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Luckytech SM-P69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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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Apollo Pro 133A 칩셋

요사이 팔리고 있는 메인보드를 보면 인텔 칩셋보다는 VIA의 694X 칩셋을 사용한 것이 더 많이 보인다. 현재 구할 수 있는 펜티엄 III 용 메인보드의 태반은 바로 이런 칩셋을 사용한 것이다.

왜 이렇게 갑자기 VIA의 칩셋이 메인보드 시장에서 큰 입지를 가지게 되었을까? 그것은 쏟아지는 신기술과 더불어 인텔의 칩셋이 발전을 더디게 했다는 데에 그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인텔의 BX 칩셋은 98년 4월에 발표되었으며, 지금도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제 막 만 3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무려 3년이나 장수한 칩셋인데, 이것은 이전의 칩셋들이 1년 정도의 수명을 가졌던 것에 반해서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인텔은 이후 새로운 칩셋으로 i810과 i820, i840을 출시했지만 사실상 이 세가지 칩셋은 전혀 성공하지 못했다.  i810의 경우는 통합된 설계로 인해서 많은 사용자들이 이러한 통합형 구조를 업그레이드의 난처함 때문에 피하고 있으며, i840은 서버용으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어차피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큰 메리트를 가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i820은? i820은 분명 뛰어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칩셋이다. AGP 4X와 더불어 노스브릿지/사우스브릿지 구조를 탈피한 새로운 허브 아키텍쳐, 또한 FWH를 적용한 높은 보안성 등 흠잡을 곳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i820이 사용하게 되어 있는 메모리인 RDRAM의 공급부족 및 그 가격이 i820 칩셋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일반 사용자 시장에서 RDRAM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혹여 구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 물론 SDRAM도 i820 칩셋과 함께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MTH(Memory Translation Hub)인 i82802 칩셋을 별도로 필요로 하며, 이렇게 별도의 칩셋을 거치기 때문에 당연히 원가도 상승하며, 전체적인 효율 도 떨어진다. 실제로, 같은 SDRAM을 사용하고 같은 클럭으로 동작한다면 i820과 BX 칩 중에서 BX 칩셋이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물론 AGP 4X나 UDMA66등은 예외지만) 또한 얼마전에 인텔이 인정한 바와 같이 i820 칩셋은 ECC SDRAM의 사용시에 문제가 발생한다. 요약하자면, BX 칩을 사용하기에는 AGP 4X나 UDMA66, 133MHz의 FSB 등의 최신 기술들이 너무나 아쉽고, 그렇다고 i820을 쓰자니 가격은 비싸고, 성능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 VIA의 694X 칩셋이다. VIA가 이 틈새시장을 노렸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 얼마전에 벌어졌던 AGP 4X와 관련된 해프닝이다. 이 Appolo Pro 133A 칩셋은 초기에는 AGP 4X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 스펙상으로는 지원하지만 실제로 쓰려고 하면 시스템과 충돌하거나 엄청나게 줄어든 퍼포먼스만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불신을 샀다. 내부적으로 완벽하지 않은데에도 무리하게 제품을 출시한 것은 바로 그러한, 새로운 칩셋을 갈망하는 사용자들에게 인텔보다 한발 더 먼저 다가서자라는 VIA의 의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에 와서는 기존의 버그들은 패치가 되어 있고,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번에 리뷰하는 럭키테크의 SM-P694A 메인보드 역시 VIA Apollo Pro 133A 칩셋을 탑재하고 있다. 어떠한 특징과 성능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아보도록 하자.

제품사양 및 구성물

이 제품은 일반적인 Apollo Pro 133A 칩셋 기반의 메인보드들이 가지는 특징을 거의 그대로 수용하고 있으며, 더불어서 소켓과 슬롯을 모두 탑재하고 있어서 어떠한 프로세서라도(물론, 인텔 계열만)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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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물은 보드와 매뉴얼, 드라이버시디, 그리고 FDD 및 EIDE 케이블 각 1개씩으로 평범한 구성을 보인다.

레이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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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아웃을 보면 흥미로운 점 몇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이 메인보드를 다른 보드들과 완전히 다르게 규정지어 버리는 것은 바로 전무후무한 "풀컬러 PCI 슬롯"이다. 물론 흰색의 ISA 슬롯 역시 흔한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 ECS 보드 등에 잠시 채용된 적이 있다. 하지만 "PCI 슬롯은 흰색"이라는 것은 거의 불문율처럼 지켜져 왔으며(슬롯 컴퍼넌트의 제조사가 흰색만을 고집했는지, 아니면 표준이 정해져있는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갈색의 AGP/흰색의 PCI/검은색의 ISA라는 "비공인 표준"이 거의 정해져있다시피 한 상황에서, 총천연색의 PCI 슬롯은 확실히 특이한 것임에 틀림없다.

테크노아의 문모 테스터의 말을 빌자면 "이 메인보드는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케이스를 열어야만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라는 황당한 생각까지도 하게만든다. 물론, PCI 슬롯의 순위를 가늠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실상 PCI 슬롯들은 순서대로 번호가 정해져 있으며 그 번호들은 PCB 위에 마킹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이의 구별에 큰 불편을 느낄리는 없다. 과연 "보여주기 위한" 것에 이러한 풀컬러 PCI를 사용해야만 했는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아함만이 남는다.(원가상승을 초래하지 않는다면 신선한 시도로도 볼 수 있겠지만)

프로세서 소켓/슬롯 부분을 보자. 인텔의 프로세서는 캐시로 인한 인텔의 삽질 덕택에 소켓370과 슬롯1이라는 2가지 형태로 분화되어 있다. 그래서 소켓 방식 메인보드에는 슬롯 방식의 프로세서는 아예 사용할 수 조차 없으며, 슬롯방식 메인보드에는 소켓방식의 프로세서를 장착할 수는 있지만 라이저카드라는 별도의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며, 또한 라이저카드를 사용했을 경우 회루구성의 변경으로 인해서 고클럭에서는 특성을 탄다거나 하는 문제점을 발생시켰다. 이 메인보드에는 소켓/슬롯을 모두 탑재하고 있어서 어떠한 프로세서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다만, 그 결과 메인보드상의 공간이 부족하게 되어서 여타의 보드들보다 PCI 슬롯의 수가 하나 적은 4개로 줄어들었다. 이와 더불어, 소켓과 슬롯 양쪽 모두와 최적화된 데이터 교환을 위해서 노스브릿지 칩이 45˚ 틀어져 있다는 점도 특이한 점이다.

레이아웃 상에서 보이는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I/O 커넥터의 위치이다. 대개의 ATX 타입 메인보드는 FDD, HDD등의 커넥터가 보드의 뒤쪽에 위치해서 확장슬롯을 방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보드에서는 AGP 슬롯 바로 밑에 AMR 슬롯이 위치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좋은 배치이다. AMR 슬롯은 슬롯 하나만큼의 공간을 쓰지만 실질적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AGP 바로 아래쪽을 비워놓는 격이 되며, 이것은 VGA 카드의 발열효율에 도움을 준다. 그런데, 이 보드에서는 이 빈자리에 케이블 커넥터가 위치하고 있다. 공간효율성을 높인 것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VGA 카드의 쿨러 위로 케이블이 지나가게 된다. 근래의 VGA 카드들은 고클럭화고 인한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서 쿨러는 거의 필수적으로 장착하는 추세인데, 쿨러 위를 케이블이 덮고 있으면 방열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리가 만무하다. 커넥터의 위치라는 점에 있어서는 재고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Apollo Pro 133A에 사용되는 VT82C686A 사우스브릿지는 "수퍼 사우스"라고 불린다. 이 칩이 수퍼 I/O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Apollo Pro 133A나 Apollo KX133 메인보드에서는 수퍼 I/O 칩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 사우스브릿지에는 또한 AC97 및 MC97 코덱을 포함하고 있어서 필요할 경우에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사운드카드 및 모뎀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이들 칩셋을 사용한 대다수의 메인보드에서는 메인보드 위에 사운드 기능을 구현하는 단자(라인 인/아웃, 마이크, 미디포트)를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보드에서는 그러한 단자는 제외되어 있다. 다만, 설계시에는 이들을 고려하였는지, 장착할 수 있는 자리는 남아 있다.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AC97의 음질에 만족하지 못하고 별도의 사운드카드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여 원가절감 차원에서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AC97을 그대로 사용하겠다면 AMR 슬롯을 사용한 포트 확장으로 AC97을 사용할 수는 있다. 다만 AMR 슬롯용 기기가 국내에 들어오고 있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는 "균형이 잡혔다"라기 보다는 "어딘가 어색하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 레이아웃이다. 물론 CPU 소켓과 슬롯을 모두 장착함으로써 위치의 변경이 불가피했겠지만 I/O 커넥터의 위치는 정말 최악이다. 또한 풀컬러 PCI 슬롯 역시 불가해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