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son Stylus Photo 720, 디자인 및 인터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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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디자인, 그리고 시스루
 

맨 위부터, 제품의 앞면, 좌측면, 뒷면, 우측면을 보여주고 있다. 큰 사진을 보려면 사진을 클릭

이 제품은 아쿠아 블루와 화이트, 그리고 약간의 실버메탈 톤이 섞여있다. 전체적인 색조는 아쿠아 블루와 화이트로 이루어지며, 여기에 몇가지 포인트가 들어가 있는 형상이다. 그러나 간단히 결론을 내려보면, '대기업 제품 답지 않은 무개념한 반투명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왜 이러한 혹평을 내리는가, 이것에 대해서 잠시후에 자세히 다루어보겠다.

색조를 제외한다면, 금형 자체는 기존의 스타일러스 포토 프린터의 모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완전히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라운드된 것도 아닌 적절한 수준에서의 라운드 디자인은 보는이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으며, 각 버튼들의 배치도 적절하다. HP 제품과는 달리 용지의 이동경로가 거의 직선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인쇄시에는 공간을 좀 많이 차지하며, 프린터의 윗부분을 활용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은 있지만 기존의 스타일러스 프린터가 가지고 있던 모든 특성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니만큼 이것으로 왈가왈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용지급지대 및 트레이 역시 투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급지대는 적당히 굴곡을 가져서 본체와 조화를 이루며, 용지 트레이는 3단으로 빠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필요없을 경우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한다.

내부의 구조는 단순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카트리지를 교체할 필요가 없을 경우는 빠질 수 없는 자리에 위치한다. 윗부분에는 카트리지의 교체방법이나 사용 카트리지의 파트넘버 등을 친절하게 적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역시 문제시되는 것은 '투명하다'라는 점이다. 이러한 시스루 디자인이 남발되면서 가지는 기본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전에 시스루 타입의 모니터를 리뷰하면서 한번 언급한 적이 있다. 투명 디자인 자체는 분명 대단히 참신한 시도이며, 이는 현대적인 유행을 따르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유행을 따르더라 하더라도 그것이 단지 '유행을 따르기 위한'것인지, 아니면 '시대의 흐름을 타는 디자인을 하기 위한 것인지'를 심각하게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맥, 아이북 등은 분명 '시스루'라는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낸 케이스이다. 시스루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들였으며, '내부 디자인' 역시 그러한 움직임을 반영한다. 하지만 지금 리뷰하는 스타일러스 포토 720은 시스루와는 사실 대단히 거리가 먼 디자인이다.

일부분을 반투명으로 한 시도는 이미 많은 곳에서 이루어졌다. 특히나 프린터의 경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프린팅 도중 커버를 열어보기를 원하는 사용자들 때문에(헤드가 움직이면서 찍히는 모습 자체를 대단히 보고싶어하는 것 같다. 찍힌 부분이 프린터 바깥까지 나오는 시간이 지루한 것일까?) 커버 부분에 투명한 부분을 추가하였다.(물론 이러한 시도는 좋았지만, 사용자들이 헤드를 보기 위해서 커버를 여는 행동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 그러고보면, 굳이 프린팅되는 모습을 본다라는 의미 보다는 '열어놓는다'라는 자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전체를 투명으로 만든 데스크탑용 프린터라는 것은 시도된 적이 없다. 그것은 프린터라는 제품이, 최소한 필자가 보기에는, 투명으로 만든다는 것이 그다지 적합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프린터는 물리적인 움직임이 대단히 많은 제품이다. 그래서 내부에 기어가 상당히 많이 존재하며, 특히나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내부는 잉크가 돌아다니고 있다. 이 말은 내부에 먼지나 잉크의 잔재가 남게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것들이 여과없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과연 시각적으로 이득을 줄지 해악을 줄지, 이는 소비자의 판단에 맡긴다.(결과야 뻔하겠지만)

특히 이 제품의 경우 시스루에 대한 고려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부분이 몇군데 존재한다. 우선은 '제조연월 마킹'이다. 왼쪽 사진을 보자. 대부분의 프라스틱 금형의 내부에는 제조날짜나 기타 사항들이 양각되어 있는데, 그러한 금형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버튼 부분에서는 더 심하다. 버튼의 내부 지지구조물부터 PCB까지 모두 보이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LED의 위치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해 놓고 있지 않다. 그 겨로가 LED들이 번쩍이면 어떤것이 번쩍이는지 혼동될 우려가 있으며, 제품의 외관도 해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명한 프라스틱의 채용이 과연 제품의 디자인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것인가, 심히 의심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단지 '투명을 만들기 위한 투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실제로, 디자이너나 디자인과 학생들에게 요즘의 투명 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면, 대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극단적인 경우 '혐오스럽다'라는 의견까지 보인다. 이것은 위와 같은 이유에 기인하고 있다. 제품 및 금형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재질의 변경, 그것도 투명도라는 중요한 속성의 변경은 제품의 디자인에 대단히 큰 마이너스 효과를 불러오며, 이것은 사용자들의 반응으로 그대로 표출된다.

제품의 디자인을 한 사람은 분명 디자이너이되, 재질의 색상을 결정한 사람은 엔지니어일것이 분명하다. 색상은 디자인에서 적지않은 영향을 주는 부분이다. 색상 및 재질의 결정과정에서 디자이너가 참여했더라면 결코 이러한 제품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엡슨은 프린터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초거대 기업이다. 그러한 회사에서 이러한 제품디자인을 채용하고, 또한 출시까지 했다는 사실이 필자에게는 믿어지지가 않는다.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다. 분명, 반투명, 혹은 투명 디자인이 뭐가 나쁘냐고 필자에게 반문할 사용자가 있을것이다. 그러나 컴퓨터라는 것은 단독으로 완성되는 자기완결적 제품이 아니며, 그 주변기기들은 더더욱 그러하다는 점을 상기해야만 할 것이다. 반투명의 디자인이 과연 어떤 PC에 어울릴것인가,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아이맥? 앞서 언급했듯이 이 제품의 반투명 컨셉은 아이맥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인터페이스

제품의 뒷면에서는 각종(이래봤자 2가지) 인터페이스를 볼 수 있다. 패러럴 및 USB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센트로닉스 타입 패러럴 포트와 USB 업링크 포트 하나를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 옆에 있는 '자리'이다. 이 자리는 시리얼 인터페이스가 '있어야 할 자리'로 생각된다. 그러나 USB의 채용으로 인해서 시리얼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불필요해졌고, 따라서 원가절감등의 이유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시리얼 인터페이스는 제거되었다. USB를 사용한다고 해도, 프린터의 소모전력이 USB 케이블이 공급해 줄 수 있는것으로는 택도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별도의 전원을 가지고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USB를 탑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설치의 편리성이 가장 우선되는 장점일 것이다. 패러럴 포트는 어떻게 해도 시스템 뒤쪽에만 존재한다. 하지만 USB의 경우는 각종 허브를 통해서 설치의 유연성을 가지게 되므로 케이블에 의존하는 장소의 제약이 사라져버린다. 그 외에도 잡다한 USB의 장점을 승계한다.

USB 프린터가 되면서 궁금해지는 것으 바로 인식이다. 더불어서 속도의 변화도 있을 것이라 추측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프린터 자체가 USB 디바이스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

오른쪽의 디바이스 매니저 사진을 보면, 일단은 'USB 프린터'라는 이름으로 잡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대단히 크다. 프린터의 내부적으로는 'USB포트를 사용하는 패러럴 포트 에뮬레이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USB 포트를 사용한다는 것은 '프린터 자체가 USB로 인식되는'것이 아니라 'USB-패러럴 컨버터에 프린터가 물려있는 격'이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스템에 인식될 때 'USB 프린터'라는 부분과 'Epson Stylus Photo 720'이라는 부분이 별도로 인식된다. 이러한 인식과정은 시스템에 프린터 포트를 하나 생성시켜 주기 위함이다. USB를 통한 인쇄는 LPT 포트 등과는 별개의 문제인테 각 소프트웨어들은 프린팅을 위해서는 프린터 포트를 필요로 하므로 소프트웨어의 설치를 통해서 아래와 같이 새로운 포트를 생성하고 여기에 프린터를 연결하는 것이다.

결국, 패러럴 포트보다 월등히 빠른 USB 포트를 사용한다고 해서 인쇄속도의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얻는다. 물론, 설치가 쉽고 CPU의 점유율이 월등히 낮으며, 시스템의 자원을 덜 소모한다는 장점은 그대로 유지되기에 USB가 쓸데없는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대단히 무모한 결론이라고 하겠다.

이제 소프트웨어 및 성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