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oom III v1.1

경쟁사에 비해 게임비즈니스의 근간을 이해하고 있는 NVIDIA HQ의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ID Software와의 제휴로 2004년을 NVIDIA의 한해로 만들었던 Doom III는 천재개발자 존카멕의 이름값과 전작의 명성에 걸맞는 환상적인 그래픽과 환상적인 시스템부하로 출시초기 하드코어게이머들과 하드웨어트위커들의 업그레이드를 충동질하였던 게임이다.

이제는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과거 퀘이크3가 그랬던 것처럼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퍼포먼스를 측정하기 위한 잣대로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에 그래픽카드를 실제 게이밍환경에 빗대 측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봐야 할 테스트로 볼 수 있다.

한정된 월드지오메트리와 이에 대한 텍스쳐데이타의 집중, 그리고 화려한 광원효과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Doom III의 게이밍환경은 512MB 메모리가 장착된 그래픽카드가 아니라면 풀텍스쳐를 활용하는 울트라퀄리티가 아닌 손실압축이 적용되는 하이퀄리티로의 설정이 불가피하다. 이 부분에 있어 256MB가 장착되었다는 점은 아쉬운 게 사실이지만, 높은 클럭으로 인해 적어도 속도면에서는 어느정도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테스트도중 발견한 한가지 독특한 사실은 Doom III의 경우, SLI를 구성하여도 화면 좌측의 파라메터를 봤을 때 GPU의 연산이 상당히 적다는 사실이다. 어느 해상도든 녹색의 막대의 증감으로 표시되는 연산량이 시종일관 '1cm'를 넘지 않기 때문에 GPU를 놀린다는 기분이 상당히 든다.

NVIDIA에서는 이 부분에 있어 하나의 GPU로 그 구동이 충족되는 게임의 경우, SLI의 효용을 크게 느낄 수 없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실제 게임을 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는 경쟁사에 대한 우위를 점했다는 자만감때문에 패치나 특화된 드라이버등의 개발을 게을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게임을 이용한 테스트를 진행하였을 때 발견할 수 있는 사실은 안티얼라이징이나 비등방성필터링을 걸지 않으면 싱글카드만도 못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1024*768 해상도에서 무효과로 게임을 구동하였을 때 보여졌던 이 결과는 곧 해상도가 올라가고 각종 효과가 적용되면서 퇴색하기는 하였지만, NVIDIA가 제공하는 드라이버의 효율관리면에서 어느정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AA / AF 등의 효과를 걸지 않았을 때에는 1024*768에서 1600*1200까지 별 차이 없는 프레임을 기록하는 괴력(?)을 보인 SLI 모드는 8AA / 16AF 와 같은 극단적인 효과를 적용한 경우 싱글카드에 비해 2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 Far Cry v1.31

NVIDIA와의 제휴를 통해 출시된 Doom III 나 ATI와의 제휴를 통해 출시된 Half-Life II 와는 달리 Crytek 이라는 신생게임업체가 출시한 Far Cry는 진정한 벤치마크게임으로 평가하기에 손색이 없다. 특정업체의 입김이 닿아 관련사의 그래픽카드에서 유독 가속된 경향을 보이는 게임들과는 달리 패치를 통해 적용되는 HDR(High Dynamic Range) 렌더링기술이나 3Dc 알고리즘이 채택된 패치인 1.3을 공개하여 편향됨없이 그래픽카드는 물론 시스템 전체를 사정없이 괴롭히는 게임이다.

NVIDIA의 경우, HDR 랜더링을 구현하여 게임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효과에 따른 화면의 변화를 사용자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빛의 효과와 수면의 모습이 현실세계에서의 모습과 동일해지는 이 효과는 그래픽카드에 상당한 부하를 걸어 일찍히 SLI를 위한 기술로 예상되어온 효과였다.

Far Cry같이 SLI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 게임은 없다. 한 화면씩 프레임을 처리하는 AFR(Alternate Frame Rendering)이 아닌 화면을 부위별 50:50으로 나눠 각각의 GPU가 연산을 하는 SFR(Split Frame Rendering)방식으로 처리하게끔 NVIDIA가 드라이버를 기본셋팅하였기 때문에 상하단의 연산이 유동적인 Far Cry에서는 중앙에 위치한 분할선이 쉼없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위 화면과 같이 GPU의 프로세싱파워는 모두 쓰면서 딱히 화면상으로 오브젝트의 비율이 편향된 것이 아님에도 1st GPU에 연산이 몰려 되려 성능이 저하되는 경우가 빈발한다는 점이다. 하늘과 같이 풀텍스쳐처리되는 부분이 안 보이는 경우(천막이나 정글속)라고 하더라도 분할선이 밑으로 내려가서 안 올라오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런  부분에 있어 Crytek의 패치는 물론 NVIDIA의 드라이버가 절실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둘 다 소식없다.

NVIDIA 포스웨어 66.93을 기반으로 하였을 때 볼 수 있는 Far Cry에서의 결과는 2개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과거 SLI모드를 위한 기술로 평가받았던 HDR 랜더링을 적용한 상태에서 보여주는 결과값도 그리 큰 차이를 볼 수 없으며, 그저 해상도별 프레임감소가 싱글에 비해 그 차이가 적다는 점외에는 딱히 그 효용을 집어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