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CASIO PPC(Palm-size PC) CASSIOPEIA E-100

 
전자수첩을 쓰느니...

  얼마전까지 꽤 많은 사람이 "전자수첩"이라는 물건을 가지고 다녔다. "전자수첩"이라고 하는 물건 자체는 뭐라고 나무랄 데 없는 물건이기는 하지만, "수첩"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니기에는 조금 엄한 감이 없지 않다. 이른바 "전자수첩"이라고 불렸던 물건들 거의 모두가 "수첩"이라는 물건 자체의 기능 중 "전화번호부"와 "인명록" 기능에 치중을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몇가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전화번호부"와 "인명록"만으로 수첩의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느냐는 문제.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첩에 기록된 용량 가운데 대부분이 "전화번호부" 및 "인명록"에 관련된 자료이기는 하지만, 수첩에는 그 이외에도 여러가지 위치 정보 및 일정 정보, 그리고 그 이외의 정보들도 기록이 되어 있다. 즉, 기존의 "전자수첩"의 기능 이외의 기능도 "수첩"에는 있다는 문제.
  다음으로, 과연 "인명록"과 "전화번호부"를 위해 꼭 전자수첩을 이용해야만 하는가 하는 문제. 필자가 예전에 사용했던 "명함 크기의 전자계산기"에도 100명 분량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억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그러나 그 제품은 "전자계산기"이지, "전자수첩"이 아니었다. 즉, 다른 용도의 제품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일인데 굳이 전자수첩이라는 기기를 하나 더 휴대하면서 처리해야 하느냐는 문제.
  세번째. 전자수첩의 활용에 관한 문제. 일반 수첩의 경우 메모지로도 변할 수 있고, 다른 정보를 기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전자수첩의 경우 "인명록", "전화번호부" 및 "계산기" 등의 역할(기기에 미리 프로그래밍 된 기능)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다음으로, 일반적인 전자수첩의 경우 인터페이스가 상당히 불편했었다는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조그만한 버튼들이 밀집한 패널(그러나 사용 설명서에는 버젓이 "키보드"라는 단어를 사용했었다.)을 이용하여 정보를 입력하는 것 자체가 중노동이었고, 사용할 때에도 복잡한 인터페이스 때문에 고급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수의 버튼 입력이 필요한 문제가 있다.

  이렇게 단점이 많으니 사용자가 외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하여 처음의 예상과는 달리 현재는 사용자의 수가 많이 줄어든 실정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전자수첩의 대안으로 떠오른 기기가 있으니 바로 PDA다. PDA는 Personal Digital Assistant의 약자로 휴대용 개인 정보 기기를 의미한다. 전자수첩에 비해 강력한 기능 및 편리한 인터페이스 설계, 그리고 무엇보다도 컴퓨터와의 호환성등은 PDA가 전자수첩을 대신하여 개인용 정보기기의 역할을 100%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PDA는 다시 크게 두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는데, PPC(Palm-size PC)와 HPC(Hand-hald PC)로 나눌 수 있다. 둘을 나누는 큰 구분은 바로 형태이다. PPC의 경우 Palm사의 Palm과 같이 손바닥에 들어오는 크기의 제품으로 손으로 잡고 사용하는 형태의 제품이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Palm사의 Palm 시리즈 및 제이텔의 CellVic 등이 있다. 그에 비해 HPC는 노트북과 비슷한 형태의 제품으로,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LG의 모빌리안 시리즈를 들 수 있다.

  이번에 리뷰를 할 CASIO사의 CASSIOPEIA는 PPC의 대표적 예로, Windows CE를 OS로 채용하고 있는 기기이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CASSIOPEIA 팬 클럽이 수십개 존재를 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 제품이다. 특히 이번에 리뷰를 하는 E-100 기종의 경우 컬러 액정을 채용하여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과연 얼마만큼의 성능과 편리성을 보여줄 지 기대를 하면서 리뷰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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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SIO CASSIOPEIA E-100의 주요 사양】

외관

  CASSIOPEIA... 많이 들어본 단어다. 대부분의 사람은 아마 별자리 중 하나인 CASSIOPEIA를 떠올릴 것이다.그것이 정답이다. (참고 : 필자는 CASSIOPEIA가 아니라, CASIOPEA로 착각하고, 일본의 fusion jazz 그룹인 "CASIOPEA"로 착각을 잠시 했었다. #_#) 이번에 리뷰를 하는 PPC CASSIOPEIA의 이름은 별자리 이름에서 그대로 따왔으며, 로고도 별자리 모양을 이용한 로고를 사용한다. CASSIOPEIA의 정명 상단에는 별자리 모양의 로고와 이름이 프린팅되어 있으며, 그 오른쪽으로는 Windows CE를 채용한 기기라는 것을 알리는 로고가 "요란하게" 프린팅이 되어있어서 Windows CE를 채용한 기기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전면 모습은 여느 PPC와 동일한 모습이다. 디스플레이 및 메인 입력 장비인 액정이 전면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액정은 TFT 액정 가운데 고급형 액정인 HAST 액정을 사용하였다. HAST는 Hyper Amorphous Silicon TFT의 약자로 일반 TFT 액정에 비해 더 높은 정밀도를 가지는 제품이다. 그러나 HAST는 제조 공정이 일반 TFT에 비해 상당히 복잡하고 수율도 좋은 편이 아니다. 그 이유는 아몰퍼스 실리콘을 액정의 소재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몰퍼스(Amorphous) 상태는 금속이 결정을 이루지 않은 상태의 고체 상태로, 아몰퍼스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초급냉 시설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냉각 문제 이외에도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가격대가 높은 단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HAST는 일반 TFT에 비해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자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좋은지 모르겠지만, TFT 가격은 분명 비싼 것이 사실이다.) TFT 액정인데, HAST는 그보다 더 비싸므로 한 두 푼짜리 제품에는 채용할 수 없다는 결론은 쉽게 도출할 수 있다. (CASSIOPEIA의 가격이 예상외로 비쌀 것이라는 점을 쉽게 추론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HAST의 특징인 고집적도에 의해 작은 크기에 많은 화소를 넣을 수 있으므로 PDA와 같이 작은 크기에 많은 정보를 표현해야 하는 장비에는 가격을 관계치 않고 사용을 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CASSIOPEIA에 적용된 HAST 액정은 240 * 320 픽셀의 해상도를 표시할 수 있으며, 65,536 색을 표시할 수 있다.

  액정 아래로는 방향키와 프로그램 버튼이 자리를 잡고 있다. 방향키는 일반 PC의 방향키와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일을 한다. 다만,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방향키가 명령을 내리는 단축키로 변화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처음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혼돈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 PC의 경우도 방향키가 방향과는 관계가 없는 일에 배정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프로그램 버튼의 경우 3개가 삼각형을 이루어 배치되어 있는데, 삼각형이 약간 기울어진 형태라서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이 손을 배치하면 삼각형이 약간 기울어진 이유를 알 수 있다. 왼손으로 CASSIOPEIA의 밑면을 감싸쥐고(일반적으로 사용할 때 왼손의 동작이다) 오른쪽 손의 검지의 두번째 관절이 CASSIOPEIA의 우측 하단 모서리를 받치는 자세를 취하면,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움직이는 원호 안에 세 버튼이 정확하게 들어온다. 디자인의 세심함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는 디자인이다. (필자는 이런 세심함이 좋아서 일본산 제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CASSIOPEIA는 오디오 기능도 상당히 강력하게 갖추고 있다. 커서키와 프로그램 버튼 가운데에는 스피커가 있으며, 커서키의 좌측 아래부분에는 마이크가 내장이 되어있다. CASSIOPEIA 하나만 있어도 휴대용 소형 녹음기를 같이 휴대할 필요가 없어진다. 필자가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압축을 많이 하지 않는 코덱을 사용하면 음의 열화가 거의 없이 주변의 소리를 녹음할 수 있었다. 압축을 많이 하는 코덱을 사용할 경우 소리가 어느정도 열화가 되었으나 장시간 녹음이 가능하였으며, 회의등을 녹음하기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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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SSIOPEIA의 좌측면에는 많은 버튼들이 있다. 먼저, CASSIOPEIA의 전원을 켜고 끄는 Power 버튼이 있으며, 취소등의 명령을 내릴 때 누르는 Exit 버튼, 위 아래의 방향 조절과 선택등의 명령을 내리는 Action 버튼(설명서에는 버튼으로 설명을 하였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조그 다이얼이라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 것 같다), 그리고 보이스 레코더 프로그램을 곧바로 실행시키는 Voice recorder button이 우측면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폰 단자가 있어서 녹음을 해뒀던 음성이나 미리 메모리에 저장을 한 MP3 파일등을 이어폰을 이용하여 재생할 수 있다.

  버튼들의 밑에는 적외선 포트가 있다. 적외선 포트를 이용하여 PC나 다른 PDA 기기들과 선으로 연결을 하지 않은 채 데이터 전송을 할 수 있다. CASSIOPEIA의 경우 IrDA 1.0 규격만을 준수하기 때문에 최고속도 115.2Kbps의 낮은 속도만을 지원한다. (Fast IrDA 규격을 지원할 경우 최대 4Mbps의 속도로 통신을 할 수 있다.) CASSIOPEIA의 인터페이스가 시리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상당히 느린 속도 때문에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기는 힘이 꽤 들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소용량 데이터의 전송에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인 사용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데스크탑 PC에는 적외선 포트가 없기 때문에 사용 빈도는 그렇게 높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노트북에 IrDA 포트가 있기 때문에 사용을 자주 할 수 있었지만... #_#)

  좌측면과는 달리 우측면에는 버튼이 없다. 단지 스타일러스 팬을 꼽아두는 공간만이 있을 뿐이다. 왼손으로 CASSIOPEIA를 잡고 오른쪽 손에 스타일러스 팬을 쥐고 사용을 하는데, 우측면에 버튼을 배치하면 네 손가락으로 버튼을 조작해야 한다. 버튼은 누를 수 있지만, 휠 조작은 상당히 불편하게 되어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지게 된다. 그 때문에 모든 버튼은 엄지 손가락으로 조작을 할 수 있도록 좌측면에 배열이 되어 있고, 우측면에는 스타일러스 팬 공간만을 마련해두고 버튼은 전혀 배치하지 않는 것이다.

  스타일러스 팬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볼펜에 비해서는 약간 가늘다. 그렇지만 손에 쥐었을 때의 감각은 나쁘지 않았으며, CASSIOPEIA를 리뷰하는 기간 내내 사용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다만 펜의 무게중심이 높은 편인 점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부분이다. 중심이 낮은 펜이 장시간 필기시 손에 부담감을 덜어준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CASSIOPEIA의 스타일러스 팬은 장시간 사용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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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SSIOPEIA같이 PPC 형태의 PDA 기기들은 크래들이라는 기구를 이용하여 PC와 연결을 하면서 충전을 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크래들이라는 기구를 간단히 비유하자면 무선전화기나 핸드폰의 "충전기" 정도로 생각을 하면 될 것 같다. 크래들에 CASSIOPEIA를 얹어놓으면 충전이 됨과 동시에 PC와 연결이 되어서 PC와 자료를 교환할 수 있다. PC와의 연결 인터페이스는 앞에서 말했듯이 시리얼 포트를 이용하며 최고 속도는 시리얼 포트의 한계속도인 115.2Kbps. 대용량 전송을 하기에는 상당히 낮은 속도다. 필자도 대용량 데이터나 프로그램을 CASSIOPEIA에 전송을 하는 동안 상당히 "지루하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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