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Flatron LCD 577LH - 마치면서

뛰어난 화질을 가지는 피봇타입의 LCD 모니터

화질 면에서는 그다지 나무랄 데가 없다. 가시각이 좁기야 하지만 어차피 15인치급 모니터에서 그정도면 사용상의 불편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USB 포트를 갖추어서 편의성을 제고하고 있다는 점도 높이 쳐줄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디자인이다. 일단 가로로 되어 있는 모습만 보면 디자인 역시 별다섯개 만점을 줄 수 있는 수준일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이 피봇타입이라는, 새로운 편의성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이 개입되면서 큰 감점요인이 드러난다. 이들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바 있다. 디자이너들이 수직장착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로 이 제품과 같은 패널의 형태가 디자인되었을 리가 없다. 그들이 실제로 사용해보지 않더라도 최소한 제품컨셉 개발과정에서 모델을 만들고 그려보기는 했을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는 전적으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간의 상호 피드백이 부족한 것에서 연유된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욱 아쉬움을 주는 것은, 이러한 상호 피드백 부족으로 인해서 실패한 디자인을 만든 전력을 LG가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최초의 평면모니터, 플래트론 78FT 모델에서다. 한번 실수야 그렇다 치고 두번째의 실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아쉽기 그지없는 부분이다. 다음 제품군에서는 이러한 실수를 줄일 수 있을까라는 기대를 해보지만....

어찌되었던, 이 제품은 사용자에게 최대한의 편의성을 보장하고자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15인치급 LCD 모니터에서 사용자가 취할 수 있는 최대의 화질과 편의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그다지 퇴색되지 않는다. 다만 수직으로 놓았을 경우 조금 보기에 껄끄러울 뿐이다. 뛰어난 화질과 높은 편의성은 모든 사용자에게, 특히 수직으로 놓여서 3:4의 화면비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문서작업을 위주로 하는 사용자에게는 이 제품이 가지는 디자인 면에서의 약간의 단점을 극복하고 제품구매력을 제고(提高)할 수 있는 충분한 요인이 되어주고 있다.

Flatron이라는 브랜드로 LCD 시장에서의 제왕 삼성을 격렬하게 쫓아가고 있는 LG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었지만, 그 추격의 강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앞서 지적한 부분의 해결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