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타 X15의 성능

치타 X15의 성능의 좀더 자세한 검증을 위해 타 제품과의 벤치마킹을 시도했다. 비교대상으로는, 10033rpm짜리 치타 18XL(ST318404LW)과 7200rpm급의 바라쿠다 18XL(ST318436LW), 그리고 IBM의 최신예 최고사양 하드로서 역시 10000rpm급인 울트라스타(UltraStar) 36LZX(DDYS-T18350)을 이용했다. 실제로는 퀀텀의 아틀라스(Atlas) 10K II (10000rpm)도 추가되었으나, 아직 정식출시된 것이 아니라 엔지니어링 샘플링 수준이어서, 실제의 양산제품으로서의 테스트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이유로 이번의 테스트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우선 ZD(Ziff-Davis)사의 WinBench99 1.1 버전의 Disk Inspection Tests(Disk Transfer Rate Test)를 실행한 결과를 아래의 Disk Inspection Tests 그래프에 정리해 놓았다. 그래프를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듯이, 치타 X15는 데이터 전송속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디스크 미디어의 최외주에서 41.5MB/sec, 가장 안쪽 트랙에서도 30MB/sec 급의 전송율이 실제로 기록되고 있다. 시게이트에서 공표하고 있는 치타 X15의 내부 데이터 전송속도(37.4-48.9MB/sec) 보다도 상당히 낮은 점이 약간은 거슬리는 점이기는 하지만, 몇 번 측정해 보아도 변화가 없었기에, 이번에 측정한 숫자를 실제의 데이터 전송속도로서 생각했으면 한다. 그래프가 계단형태로 되어 있는 까닭은 디스크상의 트랙당 섹터 개수를 존zone으로 분할한 변환값을 이용하는 때문이다(안쪽의 트랙이 바깥쪽의 트랙보다도 트랙당 섹터의 개수가 적으며 이는 곧 데이터 전송속도도 떨어진다는 뜻이다.)

Disk Inspection Tests (Disk Trasfer Rate Test)의 결과

데이터 전송속도는 사실 HDD의 기록밀도의 관점에서 고찰해보면 상당히 흥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에 테스트한 제품의 트랙 밀도(반지름방향으로 측정한 1인치당의 트랙 개수), 선기록밀도(트랙방향으로의 1인치당 기록 bit수), 면기록밀도(〓트랙밀도×선기록밀도)를 정리한 아래의 Recording Density 표에서 보더라도, 특히 선기록 밀도에서, 치타 X15와 울트라스타 36LZX가 거의 대등해서, 양자의 성능차는 거의 회전수차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물론 기록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회전수의 차이만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Recording Density]

만약 디스크의 직경이 동일하다면, 울트라스타 36LZX의 최외주 트랙에서의 데이터 전송율은 34.7MB/sec로, 치타 X15가 그 1.5배인 52.1MB/sec에 육박하는 것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치타 X15 역시 41.5MB/sec정도만이 측정된다. 이것은, 디스크의 직경이 울트라스타 36LZX보다도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트라스타 36LZX의 디스크가 3.5인치라고 가정을 하고 단순하게 데이터 전송속도에서 계산해 낸 치타 X15의 디스크 직경은 약 2.8인치(≒3.5×41.5÷52.1)이다. 실제로는, 시게이트에서 제공하는 치타 X15의 내부사진에서도 단순히 자로 재어서 산출해본 디스크의 직경이 약 2.7인치 정도였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치타 X15가 15000rpm급의 회전속도를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디스크의 직경을 소형화하는 편법에 기인한 것이다. 물론, 히타치가 발매한 12000rpm 제품과 퀀텀의 아틀라스 10K시리즈 등도 같은 수법으로 고속회전을 실현한 바 있기 때문에 뭐 굉장히 튀는 기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후에 등장할 고속 회전계의 HDD는 대체로 이 수법을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치타 X15에서는, 디스크의 직경을 축소시킨 덕택인지 종래의 치타시리즈와 비견해 큰 차이가 없는 소비전력과 발열량 수준을 달성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때문에, 종래의 치타시리즈와 완전히 같은 냉각장치 및 전원 사양에서 구동된다고 한다. 실제로, 치타 18XL과 발열량을 비교해 보아도 차이를 거의 알 수 없었다. 소음도 고속회전 특유의 고주파틱한 노이즈조차 생각보다는 느끼기 힘든 정도였다.

WinBench99 1.1에 포함되어있는 Disk WinMark 99를 실행한 결과를 아래에 정리해 놓았다. 모든 항목이 Disk Inspection Tests에서 얻어진 결과순으로 되어져 있지만, 치타 18XL은 7200rpm의 바라쿠다 18XL과 비교했을 때 Business에서 약 35%, Hi-End에서 약 50% 가량 높은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다. 치타 X15의 성능은 일단 벤치마크상으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 SPT에서의 시크구동의 양태를 파악

IPEAK(Intel Performance Evaluation and Analysis Kit)에서 제공하는 SPT(Storage Performance Toolkit)를 사용하여, 보다 자세한 테스트를 수행해 보았다. SPT는 인텔이 개발자용으로 공개하고 있는 디스크드라이브 평가용의 툴키트로, 이 원고를 작성하는 시점에서의 최신 버전인 3.0을 이용했다. 디스크 성능의 상세한 평가를 위해서 SPT에서는 AnalyzeDisk를 이용한다. 읽기와 쓰기 각각에 대해서 시크나 억세스access, 캐시cache 등의 거동을 상세하게 조사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에 따른 결과를 모두 소개하고는 싶지만 그러자니 양이 장난이 아니어서, 본회에서는 시크구동시의 데이터만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아래의 그래프는, 읽기시의 섹터간 시크거리와 서비스 타임(처리에 소요되는 시간)과의 상관관계를 보인 것이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섹터간의 거리가 단축될수록 시크의 동작도 그만큼 금방 끝나기 때문에, 서비스타임도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거의 모든 제품이 대체적으로 이런 경향을 보이고는 있지만, 상세하게 조사를 해보면 제품간의 차이가 잘 드러나는 대단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우선, 디스크 회전속도의 차이가 잘 드러난다. 여느 HDD도 이동 섹터수가 128섹터를 넘어서는 구간부터는 급속히 서비스 타임이 늘어나지만, 그 분포는 확실히 회전속도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치타 X15가 3-4ms를 중심으로 폭 2ms전후에서 집중되어 있는 분포를 보이는 데 비해서 치타 18XL과 울트라스타 36LZX는 4-6ms를 중심으로 폭 3ms 전후로, 바라쿠다 18XL은 6-8ms를 중심으로 폭 4ms를 전후로, 약간씩 느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수치는 확실히 디스크의 회전 대기시간+시크시간에 상당하는 것이다. 역으로, 0-128섹터의 이동시 1ms미만의 서비스타임만이 소요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디스크를 1회전시키지 않고서도 원하는 데이터를 읽어내는 것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또한, 정방향으로의 이동은 회전대기시간이 불필요한 반면 반대방향으로의 이동에는 무조건적으로 회전대기시간에 상당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있어 특기할 만하다.

아래의 Write Seek Profile은, 쓰기시의 시크동작의 거동을 나타낸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읽기때와 마찬가지로, 섹터간의 이동거리가 길어지는 만큼 서비스타임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고, 그 분포는 디스크의 회전속도에 역시 크게 의존하고있다. 그러나 읽기시와는 달리 작은 섹터의 이동시에도 상당한 서비스타임을 요구한다는 점이 완전히 다르다. 원래대로라면 무한대로 서비스타임이 짧아져야할 것만 같은 짧은 섹터간의 이동에서도 디스크를 1회전시켜야만 하는 듯한 거동을 보이고 있는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울트라스타 36LZX가 반대방향의 작은 섹터이동시에는 대량의 서비스타임을 요구하는 약간 해괴한 패턴을 나타내는 데 반해, 치타시리즈에서는 거의 이상적인 시크패턴을 보이면서, 특히 치타 X15는 대단히 높은 랜덤억세스random access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패턴이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