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점유율

  필자가 아무리 엉뚱한 생각을 잘 한다고 하지만, "MD-Port를 사용하여 게임을 즐긴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 정상은 아닌 것 같다. MD-Port는 게임등을 즐기라고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MD-Port는 게임 보다는 간이 스튜디오를 꾸미기 위한 장비로 생각하는 편이 적절할 것 같다.

  서두부터 이상한 소리를 꺼낸 이유는 CPU 점유율에 대해 말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CPU 점유율이 높다는 소리는 사운드 디바이스에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CPU가 그만큼 많은 연산을 요구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만약, CPU 점유율이 너무 높아지면 데이터 전송 이외의 작업에 CPU의 연산 능력을 할애하지 못하는 문제가 일어나고, 그에 의해 시스템의 처리 속도가 사운드 카드에 의해 전반적으로 느려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특히, 최근의 멀티미디어 컨텐츠 파일들이 압축 효율이 매우 높은 코덱을 사용하여 압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압축을 풀기 위해서는 빠른 CPU 연산 속도가 필요하게 된다. 만약 사운드 카드의 CPU 점유율이 높다면 이러한 압축을 제시간에 풀지 못해 음이 튄다던가 동영상이 끊기거나 박자가 맞지 않는 등의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MD-Port의 경우 제품 성격이 단순히 MP3 파일을 재생하는 것 보다는 디지털 신호를 전송받아서 PC로 전송하고, 음성 파일을 디지털로 전송하는 등 좀 로드가 심한 작업을 많이 하게 된다는 점에서 CPU 점유율은 그만큼 더 중요할 수 있다. (외부의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전송받아 실시간으로 MP3 파일로 압축한다고 한다면 CPU는 꽤 부담을 느낄 것이다.)

  사운드 카드의 CPU 사용율을 알아보기 위한 Audio WinBench 99를 통해 CPU 점유율을 측정하였다. MD-Port의 특성상 16bit 44.1KHz 사양에서 DirectSound 테스트만 진행하였다. 기타 사양 및 DirectSound3D 테스트는 MD-Port라는 제품이 다룰 만한 사운드 모드가 아니기 때문에 테스트에서 제외하였다. (디지털 사운드 전송에서는 대부분 16bit 44.1KHz 또는 그 이상의 사양으로 전송한다.)

테스트 시스템 :
     Intel Celeron 433MHz + 440BX Mainboard
     128MB PC-100 SDRAM
     Savage 3D (8MB)
     Maxtor DiamondMax Plus 30GB (53073U6)
     ARTEC 8X CD-RW Drive, Aopen 48X CD-ROM Drive

  CPU 점유율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CPU에 부하가 많이 걸린 상태에서 많은 수의 트랙을 동시에 출력하면 음이 끊기거나 일부 음이 출력되지 않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필자가 집에서 사용하는 MMX급 시스템에서는 MP3 출력중 멀티테스킹으로 몇가지 작업을 하자 소리가 중간중간 끊기는 일이 발생하였다. 입력 또는 출력중에는 되도록 CPU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작업량을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잡음

  잡음없는 소리의 전송을 위해 MD-Port 같은 장비를 구입하는 만큼 잡음은 절대 있어서는 안될 문제다. MD-Port는 완전 디지털 전송이기 때문에 잡음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 만약 소스 자체에 잡음이 끼어들어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잡음 문제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MD-Port 내부에 있는 DA(Digital-Analog) 컨버터도 상당히 좋은 편으로, 별다른 문제 없이 아날로그 출력이 가능하다. 잡음에서 남은 요소라면, 원본 소스의 품질과 TOSLINK 입출력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음향기기들의 프로세싱 능력이다.

노트북, PCI 슬롯이 부족한 시스템에 최적

  MD-Port는 PC와 USB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연결된다. 즉, 별도의 PCI 슬롯을 차지하지 않고 동작한다는 장점이 있다. 노트북은 별도의 PCI 버스 방식의 Add-on 카드를 사용할 수 없으며, 그 때문에 사운드 카드 기능에 TOSLINK를 입출력 단자가 없다면, 대부분의 경우 디지털 사운드 입출력은 불가능한 문제가 있다. (일부 PC-Card 방식 사운드 카드 가운데 TOSLINK 입출력 단자를 갖추어서 디지털 사운드 입출력을 지원하는 제품이 있으나, 가격이 높고 PC-Card 슬롯 하나를 차지하는 문제가 있다.) 특히 PC-Card 슬롯을 다 사용하여 다른 PC-Card를 사용하지 못하는 노트북이라면 더욱 더 그 진가가 발휘된다.

  데스크탑 가운데에서도 PCI 슬롯의 여분이 없는 PC라면 사용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특히, Mainboard에 사운드 카드가 통합된 MicroATX 방식의 Mainboard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MD-Port를 사용하면 간단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가격대가 높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TOSLINK 출력만을 해주는 간단한 USB 인터페이스의 대만산 사운드 카드가 약 5만원 내외의 가격에 판매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필자가 입수할 때 들어간 약 20여만원의 비용은 부담가는 가격이다. 물론, 일본에서 제조된 점과 TOSLINK 입력 단자가 있다는 점, 외형이 준수하고 번들 소프트웨어의 활용도가 높다는 점은 인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20만원이 넘는 가격은 아무래도 덥석 구입하기에는 높은 가격이다.

  간단히 '자랑용' 또는 '취미용'으로 구입을 생각하는 것 보다는 좀 더 전문적인 사용을 염두해 두는 편이 낳은 제품이다. 또, 그만큼의 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에 간단한 작업에 사용되기는 왠지 아까운 제품이다. 묵직한 무게만큼 묵직한 성능을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해야 할까? PC와 디지털 음향기기를 좀 더 강력하게 묶고 싶은 사용자라면 한번 구입을 고려해도 좋을 만한 제품이다. 특히 PC가 노트북같이 일반적인 Add-on 카드로 확장이 어려운 PC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