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에 앞서...

제품의 성능을 논하기에 앞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대부분의 스피커 리뷰에서 볼 수 있었던 진부한 이야기, 즉 "소리는 개인의 취향" 이라는 이야기이다. 가능한 객관적으로 작성하려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음악 자체가 문자로 표현하기 힘든 느낌에 의지하는 부분이 많아 불가피하게 주관적인 생각도 포함되는점을 양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리고 필자의 경우 음악을 편식(?)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음악장르로는 Limp Bizkit이나 Linkin Park같은 다소 시끄러운 음악계열이라는점을 참고하고 리뷰를 읽으시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Test System

 테스트에는 30여곡의 가요와 팝이 담겨진 MP3와 Audio CD를 이용한 음악 감상 테스트, DivX와 DVD를 이용한 영화 감상 테스트, 마지막으로 콜 오브 듀티와 크레이지 택시 3를 이용한 게임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물론 체스키 시디등을 통한 좀 더 자세한 테스트 방법도 존재하겠지만 이러한 방법도 어차피 사람의 귀를 통한 주관적인 테스트이며 실생활에서 사용하는것과는 거리가 멀어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실생활에서 직접 스피커를 사용하는 용도를 기준으로 테스트 방식을 결정했음을 밝혀둔다.

MP3 / Audio CD 재생 능력

 약 3일정도 각종 가요와 팝을 재생하며 음악을 들어본 결과 5.25" 우퍼에서 출력되는 저음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다만 곡에따라 저음이 조금 강조된듯한 소리를 들려주며 강한 저음위주의 음악을 재생할 시 우퍼가 우웅거리며 약간의 떨림현상이 있었지만 이는 우퍼위에 무거운 책등을 올려놓거나 대리석이나 방진패드를 바닥에 깔아줌으로써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이다.

 특히 류이치 사카모토의 Merry Christmas Mr.Lawrence와 Rain을 재생할때 피아노와 각종 현악기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몇몇 중형 스피커들은 중형딱지를 달고 출시가 되었으면서도 다양한 대역에 대한 폭넓은 재생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X220의 경우 저음부가 약간 과장되게 느껴지는점을 제외하면 중/고음부분에서 상당히 깔끔한 소리를 들려준다.

 Linkin Park의 In the End에서 이 스피커의 진가를 발휘했는데 5.25"우퍼에서 뿜어져나오는 강렬한 저음이 곡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져 자연스러우면서도 강렬한 느낌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그외에 일반적으로 많이 듣는 최신가요를 재생할때에도 군더더기없는 깔끔한 소리를 들려주어 필자를 만족시켜주었다.

DVD/DivX 테스트

 DVD테스트에는 The Lost World(쥬라기 공원 잃어버린 세계)를 이용하였으며 DivX 테스트에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이용한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두 영화 모두 기본적으로 DD(Dolby Digital)을 지원하는데 X220 스피커가 2.1채널인 관계로 다운믹스를 통하여 스테레오 출력을 이용하였다.

 잃어버린 세계에서의 공룡의 으르릉거리는 울음소리부터 다양한 배경음악까지 대체적으로 잘 표현해 주었다. DivX의 경우에도 스테레오 다운믹스를 통하여 감상하였는데 라이언 일병의 백미인 초반 상륙작전씬에서의 포탄이 터지는 소리는 물론 MG42 기관총의 총성도 매우 충실하게 표현되었다. 특히 풍부하고 강력한 저음으로 더욱 실감나는 음향을 제공하였다.

 전체적으로 충실한 소리를 들려주기는 하였지만 2.1채널의 한계상 공간감을 느끼기에는 역시 역부족이었다. 필자 개인적으로 영화에서의 스피커 선택은 저음 표현력과 얼마나 공간감을 느낄수 있게 해주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X220의 경우 저음 표현력은 충분한 수준이지만 역시 공간감을 제공하는데에는 2.1채널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게임 테스트 (Call Of Duty, Crazy Taxi 3)

 Call Of Duty는 EAX3 켠 상태로 게임을 플레이 하였다. 박진감 넘치는 음향으로 전체적인 몰입도는 상당히 높았으나 역시 2.1채널의 한계로 인한 공간감의 부재가 아쉽다. 특히 이러한 2차대전 FPS의 핵심인 재래식 포탄이 터지는 소리와 기관총의 발사음등 다양한 효과음에서 상당한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Crazy Taxi 3의 경우 별다른 사운드 지원은 없지만 게임의 특성상 경쾌한 음악과 다양한 효과음이 게임내내 쉴새없이 재생되는데 모두  크레이지 대쉬 등의 기술을 사용할때나 들려오는 엔진음이 상당히 일품이었다.

 두 게임 모두 일반적인 스피커에서는 저음의 부족으로 몰입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 게임이라 생각하는데 X220의 경우 5.25인치 우퍼의 채용으로 상당부분 만족할만한 음질을 들려주었다. FPS류의 게임은 대부분 EAX등의 보다 현실적인 음향을 제공하는 음장기능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을 이용하지 못한다는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크레이지 택시와 같이 별다른 음장효과나 다채널 스피커를 지원하지 않는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그 어떤 제품보다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뛰어난 성능과 적당한 가격으로 무장한 X220

 전체적으로 따져 보자면 공간감이외에는 어느 한군데 빠지지 않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이 제품이 최고의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은 아니다. 하이엔드 유저라면 약간은 이질감이 느껴질수도 있는 저음의 강조나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음역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4만원대라는 가격대에 비추어 볼때에는 상당한 가격대 성능비를 가지고 있다.

 또한 매우 간편한 설치를 지원하며 취향에 따라 벽에 걸 수도 있는등 다양한 디스플레이의 메리트 또한 가지고 있다. 다만 외장 기기 연결을 위한 콤포지트 - 스테레오 변환 케이블을 제공하는것까지는 좋았으나  단가의 상승을 감안 하더라도 2개의 입력을 받는 방식을 채택했더라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안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4만원이라는 가격은 분명 스피커를 구입하기에 부담이 될 수 있는가격이다. 하지만 필자가 도입부에서 논한것 처럼 게임에서의 10프레임 보다 중요한건 음향이라는 주장에 동감하는 소비자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것이다. 또한 보급형 5.1채널 스피커의 가격과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어중간한 5.1채널을 이용하느니 제대로된 2.1채널을 이용해보고자 하는 유저에게 가장 적당한 가격대가 아닌가 한다.

 스피커 시장은 크게 두갈래로 나뉜다. 고급형이냐 아니면 보급형이냐..

 로지텍은 고급형의 길을 택한것 처럼 보인다. 아직까지 국내 라인업에 보급형 제품은 없으며 이 제품도 중급형이라는 딱지를 달고 출시되었다. 이는 처음 고객들에게 보이는 첫인상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고급형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고급형 제품을 만드는 로지텍" 이라는 기업이미지를 심어둔다면 추후 보급형 제품을 출시 하더라도 "고급형의 로지텍"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아 있어 보급형 제품도 좋게 보이기 마련이다. 반대로 처음부터 보급형으로 시작을 한다면 소비자들의 인식은 "보급형"으로 굳어져 시간이 흐르고 고급형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큰 호응을 못받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실제로 로지텍이 이러한 시장전략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이번 제품은 제대로 된 출시라 할 수 있겠다. 이 제품을 사용해 본다면 로지텍이 어떠한 생각으로 고급형 시장부터 시작했는지 알 수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