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Sony 10X ATAPI CD-RW Drive CRX145E-B

  
Sony = 최고 ???

  Walkman, Trinitron, PlayStation, CD, MD... 필자가 처음부터 밑도 끝도 없이 상품명을 쭉 나열한 것은 Sony라는 회사를 말하기 위해서이다.

  Sony(정확하게는 ソニ―株式會社(소니 주식회사, Sony Corporation))는 1946년 5월 7일에 창립한 회사로, 50년이 약간 넘는 역사를 가진 회사다. 반백년이라는 시간동안 Sony는 '세계 최초, 그리고 세계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 왔으며, 그에 부합하는 최고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해왔다. 그리고, Sony만의 개성적인 창의적 능력은 남들이 생각지 못한 물건을 계속 개발해 왔으며, 그 산물이 앞에서 말한 제품들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비슷한 연령의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 시간동안 과연 뭘 했으며, 뭘 이룩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필자는 Sony에서 만든 제품(트리니트론 모니터와 MD 워크맨)을 쓰고 있으며, 제품들에 대해 상당히 높은 만족도를 가지고 있다. 필자의 주변에서 Sony 제품을 쓰고 있는 사람은 꽤 있으며, 그들 모두 제품에 대해 아주 높은 만족도를 가지고 있다. (국산 제품은 언제쯤 이렇게 될지... @_@) 이렇듯, Sony는 다른 회사보다 한 급 높은 평가를 소비자들에게 받고 있다.

Sony CD-ROM Device???

  주변에서 Sony에서 만든 CD-ROM 드라이브를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지? 별로 없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필자의 친구가 SCSI 인터페이스의 12X CD-ROM 드라이브를 쓰고 있는 것 이외에는 테스트용으로 들어오는 Sony CD-ROM 드라이브만을 볼 뿐이다.

  CD를 만든 회사로서 CD-ROM 드라이브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할 것 같지만, 실제 Sony의 CD-ROM 드라이브 분야에서의 점유율은 상당히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상하게도 Sony는 컴퓨터용 CD-ROM 드라이브와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러나 Sony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CD-ROM 드라이브 응용 상품을 생각한다면 굳이 Sony가 컴퓨터용 CD-ROM 드라이브 사업에 전력투구 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PlayStation을 생각한다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Sony에서 CD-RW 드라이브 사업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원가 차이는 크지 않지만,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꽤 차이가 크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 때문인지, Sony에서 만든 CD-RW 드라이브를 시장에서 꽤 볼 수 있다. 이번에 리뷰를 할 CDR145E-B 또한 Sony에서 나온 CD-RW 드라이브로, 신형 드라이브답게 10X라는 빠른 기록 속도를 자랑한다. (그리고, 대중성을 위해 SCSI 인터페이스가 아닌, ATAPI 인터페이스를 사용한다.) Sony에서 만든 CD-RW 드라이브를 두 번째 테스트하는 필자에게 이전 제품에 비해 얼마나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를 하면서 리뷰를 시작하고자 한다.

                [테스트 환경]

포장, 구성물

  겉 포장(리테일 패키지)의 경우 일본에서 생산하는 제품답지 않게 미국적인 냄새가 솔솔 풍기는 박스다. 만약 일본 내부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라면 좀 더 화려한 외양의 리테일 패키지를 사용했겠지만, 이 제품은 흔히들 말하는 '수출용'(그 반대되는 개념이 일본 내부에서 사용되는 '내수용'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일본 제품들은 '내수용' 제품에 신경을 더 쓰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와는 정 반대되는 현상이지만...) 제품이기 때문에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는 리테일 패키지를 채택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패키지에 비해서는 상당히 차분한 느낌의 리테일 패키지에 구성물이 담겨 있다.

  재미있는 점이라면, "Storage by Sony"라는 문구다. Sony는 PC용 컴포넌트(쉽게, 컴퓨터에 들어가는 부품) 사업에 손을 어느정도 대고 있었는데, 그 분야가 바로 스토리지 기기(한마디로 저장장치) 사업이다. 그렇다고 개인이 쉽게 만질 수 있는 스토리지 제품은 아니며, DAT 백업 드라이브나 DDS, MOD 등 초고가 대용량 백업 솔루션 분야에 진출하여 어느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버나 워크스테이션 등의 백업 용도로 사용되는 드라이브들이다. 이러한 고신뢰성, 하이 퀄리티 제품의 혈통이 CD-RW 드라이브(앞에서 말한 드라이브들에 비해 '껌값' 수준이다)에까지 이어졌다라는 강조라고 볼 수 있다. (여담이지만, 백업 스토리지 사업부에서 CD-RW 드라이브까지 관리를 할 지는 모르겠다. @_@)

  포장을 뜯어서 구성물을 들어내면 CD-RW 드라이브가 언제나 그러하듯(이라고 말하기는 뭐하다. 국내의 경우 워낙 '가격경쟁력'을 생각하는 수입 업체들에 의해 번들 소프트웨어가 제외되어서 수입되기 때문에..) CD-RW 드라이브를 테스트하기 위한 CD-R 미디어 1장, CD-RW 미디어 1장 및 번들 CD 레코딩 프로그램이 들어있는 CD가 1장 들어 있으며, 매뉴얼과 아나로그 사운드 케이블 등이 들어있다.

겉모습

  겉 모습은 일반적인 내장형 드라이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면부를 보면 트레이와 그 밑으로 배열되어 있는 이어폰 단자, 볼륨 조절용 가변저항, 작동 상황을 알려주는 LED 인디케이터, 강제 사출용 구멍, EJECT 버튼 등이 배열되어 있다. (뭔가가 더 있어야지 쓸 꺼리가 있어서 쓸 수 있는데, 더 이상 배치되어 있는 것이 없다.) 단순히 앞에서만 본다면, CD-RW 드라이브라고 하기 보다는 CD-ROM 드라이브의 외형에 근접하는 느낌이 든다. 앞에 있는 10X/4X 표시와 CD-RW 지원 마크가 없다면 CD-ROM 드라이브라고 해도 그대로 믿을 정도로 CD-ROM 드라이브 같은 전면 디자인이다.

  전면 디자인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동작 상황을 알려주는 LED 인디케이터. LED 1개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모든 동작 상황을 하나의 LED로만, 그리고 한가지 색상으로만 나타내기 때문에 어떤 동작중인지 알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두가지 색상의 LED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2개의 LED를 사용했다면, 최소한 Read와 Write 동작은 구별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데, 원가 절감 차원인지 아니면 귀찮아서인지 단색 LED 하나만이 장착되어 있다. 실망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사실, Sony라고 하면 아기자기한 점으로 승부를 많이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런 조그만한 점의 경우에도 다른 회사가 만든 제품에 비해 실망하는 정도가 심하다.)

  후면 디자인은 장착할 때, 그리고 시스템을 분해했을 때 이외에는 보지 않기 때문에(혹, 시스루 방식의 케이스를 사용한다면 모르겠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후면 디자인이 나쁘면 설치시 상당한 막노동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후면부 디자인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 중 한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후면 디자인은 EIDE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CD 계열 기기들이 그러하듯 정형화의 길에서 더 이상 빠져나올 수 없음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다만, 한가지 다른 점이라면 왼쪽에 있는 접지 단자. 역시 '음향기기'를 만드는 회사라서 그런지, 오디오 CD 재생시 잡음의 주 원인이 되는 누설 전류를 방지하기 위해 접지 단자를 별도로 마련해 두고 있다. 거기에 맞는 케이블을 구하기가 어려운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접지 단자와 매뉴얼의 접지 단자에 관련된 그림)

  윗면에는 언제나 노란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CD-ROM 드라이브 가운데 이 노란 스티커 없는 제품은 '간첩'이 아닐까 한번 의심을 해 보기 바란다.) 노란색 스티커야 언제나 '1급 레이저 기기. 눈에 레이저 직접 쬐면 실명 위험 있음' 등의 무시무시한 단어만 늘어놓으며, CRX145E-B에도 동일하기 때문에 더 이상 설명을 할 것이 없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의 흰색 스티커의 경우도 제조 회사 같은 정보와 점퍼 설정에 관련된 정보이므로 크게 다를 부분이 없다. 단, 특이한 점이라면 EMI 합격 필증이 별도의 스티커로 본체에 붙어 있지 않고, 드라이브 윗면에 잇는 큰 스티커에 인쇄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위를 보면 각국 안전 기준을 통과한 마크가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EMI 검사가 엄격해졌나?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트래이의 경우 일반적인 CD-ROM 드라이브에 채용되는 것과 동일한 모양의 트래이다. 수직 장착을 위해서 4개의 걸쇠가 트래이에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수직 장착도 별 문제 없이 가능하다. 매뉴얼을 보면 수직 장착시 드라이브의 좌측 및 우측이 아랫 방향으로 갔을 때, 4개의 걸쇠를 어떻게 셋팅하는지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안내를 하고 있다. Sony다운 매뉴얼이라고 해야 할까? 트래이에는 싱글 CD(지름 80mm짜리 CD)를 놓을 수 있는 홈도 마련이 되어 있다. 그러나 싱글 CD는 수직 장착시 사용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싱글 CD를 사용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을 하면 싱글 CD를 위한 홈도 그렇게 쓸모있는 점은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 다만 필자처럼 싱글 CD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트래이의 앞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뭔가가 끼어 있다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인 CD-ROM 드라이브나 CD-RW 드라이브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다. 충격 차단을 위한 구조라고 생각된다. 기록 작업 중 트래이에 충격을 가하게 되면 기록 작업이 실패로 끝나게 되는데, 그런 현상을 최대한 막기 위해 트래이 앞부분에 완충 소재(고무 소재인 것 같다. 정확한 소재는 만질 수 없기 때문에 알 수 없다... @_@)를 마련하여 어느정도의 충격에도 기록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배려를 한 것이다. 이런 사소한 부분에 대한 정성이 오늘날의 Sony를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생각을 하게 된다.

(트래이 앞부분의 검은색 선 부분이 충격 방지용 완충 소재)

  트래이가 튀어 나오는 시간은 상당히 빠른 편이다. 필자가 '촐랑이'라고 부르는 Aopen 32X CD-ROM 드라이브의 트래이가 들어가고 나오는 속도와 거의 쌍벽을 이룰 정도로 빠른 트래이 동작 속도를 보여준다. 솔찍히 필자는 트래이가 조금 '무게있게, 중후하게' 열리는 드라이브가 좋은데, 이 부분에서는 그렇게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트래이가 빨리 열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용자라면, 10점 만점에 11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드라이브가 동작하지 않을 때 EJECT 버튼을 누른 뒤 트래이가 반응을 시작하는 시간까지는 약 1초 정도 걸리므로 버튼을 누르자 말자 튀어나와 트래이와 손가락이 부딪히는 일 등은 없을 것 같다. (1초 이내에 트래이 근처에서 손을 못치운다면, 손의 운동 능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