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식 행사가 끝난 후 이번에 참석한 ATI 본사의 데스크탑 그래픽 카드 제품 매니저인 다니엘 타라노브스키에게 ATI 레이디언 X1900 시리즈 및 크로스파이어, ATI 제품의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영 : 안녕하세요. 다니엘 타라노브스키씨. 테크노아의 곽문영 기자입니다. 혹시 기억하실런지 모르겠는데요. 일전에 X800 XT 신제품 발표회때 처음 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기억은 못 하실 겁니다. 그때가 2004년 초였으니까 벌써 2년이나 되었네요.

다니엘 : 안녕하세요. ATI 본사 데스크탑 그래픽 카드 제품 매니저인 다니엘 타라노브스키입니다. 죄송한데 기억이 잘 안납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니까요. 반갑습니다.

문영 : 많은 유저들이 이번 X1900 시리즈의 전력 소비량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제품 뿐만 아니라 최근 나오는 그래픽 카드들의 사양이 워낙 높아지다보니 전력 소비량이 관심사가 되고 있는데요. X1900를 원활히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파워 서플라이가 필요한가요?

다니엘 : 프리젠테이션때는 기존 X1800에 비해 약 150W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만 실제 저희가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레이디언 X1900 XTX나 레이디언 X1900 XT의 경우 약 450W, 크로스파이어 구성시에는 약 550W의 파워 서플라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전력을 극도로 많이 소모하는 펜티엄 익스트림 에디션이나 FX 같은 경우에는 그에 따른 더 많은 용량의 파워 서플라이가 필요하겠지요.

문영 : 레이디언 X1900 제품의 출시로 기존 플래그쉽 모델이었던 레이디언 X1800의 위치가 약간은 애매한 것 같습니다.

다니엘 : 이미 ATI는 레이디언 X1900의 출시와 함께 레이디언 X1900 부터 레이디언 X1300까지의 포지셔닝을 끝마친 상태입니다. 레이디언 X1800이 당장 단종되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레이디언 X1900이 시장에 안정된 위치를 차지할때까지 이들 제품을 보조하는 역할이 되겠지요. 아마 내년 이맘때면 시장에서 보기는 어렵겠지요. 1년이란 시간은 요즘 그래픽 카드의 제품 주기로 봤을때 매우 긴시간이니까요.

문영 : 레이디언 X1900의 다음 제품은 어떻게 됩니까? 레이디언 X2000 이 될까요?

다니엘 : 물론 예상하시겠지만 그 부분은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언급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하하하.

문영 : 괜한 질문을 드렸네요. 이제 크로스 파이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이제 ATI는 보급형 제품군인 X1300 시리즈까지 크로스파이어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X1800이나 X1900의 크로스파이어 버전 카드를 보면 보급형에는 없는 굉장히 많은 칩셋들이 장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거든요. 두 제품군의 크로스파이어 기능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다니엘 : 물론 둘간에는 장착되어 있는 칩셋 만큼이나 차이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최상위 제품군인 X1800이나 X1900의 크로스파이어는 별도의 케이블과 컴퍼지트 엔진을 통해 데이터를 교환하지만 하위 제품군은 PCI 익스프레스 채널을 통해서 이를 수행하기 때문에 성능이나 그래픽 효과의 구현시에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영 : 경쟁사의 경우 자사의 멀티 그래픽 카드 기술에 대한 라이센스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마전 발표 되었던 인텔의 i975X 보드에도 그 기술이 빠져있었습니다. 반면 ATI는 인텔의 칩셋에서도 멀티 그래픽 카드 기술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이에 대한 배경은 무엇인지요?

다니엘 : 경쟁사의 SLI에 비해 크로스파이어는 후발주자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이미 경쟁사는 한발 앞서 멀티 그래픽 카드 기술에 뛰어들었구요. 따라서 ATI는 크로스파이어가 좀 더 많은 저변을 갖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인텔의 플랫폼에 크로스파이어를 라이센스한 것도 이와 같은 범주에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는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 크로스파이어 지원 제품들이 활성화되면 자연스레 크로스파이어에 대한 인식도 생겨나리라 생각됩니다.

문영: 얼마전에 테스트랩에서 테스트한 바로는 ATI의 Xpress200 플랫폼에 비해 인텔의 i975X 플랫폼에서 X1800의 크로스파이어 성능이 꽤 낮게 나왔었습니다. 이게 초기 단계에서 있는 드라이버 지원의 부족함때문인가요? 아니면 ATI의 전략적인(Xpress 플랫폼이 우월하게 보이도록 하는) 선택 때문인가요?

다니엘 : 앞의 질문과 이어지는 답변인 것 같습니다. 둘간의 차이는 ATI의 전략적인 선택 때문이 아닙니다. 의도적으로 인텔에 성능이 낮은 크로스파이어 기술을 제공한다면 ATI는 굳이 인텔에 크로스파이어 기능을 제공할 이유가 없습니다.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아직 드라이버가 최적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i975X는 이제 시장에 나온 제품이고 앞으로 인텔 칩셋을 이끌어갈 선두에 서있는 제품입니다. 개선의 시작은 이제부터라 할 수 있습니다.

문영 : 최근 경쟁사가 4개의 지포스 7800 GTX를 묶은 멀티 그래픽 카드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멀티 그래픽 카드 시스템에 대한 ATI의 의향은 어떤가요?

다니엘 :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ATI의 GPU는 이미 멀티 그래픽 카드 시스템에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일반인을 위한 다이렉트X나 일반 오픈GL용 표준 시스템은 아니지만, 방위산업체나 지도 제작소와 같은 산업분야에서 4개 이상의 여러 GPU를 묶은 다양한 시스템이 개발되어 사용되어 왔고, 그에 대한 노하우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시장의 수요가 생긴다면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일반 데스크탑용 제품을 상용화시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영 : 오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매번 오실때마다 바쁘신 것 같습니다.

다니엘 : 네, 오늘도 6시 30분 비행기로 출국합니다. 다음에 다시 뵙겠습니다.

ATI 레이디언 X1900 은 현존 최고의 데스크탑용 그래픽 카드임은 분명하다. ATI 레이디언 X1900 시리즈는 이전 레이디언 X1800에 비해 3배나 많은 픽셀 쉐이더를 장착하고 게임이나 여타 3D 어플리케이션에서 더 빠른 성능을 내고 있다음을 이번 발표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능 만큼이나 앞으로 시장에서 경쟁사를 앞서기 위한 많은 숙제들을 안게 된 듯한 느낌도 강하게 들었다. 그 숙제를 얼마나 현명하게 풀어갈지 다함께 지켜보는 것도 그래픽 카드를 즐기는 또하나의 묘미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