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그레이드를 위해 필자가 최근 구입한 삼성 DDR2 533MHz 1GB 메모리

필자는 조만간 집에서 사용하는 PC를 업그레이드 할 생각이다. 필자도 업그레이드를 하는 소비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인텔 펜티엄 D 와 애슬론64 X2 프로세서의 성능과 가능성을 곰곰히 비교해 본 것이 사실이다. 여러가지 관점에서 비교해 본 결과 필자의 선택은 펜티엄 D 였다. 성능상으로는 분명 애슬론64 X2 프로세서가 앞선다고 말할 수 있는데, 왜 펜티엄 D 를 선택했을까 ?

이유는 간단하다. 애슬론64 X2 시스템의 성능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필자는 그 시스템을 구성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의 몇몇 웹사이트를 통해 공동구매 행사가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일반적인 시중가보다 저렴하다는 공동구매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애슬론64 X2 4200+ 프로세서의 가격은 60만원, 애슬론64 X2 4400+ 프로세서의 가격은 65만원이었다. 물론 특정 사용자 계층에게는 이 금액은 그다지 부담이 가지않는 수준일 수도 있겠지만, 필자같은 평범한 직장인에게는 너무나도 큰 부담이 가는 공급가격이다.

▲ 펜티엄 D 프로세서 가격 (6월 28일자, 다나와 참조)

▲ 국내 출시된 인텔 945P 칩셋 메인보드 가격 (6월 28일자, 다나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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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펜티엄 D 820 프로세서로 듀얼코어 시스템을 구성할 경우에는, 그와같은 부담은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10만원대의 인텔 945P 칩셋 메인보드도 국내에 선보여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여 조립할 경우 CPU + 메인보드 구입에 소용되는 비용은 40만원 초중반 수준이 될 수 있다. 애슬론64 X2 모델중 최하위 모델인 4200+ 모델이 60만원에 공동구매가 되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이는 상당한 격차다. 애슬론64 X2 프로세서로 시스템을 구성하였다면, 60만원으로는 CPU 1개만을 구입할 수 있지만, 펜티엄 D 시스템에서는 CPU + 메인보드 + 기타 부품 (메모리 / HDD / ODD / 사운드 카드) 등의 스펙으로 시스템을 상당부분을 구축할 수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두 시스템의 성능은 다를 것이라는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금액적인 측면에서 이는 상당히 비교가 되는 상황이다.

물론 애슬론64 X2 시스템을 구성할 때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 기존에 소켓 939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메인보드를 사용하고 있었다면, 바이오스 업데이트 만으로 애슬론64 X2 프로세서를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메인보드 구입에 비용을 지출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필자는 소켓 478 기반의 프로세서 및 메인보드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위해선 어짜피 새로운 메인보드를 구입해야 한다. 결국 필자의 환경에서는 애슬론64 X2 프로세서로의 이주를 꿈꾸기에는 너무나 큰 가격의 장벽이 있었고, 펜티엄 D 시스템으로의 이주는 보다 저렴하게 이루어질수 있는 메리트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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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애슬론64 X2 시스템에는 이주할때 걸림돌이 되는 또다른 핸디캡이 있는데, 그것은 내년에 새로운 소켓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소켓 M2 (940 핀) 규격이 그것인데, 기본적으로 핀수가 변형이 되기 때문에 기존의 소켓 939 프로세서는 새로운 칩셋 메인보드에 장착할 수 없는 한계점을 가지게 된다. 당연하겠지만 새로운 규격의 칩셋 및 프로세서가 등장하게 되면, 기존의 프로세서들의 가치는 떨어지고 가격역시 인하되게 된다. 물론 이런 사항은 싱글코어/듀얼코어에 상관없이 동시에 적용된다.

리테일 정품 패키지 가격이 인하되면 당연히 중고 부품의 가격도 떨어지게 되므로, 기존의 애슬론64 프로세서를 사용하면서 애슬론64 X2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 하려는 사용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된다. 다만 이를 뒤집어 생각해 본다면 현재 시점에서 새롭게 애슬론64 X2 프로세서를 구입하려는 유져에는 좋지않은 뉴스가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필자가 애슬론64 X2 프로세서를 구입하지 않는 2번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최신의 스펙과 고성능을 제공하는 프로세서가,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AMD 에서는 기존 사용자 계층을 고려하여 소켓 939 기반의 프로세서들도 추가로 공급할 의지를 가질수 있겠지만, 과연 새로운 소켓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기존 프로세서 라인업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쓸지는 솔직히 미지수다.

소켓 M2 지원 데스크탑 프로세서들은 DDR2 667MHz 메모리 지원에 코드명 "Pacifica" 로 불리우는 가상화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므로, 현재의 애슬론64 싱글/듀얼 프로세서보다 훨씬 발전된 성능과 스펙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필자가 AMD 의 프로세서 공급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면, 당연히 새로운 소켓 M2 관련 제품을 알리는데 마케팅을 집중하고 승부수를 걸 것이다.

반면 인텔 펜티엄 D 프로세서로 시스템을 구성했을 때는 이와는 조금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일단 인텔의 로드맵을 살펴보면, AMD 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프로세서가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AMD 와 다른점이 있다면, 내년에 출시될 싱글/듀얼코어 프로세서가 LGA775 타입의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싱글코어로는 내년 초반에 Cedar Mill 코어가 준비되어 있고, 듀얼코어로는 역시 내년 초반에 Presler 코어가 등장할 예정이다. 이들 2개의 코어는 65nm 공정의 적용으로 발열량이 줄어들어 더 높은 클럭에 도달할 수 있고 L2 캐쉬가 2MB 로 증가되기 때문에, 현재의 프레스캇 / 스미스필드 코어 기반의 프로세서보다 더 높은 성능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이들 새로운 프로세서들이 인텔 945/955X Express 칩셋상에서 정상적으로 인식이 되고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리젠테이션 자료에도 나온 사항이지만, 캡쳐화면을 살펴보면 스미스필드 코어와 프레슬러 코어, 945/955X Express 칩셋이 하나의 라인업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자료를 보면서 필자는 문득 한가지 궁금증이 생겨났는데, 혹시 이 자료는 현재의 945/955X Express 칩셋이 내년에 출시될 프레슬러 코어까지 지원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자료가 아닐까라는 궁금증 이었다.

▲ 내년에 출시되는 Presler 듀얼코어 라인업 (출처 : Anandtech)

이에 필자는 인텔 코리아에 연락을 취하여, 현재의 945/955X Express 칩셋이 내년에 출시될 프레슬러 듀얼코어를 지원하는지 확인해 보았다. 필자의 질문에 대한 인텔 코리아의 공식적인 답변은 현재의 945/955X Express 칩셋은 내년에 출시될 프레슬러 듀얼코어와 기본적으로 호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즉, 내년에 새로운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인텔 945/955X Express 칩셋을 채택한 메인보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메인보드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싱글코어 프로세서 라인업 보강도 예정되어 있다. (출처 : Anandtech)

메인보드 교체없이 간단히 CPU 만 업그레이드하여 더욱 빠른 시스템으로 만들수 있다는 것, 당연한 부분이지만 이는 실제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물론 Cedar Mill 프로세서와의 호환성에 관한 부분은 질문하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할수는 없는 부분이지만, 기본적으로 듀얼코어인 프레슬러와 호환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아, 특별한 변동사항이 없으면 Cedar Mill 코어 프로세서까지 호환성을 가지게 될것으로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이 부분은 인텔 코리아와의 연락을 통해 추가로 확인해 본 후 기사수정이나 게시판 리플을 통하여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차세대 프로세서에 대한 사용자/업그레이드 지원은, 현재 시점으로 역시 인텔쪽이 낫다는 판단을 내릴수 있다. 물론 AMD 가 새로운 소켓 M2 호환 프로세서에서 인텔의 새로운 싱글/듀얼코어 프로세서를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성능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면 상황은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대중적인 의미에서의 성공은 거두기 힘들지 않을까 ?

▲ 발열문제는 인텔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인텔 역시 개선해야 될 사항은 있다. 일단 AMD 솔루션보다 가격/업그레이드 측면에서 좋은 사용자 지원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필자가 테스트 해본 바로는 기본적으로 발열량이 높고 Athlon64 X2 프로세서보다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발열량이 높으면 CPU 쿨러는 안정적인 동작환경을 제공하기 위하여 그만큼 높은 RPM 의 속도로 동작해야 하고, 이는 소음이 증가되는 핸디캡으로 부각되게 된다.

물론 시장에는 에어가이드를 포함한 우수한 쿨링 성능을 갖춘 케이스라던가, 좋은 냉각성능을 제공하는 CPU 쿨러가 다수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소음이라던가 발열량의 문제가 예전처럼 큰 문제로 부각되지는 않지만, 케이스 내부의 쿨링 효율이 좋지 못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생각외로 큰 소음을 들려줄 수도 있기 때문에 역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것이다. 과연 65nm 공정의 Cedar Mill 코어와 Presler 코어가 이러한 이슈를 어느정도까지 해결할 수 있을지, 소비자의 한사람인 필자로서도 자못 궁금해진다.

이러한 모든 이슈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듀얼코어 시장에서 인텔과 AMD 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소비자들의 구매와 판단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인텔 펜티엄 D 프로세서는 저렴한 가격, 우수한 업그레이드 지원, 절대적인 마케팅 브랜드 이미지로 승부를 걸고 있고, AMD 애슬론64 X2 프로세서는 듀얼코어로서 우수한 성능과 저발열/낮은 전력소모, 기존의 소켓 939 메인보드를 통한 간편한 업그레이드 등에 마케팅의 초점을 두고 승부를 걸고 있다. 과연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을 선택할까 ? 항상 그렇지만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것이고,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아무쪼록 공정한 경쟁과 기술발전을 통해 소비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보다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가질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인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