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C 500, 마치면서

사실 필자는 복합기라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각각의 성능을 모두 뭉뚱그려 놓다 보니 어느하나 뛰어난 부분이 없을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사실 이 제품도 각각의 기능이 '뛰어나다'라고 보기는 힘들다. 중저가형 잉크젯 프린터가 가지는 인쇄 퀄리티와, 저가형 플랫베드 스캐너가 가지는 스캐닝 품질은 '고급 사용자'들의 구미를 맞춰주기에는 역부족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용도와 타겟에 대한 고려, 그리고 공간적 활용도를 생각한다면 이 제품의 가치는 극대화된다. 어차피 대개의 사용자들이 구입하는 프린터는 '적절한 품질'의 제품이며, 또한 스캐너 역시 필름스캔이나 이런 고급기능보다는 보다 사용하기 쉽고 저렴한 제품을 바라고 있다. 또한 스캐너와 프린터가 같이 놓일 경우 차지하는 많은 공간이 부담스럽다는 점 역시 작용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제품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가정용', 혹은 '복잡하지 않은 여러가지 작업을 다양하게 하기를 원하는 개인 사용자'라는 대상은 이 제품이 파고들기에 대단히 적절한 부분일 것이다.

패러럴 포트 하나만을 사용해서 프린터와 스캐너가 모두 연결되며, 또한 소프트웨어의 설치 역시 한번에 간단하게 끝난다는 것은 아직 스캐너 등을 설치하는데에 익숙치 못한 사용자들에게는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패러럴 포트를 사용한 스캐너라는 점에서는 안좋은 선입견을 가질 수 있지만 정작 성능에 있어서는 그러한 선입견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패러럴 포트를 사용한다는 점이 큰 문제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분명, 전문가나 다량/고품위 작업 등에는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위에서 누차 언급했듯이 적절한 수준의, 일반적이고 다양한 사용이 목적이라면 충분한 성능과 함께 뛰어난 공간활용성과 편리성을 한꺼번에 제공해 줄 수 있는 제품이라고 결론짓는 것이 가장 합당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