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자모터스포츠의 재미는 바로 '튜닝'에서 시작되어 '패턴'에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엑셀과 브레이크로 대동단결해야 하는 주행의 부담은 게이머 마음속에 숨어있던 편집광같은 측면을 되살리는 측면이 강한 튜닝부분에서 어느정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성격이 있다. 뜻대로 잘 되지 않는 운전과는 달리 튜닝은 돈 벌기가 힘들어서 문제일 뿐 좀 모으면 이것저것 해볼 수 있다는 즐거움을 솟아나게 한다.

후반까지는 진행해보지 못했지만, 초중반경에 느낀 점이라면 돈 벌기가 참 힘들다는 점이다. 사회생활 하면 겪어본 일이 많은 터라 별달리 신기한 부분은 아니지만, 해보고 싶은 건 많은데 벌이가 적어 마음고생하는 경우가 잦은 게임이다. 들어오는 돈에 비해 워낙 해볼께 많다보니 에디트를 하지 않는 이상 어느 부분부터 손대야 할 지 꽤 머리 써서 계획을 짜야 하는 부담이 있다.

'포르자 모터스포츠' 자체가 그리 녹록한 게임은 아니지만, 경쟁사의 게임마냥 역사와 전통, 그리고 열렬히 지지하는 골수팬이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포르자모터스포츠는 제작사측에서 게임쪽에 설명만 텍스트로 밀어넣는 것외에도 관련용어사전과 같은 부수적인 서비스에 보다 신경을 써야 했지만, 출시된 게임은 그렇지 못해 튜닝에 뜻을 두었어도 원래부터 차에 대해 알고 있는게 많지 않다면 머리 아플 일이 많다.

게임플레이에 들어가면 여타 메뉴보다는 커리어모드를 선택해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커리어모드에 있는 난이도 설정은 초반에는 건드릴 필요가 없지만, 점차 게임속에서 자신의 '씨앗'을 터트린다면 실력에 따라 취향에 따라 주행패턴에 상당한 변화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워낙 초반부터 경쟁차량들이 헐크같이 달려들기 때문에 상금 많다고 섣불리 AI 드라이버의 난이도를 손대서는 안 될 것이다. 게임이 드라이빙 시뮬레이션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다고 하더라도 인공지능 차량들에 내재된 호전성은 경쟁사의 게임에 비해 두드러지게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라 함부로 변경할 꺼리는 못된다.

차량의 튜닝은 파츠를 교체하는 것이전에 기본적으로 차체의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타이어의 기압이나 차축의 균형과 같은 기초적인 것부터 엔진출력이나 공기역학에 관련된 설정까지 다양한 변화를 줘 그에 따른 주행환경의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포르자 모터스포츠의 튜닝은 항목에 포함되어 있는 벤치마크를 통해 주행하지 않더라도 수치로 차체의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다.

차체의 조정을 통해 운전자가 자신에게 최적화된 조건을 얻었다면 이를 이용하여 프리런과 같은 항목을 통해 처녀주행을 해봄도 운치 있는 일이다. 이 게임은 코스의 기상조건이나 노면상태를 자의대로 선택할 수 없다는 나름대로 치명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도로위에 짐승들을 풀어놓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두는 것이 필요하다.

아케이드 게임같이 앞에서 블록킹하는 차량들을 맷집 믿고 밀어낸다거나 드리프트로 유린한다는 것은 개념성립이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주행도중 보이는 찬스를 한번에 나꿔채는 순발력을 보임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경쟁차량들의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호전성'외에 '스크립트'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패턴성향을 띄고 있으므로 차체를 마음대로 운전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면 이런 부분을 파고들어 게임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 하드웨어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개조에 들어가는 부품들도 비싼게 좋다. 비싸면 무게는 가벼워지고 출력은 늘어나고 속도는 빨라지는 참으로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돈벌이 그 자체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할 부품을 선택하는데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유한 금액대비로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야 한다는 조건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업그레이드보다 신차가 매력적인 때가 종종 발생시켜 사람을 고뇌에 빠뜨린다. 이 게임을 처음 해보는 게이머라면 가장 주행하기 편한 차량이 가장 낮은 클래스이기 때문에 보다 좋은 차량쪽으로 눈길이 자꾸 가게 되지만, 좋은 차량의 끝은 레이싱대회에나 나올법한 클래스로 정해져 있다 보니 실력에 비해 좋은 차량을 어떻게(?) 손에 넣는다해도 운전하기가 워낙 힘들어 어느 수준까지는 당장의 유혹을 참고 넘기는 게 낳다고 느껴진다. 너무나 다양한 선택을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게이머 자신에게 부여하였기 때문에 포르자 모터스포츠를 플레이하는 이라면 자기책임하에 계획을 세우고 어느 차에서 어느 차로 어느 시점에 옮겨갈 것인지 충분히 숙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업그레이드 부분에서는 경쟁사의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지텍 휠에는 비할 바가 못되지만 컨트롤러를 통해 느껴지는 진동이나 게임 화면상에서 미세하게나마 느낄 수 있는 감각을 통해 출력에 집중할지 차체 무게에 집중할지 다운포스에 집중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감각', '느낌'이라는 꽤 주관에 민감한 영역을 게임콘솔이라는 기체를 바탕으로 충족시키는 조합을 찾아내야 하다보니 까다로운 작업으로 볼 수 있지만 XBOX 에서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다양성에 바탕을 둔 선택을 배려하여 신경을 좀 쓴다면 각자 만족할 만한 상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국내에서도 포르자 모터스포츠를 즐기는 게이머가 애니나 망가주인공으로 데칼을 꾸며 그 스크린샷을 올리는 모습을 최근들어 종종 볼 수 있다. 차량을 공장에서 도색하듯 한가지 색상으로 통일해 버리는 것보다 개성적인 모습을 구현할 수 있는 이와 같은 옵션은 XBOX Live!라는 온라인플레이를 통해 전세계인들에게 자신만의 자동차를 과시할 수 있는 모토가 된다.

나만의 자동차를 온라인을 통해 과시할 수 있다는 장점은 개성적인 면에서 두드러지는 장점이기는 하지만 멋진 데칼은 차량의 업그레이드나 튜닝에 맞먹는 노력을 요구한다. 앞서 서술한 업그레이드와 튜닝이 단편적인 지식만 제공할 뿐, 조합에 대해서는 게이머 스스로가 찾아내게 만든 것과 마찬가지로 도색작업에 필요한 계획 역시 게이머가 하나하나 손수 작업해야 되서 상당한 노고가 있어야 그럭저럭 마음에 들 만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메이커들은 주로 독일, 이탈리아등 유럽계열과 미국, 일본등을 손꼽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그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한국사람으로서는 꽤 눈길을 끄는 부분이기도 하다. 세계의 명차사이를 국산자동차가 질주한다는 것은 그 성능과 미관을 떠나 애틋한 느낌을 주기에 실상 처음 차량을 고를 때 슬그머니 손이 가는 편이다.

그러나 앞서 이미지 설명에서 언급했듯, 국내에서는 '현행법'상 최고수준의 사양으로 제작된 차량인 현대자동차의 달구지도 세계수준에서는 제일 낮은 레벨에 속하기 때문에 게임 초반이 아니라면 쓸 일이 없을 것이다. 현대자동차라는 회사가 메카닉에 있어 기념비적인 차량은 만든 역사가 없어 스포츠카나 슈퍼카, 아트카등을 만들 역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플라잉 모델로라도 세계 시장에 명차의 자질을 품은 차량을 내세웠다면 한단계 더 높은 클래스에서 국산차를 만나볼 수 있었지 않을까 못내 안타까운 부분이다.

다른 레이싱장르 게임들이 리플레이라는 기능을 단순히 운전 잘 한것을 남들한테 자랑하는 제한적인 용도로만 써왔다면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스스로 자신의 '길'을 성찰해 볼 수 있는 토대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껏 출시된 그 어떤 게임보다 자세한 데이터를 리플레이를 통해 분석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게이머 스스로가 선택한 튜닝과 업그레이드의 효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싱글플레이는 물론 멀티플레이에서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튜닝메뉴에서 벤치마크로 속도와 같은 수치정보를 간단하게 나마 습득할 수는 있지만, 이와 같은 하드웨어적인 스펙이 실제 주행에서 어떠한 물리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지는 주행 후 리플레이를 분석함으로서 게이머가 하드웨어의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다. 특히 XBOX는 PS2와는 달리 라이브를 이용하여 세계속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개성있는 차량을 경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자체적인 분석활동은 랭킹은 물론 자신이 속한 자동차클럽의 명성을 드높히는 원동력이 된다.

포르자모터스포츠라는 게임을 놓고 봤을 때, 흠 잡을 부분이 전혀 없는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리플레이다. 실제 레이싱팀들이 관측하는 주요정보 항목을 가독성 높고 알아보기 쉽게 추려서 배치한 덕에 게임속에서 질주하는 자동차의 상태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자신의 플레이를 다시 되돌아보는 것조차 하나의 즐거움으로 승화시킨다.

포르자모터스포츠를 굳이 평가한다면 한가지 전제해야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게임이 마이크로소프트 게임스튜디오가 직접 제작한 '처녀작'이라는 것으로 경쟁작과 같이 경험이 축적된 프랜차이즈가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워낙 크게 일을 벌려 상당한 제작역량이 집중된 탓에 처음 나온 게임치고는 상당히 신경을 썼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애 써서 만든 게임임은 분명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제작당시에 약속하였던 백단위의 수많은 차량과 현재 미국내에서 영업하는 유명 튜닝업체들의 실제등장에 바탕한 '차량개조 시뮬레이션'이 없어졌다는 점은 단순히 차세대콘솔인 'XBOX 360'을 기대하게 만든다기보다는 왠지 속았다는 느낌이 더 크다. 적어도 맛보기로 라도 보여줬다면 후속작에 대한 기대라도 하겠지만, 그런 서비스(?)가 없다보니 차기작으로 역량을 집중하느랴 서둘러 개발을 적당히 타협해서 끝낸 것이 아닌가 싶은 의구심이 든다.

개발당시의 약속을 떠나 게임쪽으로 눈을 돌리면 제일 먼저 거부감(?)을 느끼는 부분은 아무래도 게임의 배경음악이다.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 크게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일본쪽 레이싱게임들이 주로 채택하는 테크노나 하우스, 유로비트 스타일의 배경음악이 아니라 미국 남서부지역 밴드가 나와서 연주하는 듯한 BGM을 들려줘 나스카레이싱쪽에나 어울릴법한 약간은 느슨한 느낌을 게임플레이중에 느낄 수 있다. 문제는 게임이 혼자 도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한다면 상당히 긴장감을 느끼는 상태가 지속된다는 점으로 게임이 마음대로 안 풀리면 '음악'때문에 울컥하는 경우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게임 자체가 XBOX 자체의 역량을 모두 이끌어내다보니 욕심이 앞서 무리한 측면도 없지 않다. 사실 드라이빙 시뮬레이션을 내세우고 차량에만 너무 포인트를 맞추다보니 정작 중요한 서킷과 노면에 대한 설정은 손 댈 수 없도록 하여 코스의 상태를 조율하는 레이싱 게임이 가진 나름대로 엄연한 재미를 아예 없애버렸지만, 정작 게임플레이중에는 30프레임으로 고정되었는지 의심스러운 모습을 곧잘 보여준다. 차량뿐만 아니라 서킷의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하려 하다보니 콘솔 자체의 역량이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여지는 부분으로 순리에 따르자면 차세대기로 나오는 후속작에 기대를 걸어야겠지만, 현상황에서는 분명히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2년동안 국내외의 레이싱 게임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타이틀답게 큰 기대를 품고 이 게임을 구입한 게이머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앞서 게임속에 내재된 미흡한 부분을 주로 언급하기는 했지만, XBOX 콘솔의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낸 게임으로 헤일로 시리즈외에 이 게임을 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노력하여 만들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XBOX에서 보다 현실감 넘치는 레이싱게임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현명한 선택이라 단언할 수 있다.

이 게임이 가진 성격을 정리하자면 XBOX 360으로 나올 마이크로소프트 게임스튜디오의 '진정한'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로 가는 '연장선'이 아닌가 그리 생각된다. 개발초기부터 각종 매체에 공개되었던 다양한 아이디어가 이번 작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부분도 있고 하드웨어의 성능한계로 인해 표현자체가 제약된 부분도 많아 지금 시점에서는 만족하기 힘들겠지만, 차세대기로 본 게임을 계승하는 작품이 나온다는 전제에서는 기대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만한 프랜차이즈로 포르자 모터스포츠가 진화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