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트북업계, 저전력 CPU 채용 "잰걸음"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전력 CPU인 크루소(Crusoe) 탑재가 노트북업계의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적인 노트북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대우통신은 현재 자사 제품의 CPU로 크루소를 탑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반해 저전력형 노트북 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의 진입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크루소는 올해 초 미국 트랜스메타사가 IBM과 5년 간의 공동연구 끝에 발표한 모바일용 CPU로 인텔사의 모바일 CPU에 비해 최대 60∼70%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크루소 CPU의 최신 모델 TM5600은 0.18마이크론 공정으로 제조된 x86 호환 제품으로 700MHz 이상의 동작속도를 제공하며, 동작상황에 따라 CPU의 클록을 변화시키는 롱런(LongRun) 전력절감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CPU 발열량이 적어 별도의 전력을 소비하는 냉각 시스템이 필요없다. 따라서 크루소 CPU를 탑재한 노트북은 현재 2∼5시간 정도에 불과한 배터리 구동시간을 최대 8시간까지 늘릴 수 있어 노트북의 이동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같은 크루소 CPU의 장점에 따라 후지쯔, NEC, 소니, 히타치, IBM 등 해외 유명 노트북 생산업체는 이 달부터 크루소 탑재 노트북을 속속 출시할 예정이나, 국내 노트북 생산업체는 이같은 흐름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자사 노트북에 시장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인텔 CPU만을 탑재할 것이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인텔의 선호도가 높은 국내외 시장을 고려해 볼 때 인텔 CPU를 탑재한 제품개발이 현실적"이라며, "크루소 노트북의 시장은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 설명했다.

  대우통신(대표 이정태)도 "인텔 외의 새로운 CPU를 탑재한 제품 개발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크루소 CPU를 탑재한 노트북 생산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업계전문가들은 "크루소 등 저전력 CPU 채용은 올 하반기 노트북 업계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내업체의 맹목적인 인텔 위주 제품정책은 새로운 노트북 시장의 진출을 포기하는 것과 별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출처: 디지털타임스 <한지운   goguma@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