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측정

제품의 성능은, 앞서 본 제품 사양에서 보이듯이 뛰어난 편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는 있다. 제품의 성능측정을 위해서 윈벤치를 사용해 테스트해 보았다.

테스트 시스템의 사양은 Athlon 650MHz, 128MB PC133 Memory, Aopen AK-72 메인보드 등이며, 비교 대상이 되었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는 얼마전 리뷰되었던 후지쯔의 피코버드 20GB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이다.

디스크 인스펙션 테스트

 
디스크 인스펙션 테스트의 모습. 일반적인 하드디스크와는 판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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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인스펙션 테스트의 결과는 다분히 예상대로 도출되었다. 일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야 외주에서 내주로 옮겨오면서 점차적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반하여, SDD-1000H는 지속적으로 거의 3MB/s 정도의 일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스크"라는 구조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제품이다 보니 기존 하드디스크의 특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그 성능은 일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보다 대단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후지쯔 피코버드 제품이 16~30MB/s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하여 SDD-1000H는 30MB는커녕 3MB/s의 속도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제품이 가지는 "플래시메모리"라는 한계에 기인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라는 것은 롬의 일종으로써 재기록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메모리이며, 재기록 과정이라는 것이 기록되어 있는 회로를 초기화시키고 그 자리에 회로를 "새겨넣는" 과정인만큼, 빠른 속도로 기록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는 FeRAM이 실제로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속도는 느리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이 제품의 데이터 전송에서의 안정성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느리지만 꾸준히, 에러없는 모습은 제품의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런데, 위의 결과 외에 흥미로운 결과가 하나 관찰되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SDD-1000H는 충격에 대단히 강하다. 테스트 도중 실수로 떨어뜨리건, 아니면 동작중에 집어서 흔들거나 충격을 주는 등의 행동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언제나 그대로 진행되는 뛰어난 내충격성을 가진다.(메모리이니 당연한 것인가?) 반면, 피코버드는 충격에는 대단히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서 사용중에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들어서 90도로 세우는 등의 행동을 하자 바로 그래프에서 엄청난 속도의 저하를 보여주었다. 아래는 그러한 결과를 증명해주는 그래프이다.

피코버드에서 진동이나 충격이 가해졌을 경우의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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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래프를 보자. 그래프가 살짝 삐져나간 부분은 동작중에 옆에서 드라이버의 손잡이 부분으로 하드디스크를 툭툭 건드렸을 경우이다.(이것은 어디까지나 테스트이다. 실제로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것은 하드디스크가 망가지라고 제사를 지내고 기도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제발 이러한 행위는 따라하지 말자.) 그리고 그래프가 크게 삐져나간 부분은 하드디스를 들고 흔들거나 뒤집거나 기울이거나 했을 경우이다. 물론 동작 중에 그러했을 경우이며, 외부에서의 충격에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반면 SDD-1000H는 이러한 상황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심지어 강하게 충격을 주거나 테스트중에 떨어져서 바닥에 부딪히는 등의 악조건 하에서도 그래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바로 이것이 이 제품이 가지는 "극한환경에서의 절대적 신뢰성"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접근시간

하드디스크의 절대적 성능지표중의 하나인 접근 시간에서는 SDD-1000H 쪽이 월등히 우수한 면을 보인다. 이것은 이 제품은 헤드의 움직임 등의 기계적인 동작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를 검색해내는데에는 대단히 우수한 능력을 보일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특히 대단히 작은 데이터를 여러개 읽어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뛰어난 능력을 보일 것이다.

CPU 점유율

CPU 점유율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를 읽고 쓰는 작업과 다른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스크 플레이백 테스트/하이엔드

디스크 드라이브의 실제적인 평균 성능을 측정하는 플레이백 테스트에서는 의외로 선전하고 있다. 데이터의 전송률이 피코버드의 1/5~1/10에 불과하며, CPU 점유율이 대단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디스크 플레이백 테스트에서는 피코버드가 가지는 성능의 30%에 육박하는 비교적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억세스 타임이 거의 없다는 것에 기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2ms 대의 억세스 타임(실제로는 메모리 접근시간이겠지만)을 가짐으로써 데이터의 검색에 필요한 시간은 거의 제로가 되며 그에 따라서 전체적인 퍼포먼스의 향상이 일어난 것이다.

결론

실리콘디스크 드라이브. 누차 언급하지만 대단히 생소한 제품이다. 위의 결과들에서 보이듯, 일반 사용자에게는 전혀 구미가 당기는 제품이 아닐 것이다. 적은 용량과 느린 속도, 높은 프로세서 점유율 등은 시스템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일등공신이 될 것이다. 2만5천회라는 재기록 제한횟수 역시 500만원을 넘기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가격도 이 제품의 사용 용도를 규정짓고 있다.

하지만, 충격과 진동에 무관하게 어떠한 악조건 하에서도 제 성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공사장이나 아니면 공장 등의 극한환경 하에서도 절대적인 신뢰성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제나 진동과 충격이 가해지고 있는 환경에서 이상없이 동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 바로 이 제품이 가지는, 모든 단점을 커버하고 그 가격까지 수긍이 가게 만드는 절대적 부가가치일 것이다.

실제로, 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오롬유통 측에 따르면 벌써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미 실리콘디스크 또는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라는 것은 산업용으로는 다수 사용되고 있었으며, 이 제품은 그러한 실리콘디스크 중에서 가장 큰 용량과 합리적인 가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