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

과연 이 카메라가 얼마만큼의 화질을 가지는가를 알아보자. 이 카메라는 총 5가지의 화질모드를 제공한다.

1. SQ(Super Quality라고 추정) 모드 (1) : 640x512의 해상도, JPG
2. SQ 모드 (2) : 1,280x1,024 해상도, JPG
3. HQ(High Quality) 모드 : 1,712x1,368 해상도, JPG(고압축)
4. SHQ(Super High Quality) 모드 (1) : 1,712x1,368 해상도, JPG(저압축)
5. SHQ 모드 (2) : 1,712x1,368 해상도, TIF(비압축)

각각의 화면과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각기 옆에 있는 사진은 아래와 같은 화면을 촬영한 후 왼쪽 아래쪽에 있는 클럭 제네레이터의 부분만을 4배 확대해 놓은 사진이다.

테스트로 찍은 사진

1. SQ 모드, 640x512 해상도

이 해상도는 많은 장수를 촬영할 수 있다. 사진 한 장의 용량은 150KB 전후이며, 8MB 미디어를 기준으로 50장 정도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64MB 미디어를 사용하면 400장이 넘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대신, 크기가 작고 압축을 많이 하기 때문에 뛰어난 화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물론, JPG이라는 파일 포맷의 속성상 어떠한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서 파일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음은 고려해야 한다.

2. SQ 모드, 1,280x1,024 해상도

여기서는 그 크기가 2배로 불어났기 때문에 용량은 간단히 생각해 보아도 4배가까이 늘어난다. 사진 한 장의 용량은 대략 420KB 정도가 되며, 8MB 미디어를 기준으로 약 19장이 들어간다. 해상도는 높지만 압축률이 높은 편이어서 최고의 화질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렇기는 해도 실상 다른 디지털카메라들이 사용하는 압축률보다는 월등히 적어서 화질 자체는 필자가 지금까지 봐왔던 어떠한 디지털카메라보다 좋았다.

3. HQ 모드

HQ 모드에서는 이 카메라가 가지는 최고의 해상도인 1,712x1,368의 해상도로 촬영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이 해상도라는 것이 상당히 어정쩡하기는 하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해상도가 1,600x1,200 이나 혹은 1,800 등의 가로해상도를 사용하는 것인데, 화소수가 250만이고 거기에 맞추다 보니까 이런 해상도가 나와 버린 것 같다. 어쨋든 디지털 카메라중에서는 대단히 높은 해상도이며, 이 해상도에서 SQ 모드와 같은 압축률로 압축을 하게 된다. 그래서 용량은 약간 늘어난 560KB 정도에 그친다. 8MB 미디어를 기준으로 13~4장 정도를 담을 수 있다. 높은 해상도를 가지기 때문에 상당히 정밀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4. SHQ 모드, JPG 포맷

이름 그대로 가장 높은 화질을 보여주는 모드이다. 해상도 자체는 HQ 모드와 같지만 압축률이 HQ 모드에 비해서 대단히 적기 때문에 파일의 크기는 대단히 커진다. 그래서 파일 하나의 크기는 대략 1.8MB에 달한다. 8MB 미디어를 기준으로 4~5장 정도를 담을 수 있으며, 압축률이 적어서 화질의 손상이 매우 적다. JPG 파일로 저장하게 되면 고압축 모드에서는 색상이 급격히 변하는 부분(물체 등의 가장자리)에서 상당한 화질의 열화가 발생하며, 많이 뭉개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모드와 HQ 모드를 비교해 보면 이러한 화질의 열화가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화질의 손상이 대단히 적으므로 제품사진 등에 적합한 모드라고 할 수 있겠다.

5. SHQ 모드, TIF 포맷

이 모드는 이 카메라가 낼 수 있는 최고의 화질을 만들어낸다. SHQ나 HQ 모드와 같은 해상도를 사용하지만 압축을 전혀 하지 않는 TIF 포맷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저장하기 때문에 대단히 높은 용량을 차지한다. 사진 한 장에 무려 7.8MB에 달하는 용량을 소모하며, 8MB 기준으로는 한 장밖에 담지 못한다. 그래도, 압축이 전혀 없기 때문에 화질의 손상은 전혀 없다. 하지만 필자가 느끼기에 아무리 그래도 화질 자체는 일반 필름카메라로 잘 찍은 사진에 아직은 따라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사진이 아니라 작품사진 등의 경우에는 어느정도까지는 가능하겠지만 약간 무리가 따르지도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맺음말

확실히 이 카메라는 현재 구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 중에서 전문가들의 입맛을 가장 잘 맞추어 줄 수 있는 제품이다. 높은 해상도와 함께 TIF 모드의 지원, 일안리플렉스 카메라라는 점, 외부 플래시를 장착가능하고, 수동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 ISO 감도를 직접 지정해서 악조건 하에서도 최고의 화질을 보전할 수 있는 점 등, 지금까지 필자가 봐 온 카메라 중에서는 사용자가 구미를 당길 수 있는 가격선에서(물론, 위와 같은 장점들을 더욱 더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것도 있으나 앞서 언급했듯이 가격의 자릿수가 바뀌어 버린다.) 가장 뛰어난 기능과 화질 및 성능을 갖추고 있다.

물론 인터페이스가 시리얼밖에 없다던가, 찍을 때와 Play 할 때색감이 약간 틀리다던가 하는 작은 문제점들이 남아 있지만 위에 언급한 성능과 최고의 화질 등이 그러한 단점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문제는 그러한 것들을 떠나서 가격에 있다. 용산에서 카메라를 구할 수 있는 가격은 160만원 전후, 그리고 여기에 배터리를 추가한다거나, 혹은 이 카메라의 용량을 버텨주기에는 택도없이 부족한 8MB의 메모리를 커버하기 위해서 추가적으로 다른 메모리를 구입한다거나 하면 실제 이 제품을 구입할 때 소요되는 비용은 거의 200만원에 근접해 버린다.

필자가 이 카메라를 구입할 때 구입하는 곳의 사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이 제품을 개인적으로 사가는 사용자는 첨봤다"라는 것이다. 사실 그렇다. 일반 사용자가 구입하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가격이 이 제품을 구입하기를 망설이게 한다. 하지만 이 카메라가 대상으로 하고 있는 고객층은 엔터테인먼트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사용자층이 아닌, 보다 높은 화질과 기능을 원하는 전문가층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간의 디지털카메라들이 가지고 있는 기능에 실망했던 사용자들에게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