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CPU, DDR2 메모리, 하드디스크, 그래픽 카드 등을 제품에 실제 장착해보겠다. 장착을 위해 마련된 부품은 애슬론64 X2 4800+ AM2 CPU, 하이닉스 800MHz 1GB DDR2 메모리 2개, 삼성 400GB 하드디스크 2개, MSI 지포스 7900GT 그래픽 카드 등이다. 이정도면 일반 ATX 규격의 데스크탑에 뒤지지 않는 사양이다.

먼저 제품 뒷쪽의 스크류 드라이버를 열어 외부 하우징을 벗겨낸다. 셔틀은 전통적으로 케이스를 쉽게 열 수 있게 뒷쪽에는 항상 스크류 드라이버를 채용했다. 따라서 드라이버 없이도 손쉽게 케이스를 벗겨낼 수 있다.

CPU와 메모리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위쪽에 자리하고 있는 하드디스크 수납 트레이를 들어내야 한다. 제품의 모든 스크류는 통일되어 있으므로 한종류의 십자 드라이버로 열 수 있는데, 이왕 다양하게 번들하는 거 조립에 필요한 드라이버 하나쯤은 번들했으면 어땠을까.

이어서 CPU 쿨러 윗쪽에 자리하고 있는 확장 베이를 들어내고 쿨러를 열어 CPU를 장착한다. 쿨러의 경우 4개의 지지 볼트가 모두 동일한 압력을 가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쿨러의 장력을 생각해 조임 여부를 사용자가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 돌아갈때까지 조이면 된다.

이어서 확장 슬롯쪽에 위치한 16배속 PCI 익스프레스 슬롯에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다. 일부 제품들의 경우 그래픽 카드의 쿨러가 바깥쪽으로 장착되게끔 설계되어 있어 발열문제가 있었으나 이 제품의 경우 쿨러가 안쪽으로 위치하게끔 설계되어 있어 그래픽 카드의 선택에 있어 비교적 여유가 있다(PCI 확장을 포기하면 잘만 무소음쿨러가 장착된 제품도 설치할 수 있다).

RAID를 지원하는 제품인만큼 상부에 위치한 두개의 하드디스크 트레이는 2개의 하드디스크를 각각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과 기능성을 준다. 하지만 제품 설치시에는 적잖히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아래 그림처럼 제공된 하드디스크 연결용 SATA 케이블이 문제였다. ㄱ자로 꺾여 있는 케이블로 인해 장착시 섀시에 걸리고 말았다.

물론 다른 SATA 케이블을 사용하면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장착할때 최대한 머리를 쓰면 문제없이 장착되지만, 제품 조립의 편의성을 생각한다면, 차기 버전에서는 꼭 수정되어야할 사항으로 생각된다.

조립을 마치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된다. 전원을 연결하고 작동시켜본 결과 소음이나 진동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었다. 특히 상부에 하드디스크가 위치해있고, 그 뒤에 바로 두개의 40mm 팬이 있었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소음에 대한 억제는 매우 훌륭한 편이었다.

CMOS 셋업에서 CPU와 메모리 클럭 및 전압 관련 항목을 살펴보았는데, 필자는 약간의 실망스러움을 느꼈다. 필자가 사용하던 예전 XPC는 비록 작은 사이즈지만 파워유저도 수용할 수 있을만큼의 다양한 옵션이 존재했고, 따라서 오버클럭에도 유리한 바이오스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SN27P2의 바이오스는 말그대로 아주 기본적인 셋팅만 가능한 수준이다. 물론 CPU 클럭이나 메모리의 클럭, 기본적인 타이밍 정도는 조절이 가능하지만, CPU 와 메모리 그리고 MCP와 관련된 세부적인 클럭 셋팅이 없고, CPU의 경우 1.525V 까지, 메모리의 경우 2.0V까지만 전압 설정이 된다.

지금까지 셔틀 XPC SN27P2를 살펴보았는데 일단 몇가지 수정될 사항을 제외하면 베어본 PC로 매우 만족할만한 특장점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특히 외부에서는 볼 수 없는 파워서플라이나 메인보드 등은 최신 칩셋과 기능을 지원하고 높은 성능을 내는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이 제품의 시장 가격은 50만원 초반대로 시장에 있는 베어본 중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제품의 기본적인 충실도나 우수한 기능들이 여타의 베어본들을 앞서나가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비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케이스, 파워서플라이, 메인보드, CPU 쿨러 등을 모아놓은 것이라 할 수 만은 없는 셔틀의 다양한 기술과 디자인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훌륭한 제품이다. 가격만 착해진다면야 이 훌륭한 제품을 누가 갖고 싶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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