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탄생하면서 그 파란만장한 생애를 함께 해온 입력장치들(마우스는 조금 늦게 태어났지만)이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나름의 특성을 살려가며 진화라는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키보드의 경우 초창기의 배열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채 기계식, 멤브레인, 펜타그래프식이라는 방식을 넘나들며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마우스의 경우 정확한 포인팅과 빠른 반응속도를 무기로 소위 게이밍용 마우스라는 이름으로 볼, 적외선, 레이저 방식을 넘나들며 수많은 게이머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몇몇 유저층을 제외하면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는 iONE(이하 아이원)에서는 좁은 책상 위나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무선키보드인 스콜피우스 P20이라는 무선 컴팩트 키보드와 가변 고감도(400 / 800 / 1600 dpi)엔진을 활용한 게이밍용 마우스인 링스 R9이라는 제품을 출시하였다.

아이원은 국내에서 많은 매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체리 스위치를 채용한 기계식 키보드인 M10을 제조하여 높은 가격대 성능비로 이미 수많은 기계식 키보드 유저들에게는 상당한 인지도를 가진 제조사이기도 하다.

여느 키보드, 마우스와 마찬가지로 본 제품들 역시 얼핏 봐서는 여타의 제품들과 큰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두 제품 다 나름의 특징을 강하게 띄고 있는데 마우스의 경우 휠 부분에 웹페이지 이동을 돕기 위한 버튼(앞으로, 뒤로 기능을 가진다.)과 손쉽게 해상도 변환을 할 수 있도록 해상도 변환 버튼을 제공하고 있다.

키보드 역시 무선 컴팩트 키보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요새 많은 이들이 찾는 HTPC나 카PC등에서 본 제품 하나만으로 모든 동작이 가능하도록 조이스틱과 좌우클릭 기능을 가진 버튼을 추가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키보드의 경우 제품의 사용목적(카PC나 HTPC등)에 의해 일반 컴팩트 키보드와 비슷한 크기를 가진다. 특히 노트북의 키보드처럼 낮은 높이의 키탑을 제공하여 전체적인 두께를 크게 줄였으며 좁은 공간에 많은 키들을 배열하기 위해 메인 키배열은 US배열(한일자 엔터키)을 채택하여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꾀하였다. 엔터키의 경우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부분이지만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노트북들이 한일자 엔터키를 채택한 US배열을 선호하는 것을 보면 본 제품 역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필자의 경우 한일자 엔터키를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우측에 모여있는 일부 편집키와 방향키의 크기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키보드 상단후면이 크게 돌출되어 있어 별도의 각도 조절장치는 없다. 솔직히 리모콘이라 생각해도 될만한 활용도를 가지므로 조절 가능한 각도 조절장치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풀사이즈의 키탑을 채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키보드의 전체적인 높이는 일반 펜타그래프 키보드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 수준의 편안한 키감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로우 프로파일 형태의 키탑 제공으로 인해 슬림함과 키감을 모두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스콜피우스 P20의 키탑을 분리해보면 아래사진과 같이 러버돔이 키탑 아래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콜피우스 P20에는 마우스 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조이스틱이 내장되어 있다. 복잡한 조작을 필요로 하지 않는 커서 컨트롤에 대응이 가능한 조이스틱은 특히 카PC에서 큰 장점을 가지게 되는데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트랙볼 방식의 포인터의 경우 진동이 심한 카PC에서 의도하지 않은 커서 움직임을 수반하여 원치 않는 배터리소모의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스콜피우스 P20은 비교적 고해상도의 감도(500dpi)를 가진 조이스틱을 내장하여 사용자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정확한 포인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조이스틱의 반대편에는 마우스 좌우클릭에 해당하는 두개의 버튼이 위치하고 있다.

콘솔 게임기의 조이패드의 경우 왼쪽에 스틱, 오른쪽에 버튼이 있는데 본 제품의 경우 그 위치가 반대로 위치하고 있다. 게임기를 즐기는 듯한 감으로 사용하면 되겠지만 인터페이스가 반대이므로 어느정도의 적응기간은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느 무선 입력장치처럼 본 제품도 제품의 현재 상태를 알려주는 인디케이터가 내장되어 있다. 각 상태에 따른 설명은 아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