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하자!

이 부분에서 필자는 대단히 망설였다. 과연 내가 이것을 분해해도 무방한가라는 자아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던 차, 그 뜯기 어려운 Xeon 프로세서도 분해했는데, 뭘 못하겠는가라는 점과, 내부 구조가 대단히 궁금하며, 또한 필자처럼 엄청난 궁금증을 가지고 있을 독자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과감히 분해해보기로 결단을 내렸다.(하지만, 이 제품의 단가는 이전의 그 Xeon 프로세서의 두배 정도라는 것을 상기할 때마다 결정을 번복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은 부인하지 못하겠다. -_-;)

제품의 윗면 사진. 소모전력과 용량, 인터페이스 등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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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작은 십자드라이버 하나만 있으면 된다 큰 그림을 보려면 그림을 클릭

제품의 외관은 대단히 단순하다. 윗면에는 사용전압, 소모전력, 모델명, 용량, 인터페이스, 주의사항 등이 적혀있는 레이블이 있으며, 아랫면은 단순히 볼트 몇 개로만 조여져 있다. 사실 이것이 잘 안열리면 어떻하나라고 걱정은 했는데, 의외로 대단히 쉽게 열렸다. 단지 소형 십자드라이버 하나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었다.

일반적으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조이는 나사 부분은 육각나사나 혹은 육각형이면서 안쪽에 돌기가 있어서 특정한 형태의 드라이버가 아니면 열 수 없도록 되어 있으며, 또한 커버를 벗기면 바로 제품보증은 물건너간다고 쓰여있는 스티커가 대문짝만하게 붙어있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큰 차이점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러한 차이점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중에 팔리고 있는 메모리에 껍데기를 씌워 놓은 것이 없듯, 이 제품의 외부 케이스는 단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용 베이에 달 수 있도록 하는 프레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먼지에 별로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제품이기에 그러한 부분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세워놓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뒷 커버를 분리한 모습. 큰 그림을 보려면 그림을 클릭

볼트 네 개를 조심스레 풀어내고 나면 뒷커버가 분리된다. 아니나다를까 내부에도 별로 큰 준비라거나 대비책을 세워놓은 것은 보기 힘들다. 바로 메모리 기판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2층으로 이루어진 기판이 있으며, 각 기판에는 앞뒤로 플래시메모리가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래가 전체 부품의 구성도이다.

분해된 전체 부품. 생각외로 대단히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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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메모리 보드의 모습. 플래시메모리 8개가 한 면에 붙어 있다. 큰 그림을 보려면 그림을 클릭

여기에 사용된 각각의 칩은 각기 32MB씩의 용량을 가지는 플래시 메모리 칩이다.

사용된 칩의 모습. 50ns의 속도를 가지고 20MHz로 동작하는 256Mbit 용량의 플래시메모리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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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칩 32개로 1GB의 용량을 구현하고 있다. 당연히, 정확하게 1GB의 용량을 가진다. 이들 칩은 2개의 기판에 한면에 8개씩, 4면으로 나뉘어서 붙어 있으며, 2개의 보드는 작은 접점을 통해서 연결되어 있다. IDE 컨트롤러가 붙어 있는 주기판(?)에는 이들 칩을 컨트롤하는 컨트롤러가 붙어 있는데, 이 칩이 이 제품을 디스크로 인식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메인 컨트롤러 칩(으로 추정되는 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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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자신도 실리콘디스크라는 제품을 말로만 들었지 실물은 처음 보게 되는 것인데, 제품의 분해는 기대만큼의 긴장감(?)을 주지는 않았다. 차라리 지온 프로세서의 분해때 더욱 긴장감이 있게 분해했는데....... 여하튼, 그 구조가 상당히 특이함을 알 수 있었다. 32MB의 플래시메모리 칩이 32개 붙어서 1GB를 구성한다는, 그리고 그것이 "하드디스크"로 사용된다는 엽기적인 발상은 놀랍기 그지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황당한(!!!) 구성의 하드웨어는 어느정도의 성능을 가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