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텍 리서치의 CEO인 K.S.Lu씨를 만났을때 본 기자는 CEO가 아닌 제품 소개를 담당하는 담당자인줄 알았다. 결국 나중에서야 리드텍 리서치의 체어맨이자 CEO라는 것을 알았다. 그게 컴퓨텍스 행사장에서 만났던 리드텍 리서치 CEO의 첫인상이었다.

리드텍 리서치는 대부분의 유저들에게 지포스 그래픽 카드 브랜드로, 프로페셔널 시장에 관심이 있는 유저들에게는 쿼드로의 아시아 지역 공급 업체로 잘 알려져 왔다. 리드텍 리서치가 창립된지 올해가 꼭 20주년이 되는 해로 리드텍은 올해 새로운 기업 로고까지 내걸고 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문영 : 안녕하세요. 테크노아의 곽문영 기자입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Lu : 안녕하세요. 저도 반갑습니다.

문영 : 얼마전에 리드텍과 관련해서 이상한 루머가 돌았는데, 혹시 알고 계신지요? 리드텍이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실제 해외 모 사이트에는 그런 내용이 뉴스로 올라가기도 했었습니다.

Lu : 네 저도 이미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것과 관련해서 어제 (6월 8일; 컴퓨텍스 기간 중) 엔비디아의 CEO인 Jen-Hsun Huang씨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어디서 그런 소문이 돌았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엔비디아와 리드텍 리서치의 관계가 20주년을 맞이해 좀 더 돈독해졌습니다. Huang씨도 그와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문영 :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있었던건지요? 사실 리드텍이 언제부터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출시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Lu : Huang씨는 지금까지 리드텍과 엔비디아의 협력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많은 시장을 가지고 있는 리드텍에 대해서도 매우 신뢰가 높습니다.

문영 : 리드텍이 아시아 지역에 쿼드로 그래픽 카드를 공급하고 있는 것만해도 리드텍의 가치를 인저한 셈이 아닌가요.

Lu : 네, 일본은 ELSA가 담당하고 있지만, 일본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지역에는 모두 리드텍에서 쿼드로 그래픽 카드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일 겁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구요.

Lu : 리드텍은 엔비디아의 아주 초창기 시절, 그러니까 NV1이 나오던 1995년부터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를 출시했었습니다. NV1이 출시되던 당시 엔비디아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회사였지만, 리드텍은 꾸준히 엔비디아의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물론 리드텍이 그래픽 카드를 내놓은 것은 VGA라는 개념이 있기 훨씬 이전인 CGA, EGA 시절부터지만요.

문영 : 그렇다면 이미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출시하기 이전부터 그래픽 카드 사업에 뛰어든 셈이네요.

Lu : 그렇습니다. 사실 1991년부터는 TV 튜너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TV 튜너들은 채널 이동도 매우 느렸고, 비디오 프로세싱 쪽도 매우 그 기반이 약했죠. 리드텍은 그 시장에 집중하면서 노하우를 쌓아갔습니다. 1995년에는 비디오폰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비디오폰을 내부에 들어가는 칩셋이나 서로 다른 기반의 비디오폰끼리 같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플로토콜을 개발했었습니다. 현재 리드텍은 일본의 NTT나 프랑스의 프랑스 텔레콤과 비디오폰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문영 : 리드텍의 부스(이번 컴퓨텍스의 부스)를 보니 GPS와 관련한 장비들이 눈에 많이 띄던데 이제 GPS쪽 사업도 리드텍의 주요 사업 중 하나가 된건가요?

Lu : 리드텍의 GPS 사업은 이미 1997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GPS의 첫 시작은 자동차를 위한 GPS 장치였고, GPS 모듈을 만들어 납품했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Personal Navigator를 선보였는데, CES에서 혁신 기술 탑10 제품에 선정되기도 했었죠.

문영 : 부스에서 보니 위성을 이용한 비디오 시스템이 인상적이던데요?

Lu : 리드텍이 새롭게 시작하는 글로벌 월드와이드 비디오 서비스 플랫폼인 GVSC 말씀이시군요. GVSC는 12개 나라의 다양한 TV 채널을 리드텍을 통해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비디오 서비스 시스템입니다. 참여 업체가 늘고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획기적인 시스템이 될 겁니다.

문영 : 말씀을 들어보니 이제 리드텍을 단순한 그래픽 카드 회사로 알고 있어서는 안될 것 같아요.

Lu : 맞습니다. 리드텍 리서치는 더이상 단순히 엔비디아의 지포스나 쿼드로를 주로 공급하는 그래픽 카드 전문 회사가 아닙니다. 앞서도 설명드렸다시피 리드텍은 앞으로의 디지털 환경을 주도해 나가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픽 카드도 그 시도의 일부일 뿐이구요.

문영 : 최근 PC를 기반으로 시작했던 많은 업체들이 사업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데, 리드텍도 분명 이런 흐름을 쫓아가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Lu : 물론 시장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경쟁이 가속화될수록 회사의 수익구조나 사업분야도 다면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리드텍은 앞으로 종합 멀티미디어 통신 솔루션 제공자가 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문영 :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꼬집어서 말씀해주실 수 있으세요?

Lu : 저희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디지털 홈, 디지털 자동차, 디지털 사무 환경, 그리고 디지털 캐어(Digital Care) 입니다. 이미 리드텍은 그래픽 카드 뿐만 아니라, 다멀티미디어 장비, 다양한 통신 환경, 비디오 폰, 비디오 감시 시장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캐어 시장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노인들의 경우 몸에 지니고 있는 GPS 장비를 통해 개인의 생체 정보를 타인에게 전송해줄 수 있습니다. 노후로 인한 위험이 닥칠 경우 매우 유용한 시스템이 될 것입니다.

문영 :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만, 업무 이외의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시는지요?

Lu : 곧 월드컵이 시작될텐데 사실 제가 대만 축구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회장과는 친분이 두터운 사이죠.

문영 : 헉? 그러신가요? 축구를 매우 사랑하시겠어요. 한국은 이미 지난번 4강 신화를 이뤄서 이번 월드컵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큰데, 이번에 한국이 16강에 진출할지 의문이에요. 한국에는 프로축구팀만 13개가 있어도 사실 프로축구가 그리 인기 있는 종목은 아니거든요.

Lu : 그래도 리그가 있다는게 어디에요. 저도 사실은 5~6년 전부터 대만 프로 축구 리그를 만들기 위해 준비해오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쪽은 축구에 대한 인프라가 매우 부족해서 쉽지가 않은 것은 사실이죠.

문영 : 이번 월드컵에 어느 나라가 우승할 것 같으세요?

Lu : 브라질이 우승할 것 같아요. 사실 브라질이야 만년 우승 후보지만, 브라질의 플레이가 역시 우승 후보 다운 것 같습니다.

문영 : 평소에 축구는 자주 하세요?

Lu : 아뇨. 나이가 있다보니 축구를 직접 하는 건 힘들고, 경기를 보는 건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 월드컵도 이미 독일에 주요 경기를 예약해둔 상태입니다. 축구도 제 생활의 일부 중 하나이니까요.

문영 : 축구 얘기는 이쯤 해야겠네요. 축구 얘기하다가 시간 다 보내겠어요. 하하하. 리드텍 20주년이 정확히 몇월 몇일인가요? 따로 행사를 마련하신거라도 있으세요?

Lu : 올해 10월 24일이 2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1986년 10월 24일날 창립이 됬으니까요. 그날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행사가 있을 겁니다. 대외적으로는 아직 미정이구요.

문영 : 오늘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람들이 리드텍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Lu : 저도 그러길 희망합니다. 앞으로 지켜봐주시고,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