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후지쯔 10,000RPM HDD MAJ3364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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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RPM과 고용량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성능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세가지 기준을 들라고 하면 우선 RPM을 들 수 있으며, 그 다음이 억세스타임,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록밀도를 들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RPM수는 지속적으로 발전해서 일반 사용자 시장에는 이제 5,400RPM이 저가형으로, 7,200RPM이 고가형 드라이브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일반 사용자용 드라이브가 7,200RPM대로 뛰어오르면서 웍스테이션 몇 서버용 드라이브들은 기존의 7,200RPM에서 10,000RPM 및 그 이상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현재 거의 모든 회사에서 10,000RPM의 서버용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으며, 시게이트는 15,000RPM 대의 하드디스크를 출시한 상태이다.

10,000RPM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선결과제가 여럿 존재한다. 최우선시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진동의 해결이다. 고속으로 돌아가는 플래터인만큼 진동과 충격에는 대단히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 때문에 안정적인 스핀들모터 기술의 확보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현재 7,200RPM 이상의 고속 RPM을 자랑하는 하드디스크들은 대개 동압유체 베어링을 사용하고 있다. 동압유체 베어링에 대해서는 이전 피코버드 시리즈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서 소개되었던 만큼 이것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넘어가도 무방하리라 생각한다.(이후, 이 베어링이 가지는 특징에 대해서 다시 별도로 다룰 생각이다)

또하나의 문제점은 발열이다. 많은 사용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구조 중 내부의 상태에 대해서인데, 하드디스크 내부는 진공이 아니라 '청정공기'로 되어 있다. 대개 1입방미터 내에 10마이크로미터의 직경을 가지는 먼지가 100개 이하로 존재해야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반도체 공정에서는 이 기준이 10개로 더욱 엄격해진다. 왜 그런지는 굳이 설명을 안해도 무방히리라.) 이러한, 내부의 공기는 하드디스크의 플래터가 회전하면서 플래터와의 마찰을 일으킨다. 아무리 공기이며, 아무리 플래터가 평평한 면이라지만 분당 10,000회를 회전하는 플래터에게, 주변의 공기의 존재는 매우 버거운 것이며, 엄청난 마찰열을 발생시킨다. 그러면, 열은 왜 문제가 될까. 다들 아시다시피 하드디스크라는 것은 자기저장매체이다. 모든 자성체는 열이 올라가면 특성을 유실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물질의 특성 중 하나인 '퀴리 온도'에 도달하면 모든 자성을 상실한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발열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설마 퀴리 온도에 도달하지는 못하겠지만, 온도가 올 라갔을 때 자성체에 좋은 영향을 미칠리는 만무하다.

성능의 또다른 기준인 억세스타임의 경우는 자잘한 파일들을 카피할 때 그 위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이것은 하드디스크 플래터의 크기가 커질수록 보다 짧은 시간을 구현하기가 어려워진다. 더불어 정교한 스테핑 모터 제어기술 역시 선결과제로 남는다.

마지막으로, 플래터의 기록밀도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기록밀도는 비단 속도 뿐만 아니라 하드디스크의 폼팩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대개의 10,000RPM 하드디스크의 경우 개인사용자용 보다는 서버나 웍스테이션 시장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고, 이런 경우 엄청난 용량 역시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이들 하디드스크 드라이브들은 대개 수십 GB의 용량을 가지는 모델이 같이 출시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폼팩터(3.5"의 폭과 1"의 두께)에서는 플래터를 최대 4~5장밖에 수용하지 못하며, 그래서 고용량화의 어쩔 수 없는 대가로써 하드디스크는 하프 하이트(1.6")의 두께를 가지게 된다.(물론, 이전의 모델들은 풀 하이트(3.2", 시디롬 드라이브의 두배 두께)를 가지는 모델들도 있었다.) 하프 하이트의 폼팩터에서는 10장까지의 플래터를 수용할 수 있어서 고용량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들은 우선 하프 하이트로 출시되는 경향이 있다.

1"의 폼팩터와 1.6" 폼팩터의 차이. 두께의 차이가 확연하다. 물론 플래터의 수치도.
왼쪽은 시게이트 차타 36LP모델, 오른쪽은 치타 73 모델

하지만, 하프 하이트 폼팩터의 경우에는 장착할 수 있는 시스템에 제약을 받는다거나 공간적인 제약을 받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게 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플래터당 기록밀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플래터당 기록밀도의 향상은 폼팩터의 변화 뿐만 아니라 성능의 변화까지도 가져온다. 트랙당 섹터의 수를 증가시킴으로써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같은 거리를 읽어낸다 하더라도 그 때 읽어들이는 데이터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제품사양

이번에 리뷰하는 제품은 후지쯔 알레그로 시리즈의 최신 모델이다. 36GB 거대 용량을 제공하면서도 1"의 로우 프로파일 폼팩터를 가진다. 10,000RPM이라는 최고수준의 속도와 앞서 언급한 용량을 생각한다면 이 제품이 타겟으로 하는 시장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엔터프라이즈 서버 마켓이다. 자세한 제품 사양을 보자.

플래터 수가 5장이라는 것이 우선 눈에 띈다. 일반적인 1" 폼팩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경우 대개 최대 4장까지만 수용한다. 그러나 이 제품에서는 5장을 수용해서 용량을 최대한으로 확보하고 있다. 물론, 그에 대한 반대급부도 존재한다. 바로 스핀 업에 걸리는 시간이다. 이해가 쉽게 표현하자면 '시동거는' 시간이다. 이 제품의 RPM도 10,000으로 높기도 높거니와 플래터 장수가 5장이 되다 보니 스핀들 모터가 떠받쳐야 하는 무게와 부담이 대단히 늘어났으며, 그 때문에 스핀 업에 걸리는 시간이 무려 30초나 소요된다. 대개의 일반적인 하드디스크들이 10초 내외의 스핀 업/다운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하면 상당히 특이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서 컴퓨터에 전원을 넣은 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정상동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무려 30초라는 것은 사용자들에게 있어서는 대단히 기다리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으나 이 제품이 서버에 들어가는 제품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내충격성 및 내진동성이 대단히 약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겠으나 그것은 매우 높은 RPM과 높은 기록밀도에 수반되는 반대급부로써, 동급의 하드디스크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약점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설혹, 내충격성과 내진성이 더 약하다 한들 누가 대당 200만원을 호가하는 이러한 서버용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포장하지 않은 채로 손에 들고 쫄래쫄래 돌아다니겠는가.

외양

제품의 외양은 후지쯔 하드디스크의 전통적인 모습보다는 오히려 IBM의 하드디스크에 가깝다.

윗면과 아랫면의 모습. 윗면에는 간단한 레이블이 붙어있고 아랫면에는 컨트러와 버퍼를 비롯한 각종 컴포넌트가 부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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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면과 뒷면의 모습. 흥미로운 점은 외부 주물이 대단히 복잡한 형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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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가 주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윗부분 커버만이 프레스된 금속판으로 구성된다. 흥미로운 점은 주물의 형상이 대단히 복잡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발열을 고려한 모습이다. 10,000RPM이라는 고속 하드디스크에서 발생하는 열을 최대한 외부로 방열해주기 위한 설계로써, 외부의 표면적을 최대화하려는 것이다. 대개의 10,000RPM 하드디스크들 역시 같은 방법으로 하드디스크의 온도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전면부에서는 각종 점퍼들을 볼 수 있는데, LVD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터미네이션 점퍼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이전에 리뷰했던 MAE3091LP 모델에서도 그러했는데, 아마도 후지쯔의 하드디스크들의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Qlogic사의 컨트롤러가 메인 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4MB의 버퍼가 장착되어 있다.

다음 페이지에서 실제 성능에 대해서 논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