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리코 8배속 레코더 MP708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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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E 시디레코더

원래 96년도, 아니, 97년도까지도 시디레코더라는 것은 SCSI의 전유물이었다. 뛰어난 버스마스터링 능력에 의해서 높은 안정성과 신뢰도를 가지고 있는 인터페이스로서는 오로지 SCSI만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EIDE 역시 ATA-4, ATA-5 등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버스마스터링을 지원하는 등 여러 면에서 SCSI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그렇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위협만 할 뿐, 절대로 뒤집지는 못하리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IDE와 SCSI 사이에는 너무나도 큰, 극복할 수 없는 갭이 아직도 존재한다.) 어찌되었건, 이러한 배경 위에서 EIDE 방식의 시디레코더 역시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8배속의 시디레코더 역시 EIDE 인터페이스 위에서 출시가 되고 있다.

이 제품 역시 EIDE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하고 8배속의 시디레코딩과 4배속의 CD-RW 레코딩, 그리고 32배속의 읽기속도를 지원해주는 제품이다. 어찌보면 8배속 시디레코더로써 시장에 등장하는 것이 조금 늦은감도 있지만 그간 리코사의 제품들이 보여주었던 신뢰도를 생각한다면 뭔가 기대를 가지게도 한다.

포장 및 구성물, 제품사양

포장은 전형적인 리코사의 박스이며, 내부 역시 7060, 7040에서 보아왔던 그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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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박스에 있는 이미지에 치타를 채택하고 있는데, 플렉스터와 경쟁하려는 생각에서일까?(플렉스터는 8배속 레코더에서는 박스에 퓨마의 사진을 사용했고, 12배속에서는 호랑이의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 사용했다고 생각되는데, 치타를 사용한 것은 거기에 속도개념까지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다만, 치타는 맹수중에서는 제일 허약한 동물인데.......(그래서 플렉스터가 호랑이를 채택한 것일지도.. 과연 사자 사진은 어떤 회사에서 제일먼저 채택할지 궁금하기 그지없다.)

구성물로는 일반적인 CD-RW가 늘 그렇듯 CD-R 한 장, RW 한 장, 그리고 레코딩 소프트웨어 한 장, 매뉴얼 한권이 들어있으며 잡다한 스티커라던가 고객등록 카드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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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사양은 아래와 같다.
 

제품 모델명	Ricoh MP-7080-WA
제조사 / 판매원	Ricoh / 오롬유통
속도	Read 32X, Write 8X, ReWrite 4X
억세스타임	120ms
버퍼	4MB
인터페이스	EIDE
가격	용산 구입가능가격 31만원

4MB의 버퍼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 우선 눈에 띈다. 근래의 8배속 EIDE 레코더들의 대표적인 추세이다. 아무래도 SCSI 보다는 떨어지는 데이터 신뢰도를 버퍼를 늘림으로써 극복하려는 것이다. 억세스타임은 레코더 치고는 대단히 빠른 편임을 알 수 있다. 대개의 레코더들은 200ms 정도의 억세스타임을 가지는데, 그 때문에 시디롬드라이브로 사용하기에는 실제적으로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그러한 우려를 떨쳐 버리게 하고 있다. 과연 실제로 저런 성능이 날 것인가는 성능평가 부분에서 보도록 하자.
 

외부디자인 및 설치

외부 디자인에 있어서는 다른 시디롬 및 CD-Recorder 제조사와 마찬가지로 기존모델과 완전히 동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MP-7060 모델과 비교해 보면 앞의 글자만 제외하면 완벽하게 동일하다. 이것은 기존에 사용하던 금형을 그대로 사용하여서 보다 원가를 절감하려는 목적으로 보이지만, 8배속이라면 외부 트레이 부분은 약간 변형시켜 주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나게 하고 있다.

 
앞면과 뒷면의 사진. 큰 그림을 보려면 그림을 클릭

1개의 버튼, 1개의 LED 모두 기존과 동일하다. LED가 하나라는 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디자인 자체는 리코다운 간결함과 세련됨이 그대로 배어있으며, 그 외관을 해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LED의 수를 최소한으로 제한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지만(물론! 원가절감을 위해서일 수도 있다) 사용자편의성 면에서는 현재 레코더의 상태를 정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LED의 필요성이 보다 크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위에서 바라본 모습. 여러 가지 정보를 볼 수 있는데, 특징적인 것은 소모전력이 대단히 낮다는 것이다.

드라이브의 윗면에는 각종 정보가 써 있는데, 늘상 그렇듯이, 1급 레이저 제품군이니 뭐니 하는 말이 주저리주저리 써 있다. 사용자가 볼 부분은 맨 윗부분의 점퍼설정 부분밖에는 없다. 사실상은 그 역시도 워낙에 정형화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시스템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그냥 그렇거니 하고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것은 전력 부분인데, 소모전력이 채 20와트가 안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총 18.4W의 전력을 소모하고 있는데, 12V 전원의 소모가 대단히 적은 것이 눈에 띈다.

LG 48X 시디롬 드라이브와 비교해 보면, LG의 제품이 5V 의 전원을 약 0.9A, 그리고 12V의 전원을 약 1.5A를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에서는 12V에서의 전력소모가 약 절반정도로 줄어들어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12V의 전원은 사실상 모터에만 사용되는 것인데, 모터 부분에서 상당한 전력 절감이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겠다. 5V 전력의 사용량이 2A나 되는 이유는 이 제품이 시디롬 드라이브가 아니라 시디 레코더라는 것에 기인하고 있다. 시디 레코더는 시디롬 드라이브에 비해서 약 10배 정도의 출력을 가지는 레이저를 사용한다. 그 부분에 사용되는 전압이 바로 5V 전압이기 때문에 5V 전압의 사용량은 많을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더 낮은 전력소모만을 보이고 있다. 흔히들 시디레코더를 사용하는데에는 강력한 파워서플라이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것은 레코더가 그 특성상 워낙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제품에서는 스핀들 모터에 들어가는 전력을 절감함으로써 전체 소모전력을 낮추어서 시스템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것이 대만산 등의 저가형 레코더와 의 차이가 아닐까?

수직방향으로 마운트한 모양. 상당히 안정적이다. 큰 그림을 보려면 그림을 클릭

EIDE 드라이브에서 무슨 설치 이야기를 할 수 있겠냐마는, 이 드라이브의 특징으로써 디지털 출력이 가능하다는 점도 들 수 있겠다. 그런데, 이 드라이브의 경우 실제로 시디롬을 마운팅할 경우에 특징으 드러난다. 수평 방향으로 놓았을 경우는 어떤 것이던 별상관이 없지만, 수직으로 마운팅할 경우를 보자. 

일반적으로 수직방향으로 마운트할 경우는 드라이브의 우측면이 아랫방향을 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유는 한가지다. 좌측면에 아랫방향을 향한다면 시디롬 드라이브가 마운팅되지 못한다.(고정이 안된다) 시디롬이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걸쇠가 한편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그 걸쇠가 좌우에 모두 위치하고 있어서 어떤형태로 세워놓은 상태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좁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 얇은 PC를 수직방향으로 세워놓고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물론, 별 이유 없이 케이스를 뜯어놓고 사용하다가 자리가 좁아서 시디롬드라이브를 세워놓는 사용자들에게도.)

당연하게도, 8cm 시디, 즉 싱글시디는 이러한 수직마운팅 상태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싱글시디를 사용할 수 없는 플랫폼이 바로 슬롯형, 캐디형, 수직마운트형인데, 슬롯형 중에서는 간혹 싱글시디를 받아주는 것이 있고(필자도 말로만 들었다. 실물은 확인해보지 않았다), 캐디중에서는 트레이를 흉내냄으로써 사용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 있다. 하지만 수직마운트에서는 8cm 시디라는 것은 아무래도 불가능한 것 같다.(아직 어떤 회사도 시도하지 않는 것을 보면...)

리코 특유의 이중도어구조. 먼지의 유입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큰 그림을 보려면 그림을 클릭

리코사의 제품의 또하나의 특징은 이중도어구조이다. 트레이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외부에 하나의 도어를 더 두어서 먼지의 유입을 최대한 예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방식은 NEC와 리코디에서만 채택하고 있는데, NEC의 제품중에서는 가끔 트레이는 들어갔는데, 도어는 닫히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었지만 이 제품에서는 그러한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다. 트레이의 들어오고 나가는 속도도 준수한 편이었다.(티악 제품처럼 방정맞게 틱틱대면서 튀어나온다거나 아니면 플렉스터 제품처럼 지나치게 느긋하게 튀어나오는 것 어떤 것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로 환영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에)

기본적인 사용자 배려나 저전력 설계 등은 상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외부 디자인 역시 잘 정돈된 인상이다. LED가 몇 개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은 들지만... 작은 흠하나를 짚어보자면 색상이 웜그레이에 가깝다는 것이다. 근래의 케이스들은 젊은 층의 취향을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같은 회색이라도 쿨그레이보다는 웜그레이를 택하고 있으며, 또한 아예 실버메탈 등의 사이버톤을 채택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톤에 더 어울리는 것은 역시 웜그레이보다는 쿨그레이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실제적인 성능 부분은 다음페이지에서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