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son, 반투명 포토 프린터 Stylus Photo 720

큰 사진을 보려면 사진을 클릭

김홍철 / muphy@technoa.co.kr

▶포토 프린터

최근들어 고가형 잉크젯 프린터 시장은 포토 프린터가 그 주류가 되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포토 프린터라는 것은 그 화질을 사진 수준으로 높인 것을 의미한다. 컬러 출력물의 퀄리티를 높이는 가장 우선적인 방법은 해상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해상도의 향상이라는 것은 잉크젯 프린터에서는 그 한계가 너무나 금방 드러난다. 아무리 잉크 입자를 잘게 만들어서 뿌린다고 해도 잉크라는 매질의 속성상 종이 위에서 번질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색상은 흐릿하게, 그리고 도트는 희미하게 변한다. 이 때문에 화질의 향상을 위해서 다른 길을 찾아내야만 했으며,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포토 프린터이다.

일반적으로 컬러출력을 얻기 위해서 사용하는 잉크의 색상은 3색 혹은 4색이다. 3색을 사용하는 것을 1펜 방식, 그리고 4색을 사용하는 것을 2펜 방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3색(CMY)이 하나의 잉크카트리지를 형성하고, 검은색이 별도의 카트리지를 형성하여서 CMY만 가지고 출력을 할 경우는 대개 하나의 잉크카트리지로 검은색을 출력한다. 오른쪽의 그림과 같이 이론적으로는 시안, 마젠타, 옐로우를 모두 혼합하였을 경우 검은색이 나오기는 하지만, 염료가 완벽한 색상을 구현하지 못하는 까닭에 검은색 역시 완전하지는 않고 짙은 고동색 비슷한 검은색을 만든다. 이것은 비단 하나의 색깔(검은색)을 만들기 위해서 세가지 잉크를 모두 사용해야 한다는, 잉크의 낭비의 차원을 떠나서 생각하더라도 '완전한' 검은색을 만들어줄 수 없기 때문에 출력물의 품질은 월등히 저하된다. 그래서 근래에는 거의 모두가 2펜 방식을 사용한다. 어차피 흑백문서 등을 출력할 경우는 별도로 검은색을 필요로 하므로 검은색 잉크를 따로 두어서 보다 완벽한 검은색을 구현하고, 또한 잉크의 낭비도 막자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CMYK의 4색을 사용하는 까닭이다.

한편, 포토프린터를 구현하는 방법은 각 사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HP의 경우는 미세한 잉크방울을 사용해서 섬세한 화질을 구현하려 하고 있으며, 캐논의 경우는 각 잉크의 농도를 3단계로 조절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엡슨의 경우는 이들과는 달리 아예 잉크색을 추가하여서 총 6색 잉크를 사용한다. 추가된 2가지 색깔은 밝은 시안(Light Cyan)과 밝은 마젠타(Light Magenta)인데, 이들을 추가한 것은 엷은 농도의 색을 구현할 때 이득을 얻기 위함이다. 잉크젯 프린터의 원리는 '점묘법'에 다름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 분홍색 등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마젠타를 띄엄띄엄 찍어놓아서 멀리서 보면 옅은 색이 나오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는 가까이에서 보았을 경우 상당히 거친 화질을 보여준다. 6색 잉크를 사용하면 크게 확대해도 4색잉크에서와 같이 거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보다 준수한 화질을 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질문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왜 Light Yellow'를 포함하는 7색 잉크를 사용하지 않는가?>라는 것이다. 물론 밝은 노란색을 사용한 7색 잉크를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캐논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노란색의 경우는 Cyan이나 Magenta와는 달리 그 자체가 대단히 밝은색이기 때문에 굳이 밝은색과 원색을 구분해 줄 필요도 없으며, 별도로 잉크를 설치한다고 해서 화질의 개선이 크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대개 4색을 넘어서는 다색상의 포토잉크는 6색을 사용하게 된다.

이번에 소개하는 프린터는 엡슨(이 이름이 원래는 '엡슨'이었던 것으로 필자는 기억한다. 다만 일본사람들의 발음구조상 '으' 발음이 안되어서 '오'로 나게 되어버린 것을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것이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그래서 다른데서 엡손이라고 해도 필자는 이것을 '엡슨'이라고 읽고 있다.)의 포토프린터 중 가장 저가형에 위치하는 제품이다. 저가형에 위치한다고는 하지만 포토프린터이다 보니 다른 프린터들 보다는 아무래도 고급형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포토 프린터가 전문가용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일반 사용자들도 포토 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모델이며, 그러다 보니 겉 금형에 반투명의 프라스틱을 채용해서 신선함을 주고 있다. 기본적인 목적은 아이맥 등의 시스템에 어울리게 하기 위함이었겠지만 사실 이 제품에서 투명한 디자인을 채택한 것은 그리 성공적인 선택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자세한 것은 디자인에 대해서 논할 때 이야기하도록 하고, 이 제품의 상세한 사양을 보자.

▶제품사양

이 제품의 사양은 아래와 같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부분은 역시 해상도이다. 1,440 x 720 DPI의 고해상도는 이전 스타일러스 포토 시리즈부터 계승되는 것이며, 뛰어난 화질을 만들어내는 원천이다. 256kB의 대용량 버퍼를 채용함으로써 보다 유연한 프린팅이 가능하다.(물론 레이저프린터가 가지는 MB 단위의 버퍼보다는 작지만, 레이저프린터는 페이지프린터, 그리고 잉크젯프린터는 라인프린터라는 방식의 차이를 고려하면 256kB도 많은 축에 속한다.) 인터페이스로 USB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USB 인터페이스를 채택함으로써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것 뿐만이 아니라 iMac 등의 매킨토시 기종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전의 엡슨/캐논 프린터들은 프린터에 시리얼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구형 PC를 위함이라기 보다는 매킨토시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신형 맥들이 USB를 표준 인터페이스로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엄청난 저속을 자랑하는 시리얼 페이스를 채택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PC/맥 모두에서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USB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것이다. 요즘의 디지털카메라들에서도 마찬가지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제품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