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wood UCR-421 72배속 CD-ROM

시작에 앞서

 컴퓨터의 속도 경쟁은 언제나 초미의 관심 거리이다. CD-ROM 드라이브 역시 마찬가지이다. 처음 1배속 CD-ROM 드라이브가 출시되었을 때에는 속도보단 단지 그 용량과 신기함에 만족을 하였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이젠 그 자체에 만족을 하지 않고 조금 더 빠른 CD-ROM 드라이브를 만들기 위해 다각도로 연구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에 따라 차츰 배속이 올라가고 급기야는 72배속 CD-ROM 드라이브까지 출시되었다. 32배속 CD-ROM 드라이브가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48배속이 일반화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빠른 하드 디스크에 비하면 느린 것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CD-ROM 드라이브 빨라질수록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였다. 먼저 빠른 회전에 의한 발열/진동/소음이다. 이것은 일반 시스템에 적용되는 슬립 모드와 비슷한 기능을 사용하여 어느 정도 해결을 하였다. 이것이 Auto Ball Balancing이란 기술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일명 Backup CD의 인식인데 CD-R이 일반화되면서 기존의 프레싱 CD보다 떨어지는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서 한 때 CD-ROM 드라이브 제조 회사에서는 고생을 한 적도 있었다.

 여하튼 48배속에서 어떻게 72배속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었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것은 약간의 편법을 사용한 것으로 기존의 픽업(CD-ROM 드라이브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하드 디스크의 헤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에서 싱글 레이저를 이용하여 트랙을 읽어 들이는 반면 Kenwood의 제품의 경우 멀티 리드 방식으로 하나의 픽업에서 동시에 여러 개의 레이저를 쏘아서 동시에 몇 군데의 트랙을 읽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것을 True X 기술이라 한다. Kenwood UCR-421의 경우에는 실제로는 10배속으로 동작을 하지만 동시에 7개의 레이저를 통해 7개의 트랙을 읽어 들이기 때문에 72배속으로 동작을 한다. 물론 여러개의 트랙을 동시에 읽기 때문에 빠르긴 하지만 여기에는 7개의 레이저를 정확하게 읽기 위한 기술이 필요한데 이것을 담당하는 칩셋이 Parallel Processing ASIC 칩셋이다.

 Kenwood UCR-421의 경우에는 이러한 기능 때문에 Access Time이 타 제품보다 느린 편이다. 7개의 트랙에서 7개의 레이져를 읽기 때문에 발생하는 갭 때문이며 이것은 제품의 성능을 떨어 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는 성능 테스트에서 언급을 할 예정이다

외형 / 부가 기능

 일단 UCR-421의 전면부는 특이한 점은 없었다. 단지 디스크 로딩시 부드럽게 로딩이 된다는 것과 한 가운데 마크되어 있는 "True-X"가 눈에 띈다. 좌측에는 헤드폰 단자와 음량 조절 단자, 그리고 응급 사출 홀이 있고 우측으로는 LED와 Eject 버튼이 있다. 단 오디오 재생 버튼이 없기 때문에 CD Audio를 듣기 위해서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다.

 뒷면에는 일반적인 CD-ROM 드라이브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Digital-out 단자는 제공되지만 실제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점퍼의 경우 녹색으로 되어 있으며 뽑기 쉽게 길게 돌출되어 있어서 칼이나 드라이버로 힘들게 뽑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성능 평가

 72배속의 성능은 어떠한지 이 제품을 테스트하기 전에 상당한 기대를 했다. 그래서 이 제품과의 비교를 위해서 LG CRD-8480B 48X과 비교를 하였다. UCR-421은 PIO 4와 Ultra DMA 33을 지원하기 때문에 일단 Ultra DMA 33으로 설정을 하고 DMA를 활성화하였다. LG 48배속은 PIO 4 모드에 DMA를 활성화 한 상태로 테스트를 하였다.

 테스트는 CD Winbench 99를 이용한 벤치마크 테스트와 540MB 크기의 파일 1개, 6496개 파일의 534MB 크기 복사, Windac 1.49에서의 WAV 추출 테스트로 이루어졌다. CD Winbench에서는 스펙상의 액세스 타임, 전송률 등을 알아 볼 수 있으며, 파일 복사 테스트에서는 실제 사용상의 성능 테스트가 이루어진다. 파일의 크기가 큰 이유는 디스크의 외주와 내주의 전체적인 성능을 알아 보기 위해서이다. 크기가 너무 작으면 전송률이 느린 내주에서만 테스트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성능 테스트가 어렵다. 그리고 Windac에서는 Audio 트랙 추출을 통해서 MP3를 제작하기 위한 성능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이다.

 CD Winbench 99 테스트

            
                    [Kenwood UCR-421]                                      [LG CRD-8480B]

 왼쪽 사진이 Kenwood UCR-421의 전송률을 보여주는 것이고 오른쪽 사진이 LG CRD-8480B의 전송률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이 사진을 처음 보는 독자라면 조금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어느 쪽이 일반적인 CD-ROM 드라이브의 상태인지. 일반적으로는 오른쪽 사진이 정상이다. 그림을 보면 계단 형식으로 오른쪽 부분으로 갈수록 올라가는데 이유는 왼쪽 부분이 내주, 오른쪽 부분이 외주이기 때문이다. CD-ROM의 경우 8X 이후부터 기존의 CLV(등 선속도)에서 CAV (등 각속도)로 바뀌었다. CD-ROM 디스크는 원형 트랙을 읽어 드린다. 그 트랙은 바깥쪽으로 갈수록 원의 둘레가 커지면서 하나의 트랙을 읽기 위해서는 더 많은 회전을 해야 한다. 쉽게 설명을 하자면, 마라톤 선수들이 트랙의 바깥쪽이 아닌 안쪽으로 도는 이유와 마찬가지이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CLV와 CAV에 대해서 알아보자. CLV는 등 "선"속도이다. 이 말 뜻은 외주와 내주가 같은 "선"만큼 회전을 한다는 뜻이다. 트랙은 나선형으로 되어 있고 이 나선은 "선"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주가 외주보다 "선"이 짧기 때문에 회전을 빨리 해서 외주보다 더 멀리 가야 한다. 아니면 외주가 내주보다 천천히 회전을 해야 한다. 이것인 CLV 방식이다.

 CAV는 등 "각"속도 방식으로 원 내부의 "각"을 같게 해주는 방식이다. 원은 360도로 되어 있다. 물론 각은 같지만 원의 중심에서 바깥으로 갈수록 타원의 길이는 커진다. 또한 내주나 외주나 회전 속도는 같다. 그렇다면 일정한 시간에 움직이는 거리는 외주가 더 많다. 그래서 외주가 빠르게 되는 것이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서 Kenwood UCR-421의 그래프가 불규칙적인 이유는 바로 멀티 리드 때문이다. 7개의 레이저를 읽어 들이는데 있어서 갭이 생기기 때문에 불규칙적인 현상을 보인다. 외주로 갈수록 빨라지기 때문에 그러한 격차는 감소되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스펙을 보면 내주는 6750KB/s, 외주는 10800KB/s로 나와 있는데 현재 테스트에서는 그 스펙을 넘어 서고 있다. 따라서 스펙은 준수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내주에서 7100KB/s라면 43.3배속, 외주에서 11000은 73.3배속의 전송률을 보인다. Kenwood UCR-421의 내주 속도가 LG CRD-8480B의 외주 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은 의외였다.

 다음은 액세스 타임과 CPU 점유율이다. 액세스 타임은 멀티 리드의 특성상 LG 48배속보다 느린 것으로 나왔다. 이것은 대량의 파일을 복사할 경우 치명적으로 작용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CPU 점유율은 두 제품이 비슷하게 나온 것을 볼 수 있다. DMA 모드를 활성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단 CD Winbench 99에서는 Kenwood UCR-421이 액세스 타임을 제외하고 우수한 것으로 나왔다. 특히 전송률 테스트에서는 압도적인 차이로 우세했다. 하지만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수치가 나왔다고 해서 실제 파일 복사 테스트에서 그러한 성능이 꼭 나온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말을 언급하는 이유는 파일 복사 테스트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파일 복사 테스트로 들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