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삼성 SIS-3000U USB 스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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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Scanner

시스템이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는 장비 중에서 이미지 입력장비로는 스캐너와 디지털 카메라가 있다. 이 중에서 아무래도 디지털 카메라쪽이 용도가 다양하기는 하지만 문서입력의 효용성이나 경제적 측면 등을 고려했을 경우 스캐너쪽이 아무래도 구입의 가치가 높을수밖에 없고 그 결과 근래 들어서 프린터와 함께 컴퓨터의 기본적인 부가장비로써 자리잡아가고 있다. 기존에는 대개 핸디 스캐너나 시트피드 방식 스캐너가 사용되었으나 요즈음에 와서는 플랫베드 스캐너가 다양한 문서를 모두 포괄할 수 있다는 점이나 사용상의 편리성 때문에 표준이 되어가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스캐너의 보급률은 사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지지부진했으며, 작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작년에 스캐너의 구조에 일대 혁신이 불어온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기술이 갑자기 좋아진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캐너의 보급률이 급증한 것은 USB 주변기기의 급격한 증가와 그 맥락을 같이한다. 스캐너는 대단히 많은 이미지 데이터를 전송하는 장비이기 때문에 빠른 외부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그러나 USB의 출현 전까지 스캐너의 요구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인터페이스는 SCSI 밖에 없었다.(물론, 패러럴 포트도 사용가능한 인터페이스이긴 했지만, 단점이라는 온갖 단점은 다 가지고 있었다. 우선, 데이터의 전송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이미지의 전송 역시 대단히 느리고, 패러럴 포트의 특성상 CPU 점유율이 높으며, 데이터의 손상가능성 역시 높았다. 또한 패러럴 포트를 가상 SCSI 포트로 에물레이션하는 원리였기 때문에 드라이버 설치 역시 귀찮은 일이었으며, 각종 프린터 포트의 방식 및 프린터들과의 충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문제였다. 패러럴 포트용 스캐너를 쓰다가 SCSI 방식 스캐너를 사용한 사용자들은 다시는 패러럴 포트용 스캐너를 사용하지 않는것이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SCSI 인터페이스라는 것은 컨트롤러나 케이블 자체의 가격도 비쌌으며, 각각의 기기에 들어가는 회로의 단가도 대단히 비싸졌기 때문에 결국은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감은 패러럴 포트용 스캐너와는 비교할바가 되지 못했다. 이러한 것이 스캐너를 사용하기를 꺼리게 만드는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USB의 등장 이후 이러한 문제들이 모두 한번에 해소되는 길이 마련되었다. USB 인터페이스는 빠르며(물론 SCSI 보다는 느리지만 패러럴 포트에 비할 바는 아니다.), 또한 충돌을 일으킬 우려가 없었다. 여기에 핫 PnP라는 USB 고유의 특성과 SCSI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컴포넌트의 가격 등은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길을 열어주었고, 이후 USB를 사용하는 주변기기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에 이른다. 스캐너 역시 이러한 흐름을 따라서 USB 스캐너가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졌으며, 그간 보다 저렴하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가진, 그러면서도 편리함과 빠른 속도까지 갖춘 스캐너를 갈망하던 사용자들에게는 단비같은 제품이 되어서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한다.

이 제품 역시 그러한 추세에 따라서 만들어진 USB 스캐너이다. 판매원이 삼성전자라는 대기업이기 때문에(제조원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단지 OEM 받아서 판매만 할 뿐이다.) 몇몇 사용자에게는 신뢰감을 심어줄 것이다.(물론 몇몇에게는 정반대의...) 이 제품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제품소개

제품 내용물. 간단한 설치 매뉴얼과 케이블, 드라이버 CD가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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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내용물은 간단하다. 스캐너 본체와(생각외로 가볍다.) 간단한 설치 매뉴을 한장, USB 케이블, 드라이버 CD가 전부이다.(실제 판매되는 제품에는 제품 매뉴얼 2권이 더 포함되어 있다.) 자세한 사양을 보자.

제품의 사양은 그다지 특징적이지는 못하다. 흥미로운 것은 오히려 제조국이다. 이 제품은 PRIMAX라는 중소기업에서 제작하고 삼성전자에서 판매대행을 하는 제품인데, 제조국이 놀랍게도 PRK로 되어 있다. PRK는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즉 북한을 의미한다. V-zone 모니터에 이어서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한 제품이 하나 더 등장한 것이다. 분명 북한은 노동력의 가격은 어느곳보다도 저렴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전선(戰線)을 마주대하고 있는 적국(국가수뢰가 왔다갔다 하기는 하지만 양쪽에서 서로 이마에 총을 들이대고 있는 상황은 분명 적국이다.)이기에 각 기업의 투자가 어렵기도 하거니와 업체들이 투자를 꺼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측으로의 투자는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남북교류나 뭐 이런 문제를 떠나서라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설마 이러한 발언들이 북측 고무 찬양죄에 걸리는건 아닐지.. -_-;)

광학해상도는 600DDPI 수준이며, 여기에 화소보정기술을 사용하여 최대 19,200DPI의 해상도를 보여준다고 되어 있다. 대개의 사용자들이 최대해상도에 상당히 민감한데, 사실 보정기술에 의한 최대해상도는 고려할 이유가 없다. 일반 사용자가 사용하는 해상도는 대개 300DPI 선이며, 600DPI도 사용할 기회가 사실상 거의 없다. 또한, 화소보정기술에 의한 확대는 화질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디지털 카메라에서의 '디지털 줌'과 같은 개념으로 해석하면 된다. 또한, 대개의 저가형 스캐너들이 과도한 해상도 확대상황에서는 렌즈의 진동으로 인해서 제대로 된 화질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2,400DPI를 넘어가면 의미를 잃어버린다.(이런 스캐너들이 정말로 19,200DPI 정도의 해상도를 보일 수 있다면 그 누가 수백만원의 돈을 주고 필름스캐너를 구입하겠는가) 어쨋든 일반 사용자가 사용하기에는 무난한 해상도라고 할 수 있다. 문제점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스캔을 하는가일텐데, 그것은 뒤에서 자세히 일아보도록 하겠다.

제품 디자인

이 제품은 상당히 큰 편에 속한다. 비록 무게는 가볍지만, 그 크기는 대단히 크다. 대개의 USB 타입 스캐너들이 슬림한 형태를 가지는 것에 반하면 대단히 의아한 부분이다. 크기 역시 컴팩트 사이즈와는 거리가 멀다. 마치 예전의 중형 스캐너를 보는 기분이다.

정면에는 삼성전자의 로고가, 그리고 윗부분에는 제품의 로고가 붙어 있다. 전반적으로는 '과연 이것이 대기업의 제품인가'라는 인상이 들 정도로 투박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판매만 대행하는 제품이며, 사실은 중소기업의 제품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투박한 디자인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과연 그렇게까지 해서 판매품목만을 늘리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겠는가를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단지 '삼성에서도 스캐너를 판매한다'라는 것만을 과시하기 위함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으며, 자사의 컨셉과 고유의 디자인을 가지는 다른 회사들(HP나 엡슨, 캐논 등)의 스캐너들과 대단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어찌되었던, 제품의 외관에서는 별다른 특징을 찾아볼 수 없다. 대다수의 USB 스캐너가 그러하듯이 전원버튼은 별도로 위치해 있지 않으며, 전원 어댑터의 케이블을 뽑으면 꺼지는 구조이다. 또한 근래 스캐너들이 취하고 있는 '원터치 스캔 버튼' 역시 가지고 있다. 이 버튼이 행하는 것은 대개 TWAIN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호출하는 것으로써, 바탕화면에 있는 단축아이콘을 클릭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스캐너 윗부분의 덮개는 두꺼운 책 등을 스캔하기 위해서 빠지기 쉽도록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좀 약해보인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겠다. 경첩 부분이 지나치게 얇으며, 또한 커버가 뒤로 꺾이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도 보이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면 커버가 뒤로 꺾이면서 경첩이 날아갈 우려가 있다.

어떻게 보아도 경첩 부분이 약해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으며, 경첩 부분에 뭔가 보호장비를 하지 않으면 이로 인한 소비자의 불만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위로 빠지게 되어있기는 한데, 지나치게 쉽게 빠지기 때문에 조금만 두꺼운 원고를 스캔한다 하더라도 덮개가 들려서 빠지게 된다.

스캐너의 하단부에서는 고정 락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스캐너의 이동에 따른 CMOS 센서의 이동을 막기 위함이다. 스캐너의 이동시에는 CMOS의 센서 부분이 흔들리게 되며 이것은 이후 스캔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따라서 이동시 등에는 움직임을 막아야 하며 이것이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해 주는 부분이다. 물론 이런 락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CMOS가 움직이는 레일 자체를 좀 뻑뻑하게 한 저가형 스캐너도 존재하지만 그럴 경우 스캐닝 중 센서가 진동한다던가 하는 현상이 발생해서 화질을 대단히 낮추어버린다.

이 스캐너는 삼성이라는 대기업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외부 디자인이나 세부적인 디테일에서는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사의 이미지를 가지는 제품을 만든다기 보다는 단지 제품 라인의 확보에만 급급한 나머지 자사의 기술로 만들지 않고 외부의 중소기업에서 적당한 것을 물색하여 OEM한 것으로 해결하려는 삼성의 기회주의적 상술이 보이는 것 같아서 대단히 아쉽다.

내부 구조

내부의 구조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오른쪽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USB단자와 주요 회로기판 부분이다. 이 위에 USB 디바이스 컨트롤러와 전원공급부 등이 위치한다. PCB는 단순한 편이며 각종 칩이 위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래 있는 네모난 단자가 USB단자, 그리고 왼쪽의 둥그런 단자가 전원 어댑터 연결단자이다.

스테핑 모터 부분은 대단히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다. CMOS 센서의 특징상 CCD 소자보다는 그 구조가 훨씬 단순해지며 따라서 전체 센서 어레이의 무게가 가벼워지기 때문에 스테핑 모터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러나 스테핑 모터의 크기가 크지 않다는 것은 곧 이 제품의 스캔속도가 빠른편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특징을 암시하고 있다. 모터의 힘이 지나치게 부족할 경우 그러한 공백을 메꾸기 위해서 기어를 사용해서 속도를 줄이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 대개 이동시 센서 어레이의 진동이 야기되는 경우도 가끔씩 볼 수 있다.

센서 어레이 부분의 무게는 실상 많이 나가는 편은 아니지만, 그 무게에 비해서 차지하는 부피는 대단히 큰 편이다. 센서 어레이의 외부에는 CMOS 소자에 전력을 공급해 주기 위한 콘덴서 및 작은 회로기판이 보이는데, 깔끔하게 되어 있다고는 볼 수 없는, 중소기업의 제품이라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비록 이것이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이라고는 하지만 사분명히 사용자의 눈에 보이는 부분이기 때문에 마무리에 좀 더 신경을 써 주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역시 외산 스캐너들과는 대단히 비교되는 부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제품의 실제 성능을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