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테스트에 임하였을 때의 즐거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NVIDIA의 GeForce 6800Ultra를 SLI 모드로 공식리뷰한다는 흥분은 그 직후 벌어진 숱한 시행착오를 떠나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기쁨도 잠시, 3Dmark 테스트를 끝내고 실제 게임테스트로 넘어가서 본 테스트 결과값은 실망이다.

처음에는 리드텍의 WinFast PX6800Ultra TDH의 하드웨어적인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여 각각 싱글카드 상태에서 테스트를 하였고, 드라이버가 문제인가 싶어 베타드라이버중 WHQL인증을 받은 버전 2가지를 엄선하여 각각 구동도 시켜보기도 하였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내리며 얻은 결론은 싱글카드 상태에서는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었고, 드라이버 버전을 바꿔봤자 게임은 별다른 변화가 없는 가운데 3Dmark05 스코어만 최대 300점정도 늘어난다는 사실이었다.

특정 벤치마킹 툴에 얽매여 정작 최고성능의 그래픽카드가 효용을 보이는 게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비교적 게임 비즈니스에 어느 정도 눈이 떠졌다고 볼 수 있는 NVIDIA가 게임업체와의 제휴를 단순히 마케팅 도구로만 한정짓고 최근들어 SONY와의 제휴(PS3 그래픽코어 설계)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작금의 작태를 볼 때 가시적인 성과를 빨리 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은 안 보인다.

EA, 비벤디 유니버설등 게임유통의 거물들과 ID Software같은 선구자같은 게임업체와의 NVIDIA의 제휴관계를 볼 때, SLI 관련기능을 보강하는 패치나 이를 위한 NVIDIA 자체적으로 공개하는 정식 드라이버가 미진한 상황에서는 리드텍의 WinFast PX6800Ultra TDH는 그 빛을 발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리드텍에서는 분명 훌륭한 제품을 출시하였지만, 소프트웨어적인 지원 미비때문에 졸지에 '미완의 대기'로 그 위상이 전락한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서 서두에서 언급하였던 그대로 제품 자체의 희소성과 최고를 지향한다는 점에서만큼은 확고부동한 사실이기 때문에 정녕 '최고'를 원하는 이라면 게임에서의 아쉬운 성능은 차후를 기약하고 탐내볼 만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물론 문제는 '돈'이겠지만 GT 레벨을 넘어 Ultra를 바라보는 이라면 어느 정도의 각오(?)는 되어 있을테니 싸다 비싸다를 논하는 것은 어찌보면 무의미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일반 사용자라면 리뷰어 본인의 소원과 마찬가지로 로또되면 사겠다고 하겠지만, 어디나 최고를 써보기 원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이 존재하기는 할 그런 물건인 것이다.

일반 게임유저라면 이번 리뷰에서 보여진 6800Ultra SLI의 게이밍 성능이 마음에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3D 관련 기술을 이용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입장에서는 앞서 3Dmark05 테스트의 세부항목으로 진행된 쉐이더 관련 성능이 눈에 띄게 매력적일 것이다. 당장 결과물을 출력하는데 80% 이상의 성능향상이 일어난다면 굳이 게임이 아니더라도 이를 통한 업무의 능률향상은 곧 기업의 이익에 부합되므로 SLI 기술의 채택은 훌륭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SLI는 일반 게이머대상의 지포스보다는 쿼드로에서 그 진가가 더욱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Leadtek WinFast PX6800Ultra TDH의 출시는 NVIDIA의 퍼스트파트너인 리드텍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전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하여 그래픽카드 제조사가 쉽게 만들 수 없는 PCI Express 용 GeForce 6800 Ultra 코어를 확보하여 한국에서 최초로 제품을 출시하였다는 사실에서 리드텍의 진가를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각인시켰다고 볼 수 있다. 비록 드라이버와 패치등의 미비로 게임상에서는 하드웨어의 저력이 봉인된 상태지만, 추후의 지원을 통해 극복이 가능한 사안이므로 NVIDIA가 보다 성실한 자세로 성능이 검증된 공식 드라이버를 발표한다면 그 양상이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