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매크로비전(Macrovision)의 아날로그 컨텐츠 복제 방지 기술인 ACP (Analog Content Protection of DVD) 라이센스를 자사의 칩을 쓴 고유브랜드의 업체는 모두 취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ACP는 DVD 컨텐츠의 아날로그 불법 복제를 방지하기 만들어진 기술이다. DVD 플레이어의 아날로그 비디오출력을 이용해 VHS 비디오로 불법복제를 할 때 비정상적인 신호를 포함시켜 복사가되지 않는다.

업계는 엔비디아의 이번 조치가 단순히 권유가 아니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엔비디아 측은 향후 매크로비전의 ACP라이센스를 취득하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 자사에서 만들어진 칩셋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조치는 업계 선두로서의 지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불법복제를 막는 이런 기술은 마땅히 포함되어야 하고 저작권또한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라이센스 비용지불도 마땅하다. 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인 이런 엔비디아의 조치에 대한 관련 업계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

PC 그래픽 카드 시장은 다르다는 말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래픽 카드를 만드는 회사 대부분이 독자적인 제품 개발 한다기 보다는 엔비디아가 제시하는 레퍼런스 기판에 칩을 적용시켜 제품을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자면 엔비디아가 내야하는 라이센스 비용을 업계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매크로비전의 이런 기술 사용료에 부과 대한 비합리성도 지적한다. 지금까지 관련 컨텐츠를 만들거나, 이를 재생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드는 업체가 라이센스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DVD 영화 제작사와 DVD플레이어나 케이블 셋탑박스 만드는 업체가 이에 해당된다. 현재까지 매크로비전은 업계에서 중복된 라이센스비용을 받고 있다는 평이다.

향후 엔비디아의 이런 정책이 이어진다면 원가 절감이 절실한 그래픽카드 업계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추가된 비용은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PC에서 아날로그 출력을 이용해 DVD복제를 하는 유저가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저나 관련 제품 유통 업체 입장에서는 불 필요한 비용일 수 있는 것이다. 엔비디아나 매크로비전의 독점적이나 선두적인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인 자세를 굽힐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좀더 많은 논의를 통해 저작권 보호와 함께 업계 유저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