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 공개된 AMD Athlon64 X2 4800+ 프로세서를 이용하여 진행한 오버클럭 테스트 결과를 미흡하나마 밝히자면, 적어도 '10%'수준의 FSB 오버클럭을 통해 사용자가 성능향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정도다. 분명 오버클럭은 제조사측에서 권장하는 것도 아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사태의 책임은 오버클럭을 한 당사자에게 있기는 하지만, 최고급 프로세서를 오버클럭하여 더 높은 성능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하드웨어를 만지는 이들에게는 군침 흘릴 만한 일일 것이다.

특히 오버클럭을 통한 성능의 '증대'는 듀얼코어가 효용을 나타내는 소프트웨어가 이미 공급된 디지탈미디어나 과학분야에서 더욱 각광받을 여지가 있지 않은가 그리 생각된다. 일례로 방송인들의 경우, 1분을 60프레임으로 나눠 그동안에 촬영된 아날로그 영상을 디지털로 변환하여 편집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하는데, 이와 같이 일각을 다투는 사람들에게 듀얼코어에 더해지는 일정 수준의 오버클럭은 안정적인 상태에서 보다 빠른 업무진행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게임을 하는 평범한 유저들에게 듀얼코어는 그냥 이름만 들어도 행복할 정도의 의미만 있을 것이다. 64비트와 마찬가지로 엔진차원에서 손을 대야 게이머들이 그 진가를 체험할 수 있는 '듀얼코어'는 적어도 올 한해는 넘겨야 진면목을 일반 사용자들이 바로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미니기기나 PMP, PSP등에서 인코딩 성능을 요구하는 추세가 점차 대두되고 있어 이 분야의 용도로 PC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듀얼코어의 수혜를 비교적 빨리 받아들일 수는 있겠지만, 아무리 오버클럭이 잘 된다고 하더라도 게임을 위해 거금을 들여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산다는 것은 아직은 그 개념이 성립되기는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AMD가 자사의 듀얼코어를 캐주얼 게이머도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구입할 수 없기에 외면할 뿐, 근본적인 진실이라면 AMD의 Athlon64 X2 프로세서가 인텔의 펜티엄 D 프로세서가 커버하지 못하는 프로슈머들의 영역을 공고히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펜티엄 D로는 얻을 수 없는 성능상의 이점을 AMD가 채워줄 수 있도록 라인업 자체를 꾸며 버린데다가 오버클럭 가능성도 열어 놓았기 때문에 더 이상 클럭을 높이는 것이 물리적으로 위험한 수준인 프레스캇코어로는 AMD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퍼쓰레딩을 XE에만 배치하여 4개의 멀티쓰레드라는 형태로 4800+와 경쟁하게 된 인텔은 어떠한 의미에서는 시간을 벌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차세대 프로세서는 인텔도 메모리 컨트롤러를 노스브릿지에서 빼 버리고 2개의 코어가 별도로 다이에 자리잡는 것이 아닌 하나의 형태로 꾸며지기 때문에 2006년 롱혼이 출시되기 이전까지 보급형시장의 소비자들에게 인텔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MD는 인텔이 추구하는 것들을 현 시점에서 모두 확보해버린 상태다.

한가지 아쉽다면 Fab36의 65nm로의 공정전환과 서버/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의 듀얼코어 옵테론 프로세서의 선풍적인 인기로 인해 Athlon64 X2 프로세서의 공급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만약 인텔이 High-K등을 앞세운 고집적 공정으로의 전환을 서두루지 않았다면 현행 90nm SOI 공정에서 AMD가 승부수를 던질 수 있었겠지만, 인텔이 프로세서의 기술적인 성취와는 별도로 AMD를 압박하는 방식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어 섣불리 도박을 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

하지만 과거 호환 프로세서를 만들며 인텔에게 온갖 서러움은 다 맛보았던 AMD가 지난 10여년 사이에 되려 인텔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과거에는 꿈도 못 꾸던 혁명적인 변화라 아니할 수 없다. 수년전에 이미 현재의 사용환경을 예측하고 듀얼코어를 미리 대비한 것이나 64비트 프로세서를 시장에 투입하여 이를 이용한 운영체계를 받아들이기 용이한 토대를 만든 것등에서 알 수 있듯 AMD는 이제 프로세서 시장에서만큼은 인텔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하나의 축으로 공고히 자리잡았음이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