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중저가형 평면모니터, 한솔 마젤란 920eF

 
한솔마젤란 920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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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go Flat

1998년 초인가 1997년 말인가, 엘지에서 제니스사의 평면관 기술을 인수(이건 '수입'이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 엘지에서 회사 및 특허권을 모두 사 버렸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특허권까지 인수받았다고 보아야 한다.)받아서 만든 플래트론관은 곡률반경을 늘이고 있는 평면화 경쟁에서 느닷없이 곡률반경 무한대라는 무기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까지 모니터 시장에서는 삼성 및 샘트론이라는 브랜드로 거의 절대적인 입지를 점하고 있던 삼성전자에서는 곧바로 이에 대항할 모니터를 출시했는데, 그렇게 등장한 것이 다이나플랫이다.

다이나플랫관의 경우 기존 섀도우마스크 공정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때문에 제품편차가 매우 적으며, 또한 생산단가가 경쟁기종에 비해서 낮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래서 현재 중저가형 평면모니터에 사용되는 CDT 중에서 어느정도는 다이나플랫관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솔전자의 경우 예전 모뎀/사운드카드로 어느정도 전자회사라는 이미지를 다진 후 모니터 쪽으로 진출하여 현재는 모니터 제조회사로의 입지를 다져놓은 상태이다. 다만, 초기의 한솔모니터를 제작하기 시작했을 때 많은 기술진과 디자이너가 삼성 쪽에서 이적해온 인력들이었기 때문에(또한 한솔이라는 회사가 삼성과는 '친척간'이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CDT를 기본적으로는 삼성전관의 제품을 사용하며, 외부 디자인 역시 삼성전자의 제품들과 대단히 흡사했다. 그러한 경향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듯 하다.

이번에 소개하는 마젤란 920eF 모델은 첫 외견은 삼성 다이나플랫관을 채용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사용하고 있는 CDT가 히다치사의 e-Flat관이기 때문이다. 히타치는 예전부터 고성능의 섀도우마스크 방식 CDT를 제조해 왔으며, 평면관으로의 전향을 하면서 삼성과 같은 선택을 한 것이다. 다이나플랫관과 동일한 방식으로, 내부 곡률을 주고 외부 평면상을 만들어냄으로써 감성평면을 구현한다.

히다치의 CDT를 사용했다는 것은 한솔에 있어서는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다. 한솔전자는 그동안 삼성의 그늘에 있었다는 느낌이 대단히 강했다. '삼성 계열사'라는 인상까지 주기도 한다. 그만큼 그동안 만들어진 모니터들이 삼성의 제품과 대단히 닮아있었으며(초기모델의 경우는 거의 완전히 흡사하다) CDT 등도 삼성제품의 것이 채용되는 비율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이제 삼성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인 모니터 브랜드로 자리잡으려 하고 있는것이다. 그 첫걸음에 이 모니터가 놓여있다.

다이나플랫관이나 ergo Flat관은 진짜 평면인가?

이 질문은 다이나플랫관(egro Flat 도 포함. 이하는 다이나플랫으로 통칭)이 만들어질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몇몇 사용자에게서는 시쳇말로 '구라평면'이라는 말까지도 듣는다. 이러한 이유는 무얼까? 다이나플랫관의 개발배경을 먼저 살펴보자. 제니스-엘지의 FTM관은 오목해 보인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것은 유리의 굴절 때문에 가운데 부분이 시각적으로 함몰되어 보이는 현상에 기인하는데, 이것이 인간공학적 기준을 적용하자면 '오목하지 않다'라는 결론을 얻는다. 인간공학적인 견지에서, 1.2mm까지의 함몰은 사람이 인지할 수 없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그러나 인간공학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인간의 지각능력 등에 의존하는 것이며, 따라서 개인차에 의해 실제로 오목해 보일 수도 있다. 더군다나 기존에 불룩한 모니터를 사용하던 사용자들에게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이러한 단점을 수정하고자 다이나플랫관이 계획된다. 다이나플랫관은 외부는 평면으로 하되 내부는 곡률을 주어서 오목해 보이는 현상을 상쇄해줌으로써 실제로 '평면같아 보이는 화면'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감성평면'의 구현이 그 최종적인 목적이다. 그러나  이 역시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정면에서 바라보지 않을 경우 내부의 곡률이 더 과장되기도 하고, 또한 중앙부와 가장자리의 유리두께가 다르기 때문에 그림자가 생기기도 한다는 문제가 있다.

FTM이건 다이나플랫이건 만족하지 못하는 사용자는 분명 있다. 평면이나 평면이 아니냐를 떠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볼 때 얼마나 편하냐는 것인가라는 명제가 아닐까 한다.
 

제품사양

제품의 자세한 사양은 아래와 같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해상도이다. 최대해상도가 1,600x1,200인 다른 모니터들의 경우 그 이상의 해상도를 인가하였을 경우 제 범위가 아니라는 메세지가 나타난다. 그런데 이 제품의 경우 황당하게도 2,048 x 1,536의 해상도를 천연덕스럽게 받아버렸다. 물론 글자크기도 작거니와 화면떨림이 발생해서 만족스레 볼 수 있는 수준은 되지 못했지만 그 해상도를 받아준다는 자체가 신기했다.

그 외에는 일반적인 중저가형 19인치급 모니터들의 사양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