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 배틀 포 미들어스'를 프랜차이즈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그 연원을 찾는다면 웨스트우드의 대표작인 'Dune2'의 두 번째 정식 리메이크작인 '배틀 포 듄'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게임 전반에 걸쳐 '반지의 제왕' 영화의 캐릭터와 배경을 차용한 것이 크기는 하지만, 게임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전형적인 영토확장과 미션 사이에 벌어지는 이벤트의 연쇄는 '배틀 포 듄'과 동일하다. 다만, 좀 더 강화된 대규모 전투와 이에 비해 비중은 더욱 중요해졌지만 실제 절차상의 과정은 상당히 간소화된 자원확보이 특징이다.

게임의 유니트를 하나의 캐릭터로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소대원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 움직이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시에 이 그룹이 경험치 축적을 통해 능력이 증대되는 것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유니트를 소모품으로 사용해왔던 C&C계열 게임과는 달리 병력보존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되는 면이 있다. 유니트들의 성장은 강화된 능력치를 통해 적들을 물리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회복시설물의 이용이 이전 게임시리즈들보다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자원확보의 경우, 생산시설에서 공급되는 것이 상당히 적기 때문에 고블린이 점령하고 있는 광산이나 주위 생산시설을 점령하여 자원을 자동채취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적인 구조다. 여타 게임과 달리 기지 후방에 생산시설을 밀집시켜 'GG' 칠 지경이 아닌이상 손상받지 않게 하는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자원공급선이 맵 전역에 분산되어 있어 이를 점령하고 수호하는 것이 난해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면모가 '배틀 포 미들어스'를 더욱 개성있게 만드는 부분이고 RTS 팬들에게도 보다 높은 전략성과 현란한 유니트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다.

게임의 그래픽적인 부분을 살펴보자면 이 게임 제작에 사용된 세이지(Sage) 엔진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원래 이 엔진은 웨스트우드 스튜디오 최후의 게임이 되어 버린 'C&C 레니게이드'에 사용된 것으로서 본래는 FPS에 사용되어 온 엔진이다. 기본적으로 2D 환경에서 3D 환경으로 기술적인 기반을 변경함에 따라 탄생한 것으로 그 자체의 퀄리티는 '습작'의 성격이 짙다 할 정도로 기술적으로는 그리 완성도가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웨스트우드가 EA에 인수되고 제작인력이 재배치 됨에 따라 새롭게 개발이 진행되었고, 'C&C 제네랄'과 'C&C 제네랄 : 제로아워'를 통해 점차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FPS 게임엔진으로 탄생하였기 때문에 물리엔진에 대한 개발이 선행되어 이 엔진의 첫 번째 작품인 레니게이드에서는 가볍게 튕겨 날아가는 것이 좀 문제였을 뿐, 탄도의 궤도나 물리적 연계성 부분에서 나름대로의 성취가 컸었다. 그리고 이 엔진을 활용하여 'C&C 제네랄'과 같은 RTS를 제작하면서 시각적 효과를 극단적으로 발전시킴에 따라 게임상에서 보여지는 자연적인 요소의 활용이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르게 되었다.

Intel, NVIDIA와 EA간의 기술협력이 안정화궤도에 오른 상태에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이전 게임들과는 달리 제작진의 게임개발의 완성도가 높아졌음을 알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유니티 하나하나의 개성적인 면모를 꾸미는 것이 가능해졌음을 꼽을 수 있다. 이전에는 얼굴도 없이 얼굴, 몸통, 팔다리 정도로 사람이 표현되었던 것에 비해 이번 작품에서는 영화 속 유명 캐릭터들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특정미션에서의 롤플레잉게임과 같은 느낌을 주는 유니트조종이 더욱 흥미를 끌도록 하였다.

사운드적인 부분에 있어 주요 사운드트랙은 영화속에서 사용되었던 것을 이용하거나 그것을 바탕으로 게임에 맞게 편집한 점이 특징이다. '배틀 포 미들어스'는 영화의 전장을 그대로 본따 제작된 각 미션의 맵들과 더불어 영화에서 보았던 전장의 거대한 서사시를 직접 컨트롤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청각적인 배려도 소흘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귀로 들리는 음악과 음성으로 인해 불만을 느끼기는 힘들 것이다.

비록 자막만 한글화되어 예전에 출시된 레드얼럿 시리즈와 같은 한글대사를 들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급박하게 전개되는 전장의 진세와 유니트들의 육박전이 어울어지며 나오는 음성들의 연기수준이 훌륭하기 때문에 게임의 분위기 자체를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게임 진행상 필요한 대사들은 로딩화면만 빼면 대부분 자막이 따라붙어 게임의 스토리 이해는 충분히 가능하므로 음성이 영문인 점은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게임에 사용된 기술이 루카스필름의 THX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음악과 음향효과를 완벽히 즐기기 위해서는 THX인증을 받은 특정 사운드카드(기존 AC97 내장사운드는 THX는 물론 DTS도 지원하지 않는다)와 인증을 받은 스피커를 구성해야 한다. 이는 비용적인 문제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공간적인 셋팅을 영화시청에 준하는 환경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이기는 하지만, 투자와 노력을 한 만큼 충분히 게임 패키지 속에 존재하고 있는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배틀 포 미들어스'는 '뉴라인시네마'에서 제작한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따라가는 캠페인모드와 유명 전장을 선택하여 전투를 즐기는 스커미시 등으로 구성된 싱글플레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온라인 플레이를 전세계의 유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를 두 개의 큰 축으로 삼아 구성된다.

싱글플레이에서는 '제네랄'에서 사용한 특수무기인 전술핵이나 펄스폭탄과 같은 용도로 절대반지와 이븐스타의 힘이 사용되는데, 이를 통해 사자(死者)의 군대와 발록이 난타전을 벌이는 등의 게임만이 가능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또한 영화속에서 보았던 캐릭터들과 그들 개개인이 영화속에서 보여줬던 특별한 기술들을 하나하나 재현해 내는 롤플레잉적인 면모를 게임중에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강력한 능력을 바탕으로 게임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끌어 가는 것이 가능하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유저들과의 대전이 가능한 멀티플레이는 기본적으로 온라인대전과 네트워크 플레이를 중심으로 삼고 있으며, 이중 온라인대전은 게임을 설치하면서 등록한 아이디를 통해 자신의 데이터를 축적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의 계급과 명성을 높히기 위해 더욱 분전을 요구하는 면이 있다. 이런 멀티플레이 모드의 구성은 제네랄을 넘어 레드얼럿때 확립된 시스템을 계승한다는 성격이 있어 기존 웨스트우드 팬들에게는 친숙하겠지만, 배틀넷에 익숙한 국내 대다수 유저들의 취향과는 약간의 상이함이 존재할 수도 있다.

▒ 'The Battle for Middle-Earth', Mini Bench!

'배틀 포 미들어스'는 시스템의 사양압박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30프레임으로 프레임을 고정시키는 방법이 사용되었다. 또한 카메라 앵글을 제한하여 스크린샷에서와 같은 역동적인 화면을 사용자가 취사선택하여 볼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제약으로 인해 최대 프레임의 한계를 측정하는 그런 식의 벤치마크가 아니라 30프레임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해상도와 기타 설정으로 어느 정도의 평균프레임이 소실되는지를 알아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런 벤치마크의 특성상, 이번 테스트에서는 유명 그래픽카드 제조사인 ELSA에서 시중에 판매중인 최고수준의 그래픽카드인 Gladiac 940Ultra(NVIDIA GeForce 6800Ultra)를 시스템에 탑재하여 설정부분 항목의 조정에 따른 게임 퍼포먼스의 저하를 측정하였다.

이 게임의 벤치마크는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가능한데, 하나는 멀티플레이 리플레이파일을 이용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던전탐색과 같이 루트가 정해진 싱글미션을 동일한 패턴으로 플레이하며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본 리뷰에서는 시간상의 문제로 인해 후자를 택해 측정하였으며, 사용된 미션은 적은 수의 유니트들이 활동하지만 특수기술과 던전이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인해 두드러지게 광원효과가 사용되는 '선(善)의 진영 캠페인중 제1장 모리아던전'임을 밝힌다.

'반지의 제왕 : 배틀 포 미들어스'를 간단히 벤치마킹 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기본설정 '높음' 상태에서 1024*768로 게임을 플레이 하였을 때에는 게임 자체에 걸려져 있는 프레임락 값 '30'에 육박하는 환경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지만, 점차 해상도를 높혀감에 따라 결손율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3D RTS는 레이싱게임(이 경우는 60프레임은 나와줘야 한다)과는 다르게 20프레임이상만 보장되면 원할한 게임진행이 가능하므로 설정을 '높음'으로 두었을 때 게임진행상에 있어 큰 장애는 없었다. 다만 이번에 벤치마킹을 한 맵의 경우 C&C 계열의 장점인 대규모 전면전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부하가 클 경우에는 이번에 측정한 수치 이하로 나올 것이 자명하다.

그래픽드라이버상에서 수동으로 안티얼라이징과 비등방성필터링을 각각 4x 줬을 때 나타나는 값은 동일한 설정부 옵션 상태라고 하더라도 기본 설정값인 '높음'에 비해 상당한 프레임 하락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해상도인 1024*768에서조차 20%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하며, 1600*1200 에서는 평균프레임이 20프레임 이하로 내려가는 상황까지 벌어져서 소규모 던전이면 모를까 대규모 전투에서는 플레이상의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RTS장르에서 높은 그래픽효과는 미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보다 거시적인 효과(예: 빛, 불, 물)가 더 큰 시각적 자극이 되기 때문에 세밀하고 선명한 그래픽을 얻기 위해 조작하는 옵션보다는 가급적 해상도 정도만을 변경하는 것이 원활한 게임진행에 도움이 됨을 알리고 싶다. '배틀 포 미들어스' 자체가 무거운 게임이기 때문에 이런 성격을 충분히 감안하고 부드러운 게임진행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드라이버상에서 AA나 AF와 관련하여 옵션을 주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