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son Stylus Photo 720, 마치면서

▶결론

엡슨 프린터는 스타일러스 컬러 모델이 출시될 때부터 전통적으로 컬러에 대단히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그 컬러출력 성능의 정점에 있는 것이 현재 출시되고 있는 Stylus Photo 제품군이다. 그러한 면에서, 이 제품이 중저가 시장용 제품군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컬러출력 품질을 보여주고 있는것은 그다지 놀랄만한 일은 아닐것이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흑백출력 부분이 어느정도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흑백문서의 출력이 주가 되지 않는, 컬러문서의 출력이 주가 되는 사용자층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바로 Photo Printer라는 계층이므로 사실상 큰 문제는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제품이 일반사용자 시장에 파고들기 위해서 디자인의 변경이 필요했음은 충분히 수긍이 가는 부분이지만, 그러한 변경과정이 아무런 개념을 가지지 않은, 단지 유행을 따라가기 위한 변경이라는 것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엡슨이라는 대기업에서 그러했다는 점이 필자를 더욱 실망케한다. 투명디자인보다는 차라리 실버메탈 톤의 디자인을 채택한다거나 아예 검은색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더욱 신선한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제품의 디자인 자체는 훌륭하지만 재질선택의 오류로 인해서 그러한 훌륭한 설정이 모두 버려지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는데에 매우 큰 아쉬움이 남는다.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품질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프린터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다만 투명 디자인이라는 것이 그 높은점수를 어느정도 깎아먹고 있으며, 느린 속도나 일반용지를 사용한 흑백출력시의 미흡한 품질 등 역시 점수를 높게 쳐줄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가격대 성능비를 고려한다면 20만원대 중후반이라는 적정선의 가격과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프린터들을 압도하고 있는 컬러사진출력시의 화질은 이 프린터가 가지는 단점을 상쇄시켜주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