사운드 관련 제품이다. PC의 사운드를 MD같은 디지털 음향 기기에 전송할 때 사용하는 장비가 바로 이번에 리뷰를 할 MD-Port다.

  실제, 필자도 이 제품을 리뷰할 수 있을지는 제품을 받기 이전에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제품이 출시된 이후, 구해보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했지만 모두 허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이 제품을 입수하게 된 것이다. 리뷰용 제품을 대여해준 서프라이스 관계자분께 감사 인사부터 드리며 리뷰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MD-Port의 모습 (사진제공 : Canopus)

              【Canopus MD-Port 의 주요 사양】

SPDIF??? TOSLINK???

  양 규격에 대해 약간의 혼란이 있다. 필자도 예전에는 두 규격이 완전히 동일한 규격인 것으로 착각을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는 약간 다른 규격이다. 그래서 이 두 규격에 대해 정리를 해 보고자 한다. (실제로는 거의 차이를 두지 않고 비슷한 의미로 사용한다.)

  먼저, SPDIF는 Sony and Philips Digital Interconnect 의 약자로, 디지털 음성 신호를 손실없이 전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격이다. CD 플레이어 등에서 사용을 하였으며, 지금은 일반적인 디지털 사운드 전송의 기본적인 규격이 되고 있는 전송 방식이다. 데이터의 전송에 관련된 일종의 프로토콜 같은 성격을 띄고 있는 규격이다. CD-ROM 드라이브 뒷면에 있는 2핀 디지털 아웃 단자도 SPDIF 규격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현재 오디오 시장에서는 2가지 전송 방식이 SPDIF 신호의 전송에 많이 사용된다. 먼저 하나는 75ohm 동축(coaxial) 케이블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동축 케이블의 경우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취급이 힘든 문제가 있다. 나머지 한가지 방식은 옵티컬 케이블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설명으로 하려고 하는 TOSLINK 규격이라고 한다.

  TOSLINK는 파이버(유리섬유) 케이블을 통해 디지털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규격이다. 일본 TOSHIBA에서 규격을 만들어서 TOSLINK라는 규격 이름이 붙어있다. SPDIF 규격은 데이터를 실제로 어떤 매체를 통해 전송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매체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TCP/IP 규격과 비슷하다) 그 가운데 일반 사용자 시장(Consumer Market)에서 가장 신뢰성 있고, 가장 간편하게 SPDIF 신호를 전송할 수 있는 규격이 TOSLINK 규격이다. TOSLINK는 광케이블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일반 구리선을 통한 데이터 전송에 비해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다. 구리선을 통한 데이터 전송은 노이즈와 신호 감쇠등에 의해 100% 신뢰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지만, 광 케이블을 통하면 매우 열악한 상황이 아니라면 100% 신뢰할 수 있는 전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디지털 신호로 오디오 신호를 전송하는 이유가 '왜곡없는 소리의 전송'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SPDIF 신호의 전송 방식 가운데 가장 신뢰할 만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네모나고 묵직한 외형

  MD-Port와의 첫 대면은 블랙박스와의 첫 대면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검은색 육면체 상자가 MD-Port다. 윗면에 흰색의 MD-Port라는 제품명이 없었다면 블랙박스를 잘못 가지고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생김새다. 이러한 외형은 대부분의 USB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주변장비들의 경박함과는 거리가 있으며, 이 제품이 경박하고 쉽게 사서 쓸 수 있으며 그저 그런 성능을 보여주는 제품은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제품의 무게는 상당히 묵직한 편이다. 제품 안에 돌덩이라도 들어 있는 것 같이 묵직한 느낌이 든다. 휴대용으로 달랑달랑 들고 다니기에는 조금 괴로운 무게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너무 무거워서 무게를 측정해보았다. 무게는 200g. "들고 다니려면 어깨 꽤 괴롭겠다."라는 말이 필자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구조는 단순하다. 뒷부분에는 USB 인터페이스 케이블이 연결될 수 있는 단자가 위치하고 있으며, 앞쪽에는 원형 TOSLINK 단자 두 개가 위치하고 있다. 윗부분에는 Canopus의 로고와 MD-Port라는 제품명이 있어서 '블랙박스'가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MD-Port 부분은 동작시 연녹색 백라이트가 들어와서 동작중임을 알려준다. 원형 TOSLINK 단자 두 개는 모두 아날로그 단자의 역할도 겸할 수 있는 단자가 설치되어 있다. 출력 단자는 아날로그 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TOSLINK로 연결되는 디지털 음향기기 이외에 이어폰이나 헤드폰 같은 리스닝 장비로 간단히 '어떤 소리가 출력될 것인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입력 단자는 단자 자체는 아날로그 입력을 지원하지만, 실제로는 아날로그 입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날로그 입력은 단자만이 지원하며, 실제 회로는 디지털 입력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