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색, 음질

  음색에 대해서 평가를 내린다는 점은 상당히 힘들고 위험한 평가 작업이다. 개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음색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며, 개인마다 음을 받아들이는 귀 및 청각 신경의 차이에 의해 같은 음을 듣더라도 다르게 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치 데이터'를 뽑아낼 수 없다는 점도 음색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힘든 이유중 한가지이다. 필자가 느낀 광(光) DIGITAL PCI 256 POLY의 음색에 대해 간략하게 평한다면 '무난한 정도'의 수준이다.

  잡음에 관해서는 라인 아웃 모드에서는 큰 잡음을 느낄 수 없었다. 물론, 볼륨을 낮추고 자세히 리스닝을 하면 미세한 잡음이 들리지만, 일반적인 사용시에는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의 잡음이다. (이정도의 잡음은 거의 모든 사운드 카드에서 들린다) 앰프 모드에서는 잡음이 조금 걱정될 정도로 섞여 나왔다. 필자가 사용하는 Mainboard의 PS/2 포트에서 발생하는 잡음이 앰프를 통해 증폭이 되어서 출력이 되는 것이었다. 필자의 Mainboard의 설계가 그렇게 좋지 않은 점이 잡음 문제의 원인이지만, 앰프 설계를 다른 부분과 격리가 되도록 하지 않은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만약 다른 장비에서 노이즈가 섞일 경우에도 필자처럼 앰프 모드에서 잡음이 들리게 될 것은 생각을 깊게 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볼륨 조절에서도 약간의 문제가 보였다. 필자는 YAMAHA에서 제공하는 Windows 2000 드라이버를 사용하여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라인 아웃 모드에서 볼륨을 높게 설정하자 출력되는 음이 파열되는 증상이 일어났다. YAMAHA의 레퍼런스 규격에 비해 정상적으로 견딜 수 있는 범위가 적은 볼륨 조절 장치를 사용한 것으로 생각이 된다. 앰프 모드에서는 볼륨을 50% 이상 올릴 수 없었다. 50% 볼륨에서 필자가 리스닝용으로 사용하는 이어폰의 한계 음압을 넘겨버렸기 때문이다. (더 이상 볼륨을 올리면 이어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선 이상으로는 볼륨을 올릴 수 없었다.) 필자가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앰프 모드에서는 음의 파열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TOSLINK를 통한 디지털 출력의 경우 DA 및 아날로그 증폭 회로등을 전혀 거치지 않기 때문에 잡음등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SONY의 MZ-R90 MD 워크맨을 사용하여 TOSLINK 출력을 녹음하였을 때에도 다른 TOSLINK 출력 사운드 카드와 별다른 차이 없이 녹음을 할 수 있었다. TOSLINK 출력은 정상적이었으며, 문제점도 찾을 수 없었다. 음질에 관련된 남은 문제점이라면 TOSLINK 출력을 받아서 녹음을 하는 디지털 음향기기의 성능이다.

문제점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문제점은 볼륨 부분의 문제다. 앰프를 사용하지 않고 출력을 라인 아웃으로 할 경우에는 소리를 크게 할 경우 소리가 파열되는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 볼륨 조절 부분의 설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소리가 파열되지 않는 볼륨의 한계가 타 사운드 카드의 약 75% 수준이므로, 음악을 크게 듣는 사용자에게는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든 단점이 된다. 앰프 내장 스피커를 사용할 경우 사운드 카드의 출력은 조금 줄이고 스피커의 앰프를 사용하여 볼륨을 올려야지 파열음이 출력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다음으로, CD-ROM 드라이브의 디지털 출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사운드 칩인 YMF724 자체의 문제로, YMF724 칩이 S/PDIF 입력 회로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S/PDIF 출력만 가능) 만약 CD-ROM 드라이브에서 출력되는 디지털 신호를 사운드 카드를 통해 TOSLINK 단자로 출력하려면 후속 칩인 YMF744 이후의 칩을 사용한 사운드 카드를 구입하여야 한다.

  카드 내부의 입력 단자도 조금 더 신경을 썼다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카드와 수직으로 장착되어 있는 입력 단자들 가운데 일부는 핀의 길이가 상당히 높아서 선을 연결할 경우 선을 90도 각도로 굽혀야 하는 단점이 있다. 길이가 긴 핀들은 핀을 굽혀서 카드와 수평이 되도록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마치면서

   최근에 등장하는 사운드 카드에 비해 추가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두가지 원인인데, 하나는 사운드 칩 자체의 기능이 신형 사운드 칩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생산 회사의 잘못에 기인하는 점이다. CD-ROM 드라이브의 디지털 입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점등은 YMF724 칩 자체의 문제이며, 이를 가지고 탓을 할 사용자는 없으리라고 본다. 만약 사운드 칩에 없는 기능을 추가하고자 한다면 비용 추가가 상급 칩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더 크기 때문에 효율성에서 0점이라는 점수 밖에 줄 수 없다. 즉,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원되지 않거나 필요없는 기능을 과감히 제거한 점은 인정을 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사운드 카드의 기본인 소리에 관련되어 일어나는 문제점인 큰 볼륨에서의 음 파열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야마하에서 생산되는 사운드 칩은 음질쪽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으며, 사운드 카드의 설계가 잘못되지 않는한 음 파열은 일어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즉, 생산 회사에서 설계나 생산에 신경을 조금만 더 썼다면 이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TOSLINK 출력이 꼭 필요한 사용자에게 어필을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사운드 카드 자체의 아날로그 아웃 등의 성능으로는 사용자에게 어필을 하기 힘들 듯 하다.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야마하 칩셋을 사용했기 때문에 다른 저가형 칩셋에 비해 사운드 카드의 기본기가 튼튼하다는 점, TOSLINK 출력을 지원하는 점, 앰프가 내장되어 앰프가 없는 스피커를 직접 구동할 수 있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야마하 칩을 사용하는 사운드 카드는 상당히 많은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사운드 카드 2개 모두 야마하 칩을 사용하는 카드다. 그 카드의 경우 YMF744 칩을 사용하며, YMF744 칩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설계로 꽤 호평을 받은 사운드 카드이기 때문에 필자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 이외에도 필자가 리뷰한 야마하 칩을 사용한 사운드 카드의 경우 대부분 고성능 사운드 카드였다. 광 PCI 256POLY의 경우 이전의 카드들에 비해서는 조금 떨어지는 성능을 보여준다. 그러나 저가형 사운드 카드처럼 겨우 소리만 출력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은 아니므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귀가 민감한 사용자라면 구매를 자제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