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815에서 달라진 점은?

 i815, 일명 Solano에서는 인텔이 한 걸음 물러 섰는지 완벽한 SDRAM 체제로 바꿨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것으로 i815는 i810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스펙 또한 694x와 상당히 흡사하다. MCH로는 i815 칩셋을, ICH로는 i820에서 사용하였던 FW82801A 칩셋을 사용한다. 그리고 메모리 클럭에 대한 조절도 함께 이루어졌다.

• FSB와 메모리 클럭의 동기화

  i815는 FSB 133을 공식 지원한다. 그에 따라 오버클럭이 상당히 유동적이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말이다. 필자가 i815를 처음 받아서 테스트를 위해서 Coppermine 500E와 Kingmax PC 133 메모리를 설치 한 후에 부팅했을 경우 황당한 화면을 볼 수 있었다. 다름 아닌 "Main Memory Clock is 100MHz"란 문구이다. 분명히 133으로 설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100MHz로 디텍션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알아본 결과 생각치도 못한 답변을 받았다. 인텔에서는 FSB와 메모리 클럭을 동기화 한다는 발표를 했고 이를 i815에 적용한다는 것이었다. 즉 FSB가 100MHz이면 아무리 PC 133 메모리를 사용해도 PC 100 메모리와 같은 다를 바가 없다는 뜻이다. 또한 인텔에서도 공식 발표한 내용이다.

  이는 성능상의 문제까지 이어지므로 Coppermine EB 시리즈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PC 133 메모리를 무용지물이 된다. 생각해 보면 우습다. 인텔이 PC-133 메모리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들의 Coppermine EB 시리즈를 부각 시키려는지 그 의도를 짐작할 수는 없지만 둘 중 하나는 분명하다. 실제로 EB 보다 E 시리즈가 오버 클럭에 더 강하다. 100MHz에서 150MHz로 오버 클럭하는게 더 효율적이겠는가, 아니면 133MHz에서 150MHz에서 오버 클럭하는게 더 효율적이겠는가? 어차피 오버클럭은 메인보드에서 150MHz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 최근 출시되는 메인보드는 다 그렇다. BX를 제외하면 말이다. BX 메인보드의 경우에는 200MHz까지 1MHz 단위로 오버클럭이 되는 무서운 것들도 있다.

 하지만 고맙게도 FSB 133으로 설정했을 경우에는 PC-100 메모리 사용자를 위해서 다운 클럭 설정은 가능하였다. 인텔의 조그마한 배려라 생각하면 된다.

 하여튼 이 부분은 어쩌면 i815의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 공짜 심리에 강한 국내 사용자들 대부분은 EB가 아닌 E 시리즈의 CPU를 구입했고 여기에 PC 133 메모리를 사용하여 오버 클럭을 했을 것이다. 그것을 감안한다면 국내에서는 인텔 신봉자에게도 외면을 당할지 모른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일지도...

• SDRAM Only

 i815가 RDRAM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기존의 SDRAM 세력을 자기편으로 해보겠다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 아닐까? via의 694x 사용자는 물론이고 BX 사용자까지 확실하게 i815 팬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생각하면 된다. RDRAM 가격이 SDRAM과 비슷했다면 아마 이러한 전략은 펼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i815란 존재도 세상에서 없었을지 모른다.

 같은 실수를 두 번씩 되풀이할 인텔이 아니다.

• Celeron은 어디로?

 셀러론은 486 SX와 같은 처지이다. 486 SX는 486 DX가 가격이 높아서 사용자들이 쉽게 선택을 하지 못하자 여기에서 Co-Processor를 제외하고 저가로 만든 제품이다. 셀러론 역시 펜티엄 II에서 2차 캐쉬를 빼고 저가로 만든 모델이지만 추후에 다시 캐쉬를 포함한 멘도시노를 출시하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멘도시노는 i815에서는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셀러론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것인가? 다행히도 최근 출시하고 있는 코퍼마인 코어를 내장한 셀러론의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다. 이는 0.25 공정의 셀러론은 사용할 수 없고 0.18 공정의 셀러론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테스트에서도 코퍼마인 코어의 셀러론은 제대로 인식을 하였다. 또 하나, 일반 멘도시노 역시 제대로 인식하였다. 그럼 인텔의 발표는 허위 발표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셀러론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AMD의 듀론은 누가 상대할 것인가? 현재 i815 칩셋은 베타 버전이다. 완전한 버전의 칩셋은 6월 중순이나 발표될 것이다. i815에서 멘도시노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표는 6월 1일날 되었고 필자가 테스트하고 있는 제품은 그 이전에 만들어진 칩셋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므로 추후에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 ICH & ICH2

 ICH는 South Bridge의 역할을 대신한다. 여기에서는 각종 I/O를 제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i815는 두 가지 버전이 있다. ICH를 내장한 i815, ICH2를 내장한 i815E로 구분이 된다. ICH2에 대한 언급은 아직 없기 때문에 정확한 스펙은 모르지만 알려진 바에 의하면 4포트의 USB를 사용할 수 있고 Ultra DMA 100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i815E의 경우에는 7월 정도에는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스펙은 제품이 출시될 때에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 부분을 694x와의 대결에서 사용될 무기 중 하나라 생각하며 694x의 후속 버전이 출시되지 않는 한 ICH2를 내장한 i815E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4포트의 USB 지원은 이미 694x에서 지원되고 있으니 넘어가고 Ultra DMA 100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지원하는 메인보드가 극히 드물다. Ultra DMA 33과 66의 차이가 거의 없었으므로 100의 경우에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숫자에 민감하다. 일단 최신의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을 자극한다면 어느 정도 인텔이 우세하지 않을까 한다.

• 내장 그래픽 기능의 성능은?

 i810의 실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내장 그래픽 코어의 성능 때문이다. 생각보다 낮은 퍼포먼스와 함께 외부 그래픽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AGP 포트가 없어서 사용자들은 인텔만 믿고 i810을 구입했다가 눈물만 삼킨 것이다. 다행히도 PCI 방식의 그래픽 카드가 간간히 출시가 되어서 위안을 삼았지만.

 이러한 전철을 밟을 것인가? 다행히도 한가지 부분에서는 그러한 염려는 없다. 내장된 그래픽 기능과는 상관없이 별도의 AGP 포트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내장 그래픽 기능이 마음에 안들면 외부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물론 비용은 이중으로 지출이 되겠지만. 항간 소문에 의하면 i815에는 그래픽 기능이 내장된 것과 내장되지 않은 것이 나올 것이라는 말도 있다.

 통합 칩셋의 성능은 믿을 수가 없다. i810도 그러했고 기존의 통합 그래픽 칩셋들 역시 그러했다. i815는 어떠할까? 역시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별도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없다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만 하고 사무용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i815 메인보드의 가격은 20만원에 조금 못 미친다. 차라리 싸구려 BX에 Riva TNT 2 M64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자세한 벤치마크 결과는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겠다. 그 만큼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는 미안하지만..

결론

 결론은, 한 마디로 말해서 인텔이 측은하게 느껴질 뿐이다. 실수의 연발이 만들어낸 결과는 참담할 뿐이다. Via의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어서는 결과만 만들어낸 것이다. 필자는 은근히 i815에 기대를 해보고 싶다. 하지만 기대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그 만큼 실망도 크겠지만. 그럴 경우에는 설마 인텔측의 실망에 비할 데 있겠는가.

 이것으로 i815에 대한 프리뷰?를 끝내겠다. 프리뷰가 아니라  글을 쓰다보니 인텔 비관론이 되어 버려서 유감이지만 그렇다고 인텔에 악감정 같은 것은 같고 있지 않다. 단지 애석할 따름이다. 다음에는 좀더 정확한 벤치마크 자료를 토대로 인텔의 미래를 점쳐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