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werNow!

  AMD PowerNow! 테크놀러지는, 이전에는 코드네임인 '제미니(Gemini)'로 알려져 있던 것이다. PowerNow! 테크놀러지의 기본적인 컨셉은, CPU가 수행하는 태스크의 성격에 따라서 CPU의 소비전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데 있다.

  모바일 CPU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러한 컨셉은 인텔의 스피드스텝(Speedstep) 테크놀러지와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 양자는 사실 공통점이 상당히 많지만, 인텔 스피드스텝의 경우에는 노트북의 전력공급이 배터리인지 어댑터인지에 따라서 CPU 클럭만 바뀌는 수준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테면, 모바일 펜티엄 III 650MHz 모델은 대응 노트북이 어댑터로 구동되고 있을 경우에는 650MHz로 작동하지만, 배터리로 절환되면 저전압모드로 다운되면서 500MHz 클럭으로 낮춰진다. 이러한 모드 전환도 소프트웨어적인 것이 아닌, 외부전력원의 존재여부에 따른다는 다소 기계적인 것이다. PowerNow!는 이러한 점에서 스피드스텝과 다르다.

  PowerNow!가 깔고 들어가는 전제는 대단히 단순한 것으로서 그 또한 매우 상식적이다. 워드프로세서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데 CPU에 들어가는 소비전력과, DVD 재생용의 소비전력이 같아야 하느냐 하면 그럴 리가 없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 이렇게 소비전력이 다르다면, 경우에 따라서 소비전력을 다르게 해주면 되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PowerNow!의 컨셉인 것이다.

  CPU를 항시 최고클럭으로 구동하는 대신, PowerNow!에서는 CPU가 구동중인 태스크의 필요에 따라서 동적으로 클럭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는 경우에는 프로세서가 즉각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CPU 클럭은 어플리케이션의 로딩을 최단시간내에 수행해야 하는 고로 가능한한 높은 수준으로 높여진다. 그러나, 일단 어플리케이션이 실행되고 나서는, 시스템은 사용자의 입력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며, 이것은 CPU가 굳이 최고클럭으로 씽씽 돌아가면서 마냥 사용자의 입력만 기다리고 앉아있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 경우 PowerNow!에서는 CPU로 하여금 클럭을 떨어뜨리도록 지시한다. 사용자가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하게 되면, CPU 클럭은 어플리케이션의 필요에 따라서 또는 해당 태스크의 부하에 따라서 조절된다.

  상식적으로, 낮은 클럭스피드의 프로세서는 높은 클럭스피드의 프로세서와 동일수준의 구동전압을 요구하지 않는다. 클럭은 구동전압에 어느정도의 비례관계가 있기 때문이며, PowerNow!는 구동전압을 컨트롤하는 셈이다.

■ 작동원리

  PowerNow! 테크놀러지의 구현을 위해서 시스템상에서 필요한 것은 노트북 제조업체에서 공장출하시 프리로딩하는 PowerNow! 드라이버가 전부이다. AMD에서는 아직 이 드라이버를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대응 시스템을 리포맷하는 경우에는 해등 노트북 제조업체로부터 이를 입수해야 한다.

  사실 상황에 따라서는 성능을 극한까지 뽑아내야할 경우도 있으며 성능은 처지더라도 배터리 사용시간으로 뽕을 뽑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용자의 다양한 여건을 고려하여, PowerNow!에서는 몇가지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작동모드의 구분은 매우 단순하며 또한 지극히 알기 쉬운 것들이다.

  고성능 모드(High-Performance Mode.) 이 모드는 CPU가 항시 풀클럭으로 동작하며 가능한한 최고성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동시에 가장 대량의 배터리 전력을 소모하며 배터리 사용시간을 현격하게 단축시키게 된다.

  절전모드(Battery Saver Mode.) 이 모드에서는 프로세서가 EBF 분배기divisor에서 지원하는 최저배율기로 작동한다(현재 가장 낮은 배율기는 2.0×, 즉 200MHz이다.) 따라서 성능은 가장 떨어지지만 배터리 사용시간은 가장 길어진다.

  자동모드(Automatic Mode.) 이 모드는 앞서 PowerNow!의 작동원리를 소개하면서 인용했던 바로 그 모드이다. 자동모드에서는, PowerNow!가 어플리케이션의 필요에 따라서, 배터리 사용시간을 가급적 늘리기 위해 프로세서의 공급전압이나 클럭스피드를 조절하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PowerNow! 드라이버는 이때 CPU의 사용율을 모니터링하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자동모드하에서의 CPU는 성능과 배터리 사용시간의 밸런스를 최적화하게 된다.

  문제는,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리기 위해서 어느 정도로 성능을 희생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AnandTech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좀더 심도있는 접근을 꾀하고자 하지만, 우선은 PowerNow! 테크놀러지의 평가를 위해 사용한 테스트 플랫폼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 ViA의 '모바일' 칩셋은 정말 모바일용이었다

  수년전 수퍼7 플랫폼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 ViA가 '모바일' 칩셋이라 명명했던 ViA의 수퍼7 칩셋 제품군을 기억하시는지? ViA의 첫 수퍼7 칩셋 모델명은 바로 MVP3(Mobile VP3)였던 것이다. MVP3의 후계기인 MVP4 역시 '모바일'이라는 전치사를 달고 다녔다. 그러나 정작 모바일용의 MVP계 메인보드는 MVP4 대응으로나 볼 수 있었다.

  MVP4는 원채가 다기능의 원칩화를 도모한 때문에 모바일용으로 매우 이상적이다. 노스브릿지의 경우 트라이던트(Trident)제 블레이드3D AGP 코어를 내장하고 있어서 i740 수준의 가속성능은 제공한다. 2D 성능으로만 따진다면, 블레이드3D는 매트록스나 엔비디어제의 그래픽 가속보드보다 20%에서 30% 가량 뒤쳐지는 정도다.

  테스트용의 플랫폼에 장착된 사우스브릿지는 ViA 686A로서, 이는 동사의 아폴로 프로 133A이나 KX133, KT133 대응의 데스크탑용 메인보드에서 채택한 것과 동일한 것이다.

 ■ 테스트 플랫폼

  AnandTech에서 테스트베드로 이용한 노트북은 HP 파빌리온(Pavillion) N3370이었다. 이 모델은 K6-2+ 550MHz, 64MB PC100 SDRAM 및 IBM 트래블스타(Travelstar) 6GB, 4200PRM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탑재하고 있다.

  노트북 자체는 근사함과는 거리가 한참 먼 녀석이다. 등치도 꽤나 큰데다가, 마우스 버튼은 너무 뻑뻑해서 순발력있는 입력은 되지도 않고, 대응의 플로피드라이브뿐 아니라 DVD 드라이브까지도 탈착이 불가능하다. 더욱이, DVD 드라이브에 미디어가 들어가면 진동까지도 상당해서, 전체적으로 영 꽝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안정성의 측면에서는, 포맷하고 윈도우를 인스톨한 직후부터 조금만 장시간 구동을 한다 싶으면 몇번 다운되고는 하는 수준이었다. CPU 자체의 발열도 말할필요조차 없이 상당했으며, CPU 쿨링팬도 매우 시끄러웠다.

  다만 모바일 펜티엄 III 대응 노트북이 통상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외부에서 유입된 공기의 흐름이 CPU 등의 내부 발열에 의해서 데워져서 노트북의 측면으로 배출되는(모바일 펜티엄 III 모듈이 이러한 방식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대신에, 노트북 바닥에서 공냉용의 공기를 빨아들여서 키보드쪽의 윗면으로 배출하는 특이한 냉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러한 방식의 문제점은 노트북이 카펫 위라든지 노트북에 딱 붙는 바닥위에 놓여질 경우, CPU 냉각이 문제가 될 정도로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향후 출시될 모바일 애슬론의 경우 인텔의 모바일 펜티엄 III와 유사한 카트리지 방식을 띌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러한 황당한 냉각방식의 도입 같은 편법은 별로 이용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본고의 초점은 K6-2+의 성능과, 그 성능에 있어서 PowerNow!가 미치는 영향이기 때문에, 노트북 자체에 대한 촌평은 이정도로 마칠까 한다.

  PowerNow! 대응의 K6-2+ 노트북을 생산하는 업체로는 HP 외에도 컴팩, 후지쯔(富士通) 및 NEC 정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