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포스 FX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다이렉트X 9은 이제 지포스 8800 시리즈에 이르러 다이렉트X 10에 바톤을 넘겨주게 되었다. 새로운 엔비디아 지포스 8800GTX(코드명 G80)를 탑재한 MSI 지포스 NX8800GTX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이렉트X 10을 지원하는 엔비디아 지포스 8800 시리즈의 진수를 그대로 보여줄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다.

먼저 외형을 보면 블로우 팬과 대형 힛트싱크를 채용한 것은 이전 지포스 플래그쉽 모델과 동일해보이지만, 기판의 길이가 예전 지포스 7900GTX 쿼드 제품이나 웍스테이션 모델인 쿼드로와 비슷하다. 엔비디아는 물량 동원에 있어 업계 최고의 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거대해진 G80 GPU와 함께 길다란 크기의 기판은 보는 순간 압도 당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전 시리즈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얼마전 출시된 중상위급 모델인 지포스 7950GT의 레퍼런스 모델이다. 지포스 7950GT가 외소해보일 정도로 MSI 지포스 NX8800GTX 기판의 길이가 길다.

이번에 소개되는 MSI 제품은 물론이고 모든 제조사의 지포스 8800GTX 그래픽 카드들은 전량 엔비디아에서 제조되어 판매되는 것들이다. 따라서 앞서 첫페이지에서 언급했던 VIVID 이미지, 듀얼코어셀, StarOSD 등의 기능 등이 없다면 동일한 동작클럭으로 동일한 성능을 낼 것이다.

전체적으로 지포스 8800GTX 그래픽 카드 기판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좌측에는 듀얼링크 듀얼 DVI-I와 TV아웃 출력, 외부 RAMDAC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가운데에는 G80 GPU와 12개의 64MB 메모리(총 768MB), 그리고 오른쪽에는 전원부가 위치하고 있다.

지포스 8800 시리즈의 GPU인 G80은 다이렉트X 10를 지원하면서 모든 부분에 있어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된 다양한 기능들을 갖게 되었다. 앞서 살펴본 다이렉트X 10의 통합 쉐이더를 위한 다이나믹 로드 밸런싱 기능 뿐만 아니라, 이전에 구분되었던 픽셀 및 버텍스 쉐이더 구조가 사라지고 스트림 프로세서가 탄생했다. 또, 루미넥스 엔진을 통해 향상된 안티알리아싱과 HDR(High Dynamic Range) 렌더링 기능도 제공한다.

이번에 발표된 지포스 8800GTX의 GPU인 G80 역시 다이렉트X 10의 지원으로 인해 트랜지스터 집적 밀도가 엄청나게 높아져 단일 칩셋에 약 6억 810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고 있다. 이는 단일 칩셋으로는 최고의 집적도를 보이는 것으로 4개의 코어가 모인 인텔 코어2 익스트림 QX6700에 비해 약 15% 이상 상회하는 양이다. GPU의 동작 클럭은 575MHz로 이전 상위 기종들에 비해 낮지만 지포스 8800 시리즈와 지포스 7 시리즈 GPU 클럭의 단순 비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비교적 큰 변화가 없던 메모리 인터페이스 부분에서도 이전 지포스 6나 지포스 7 시리즈가 256비트를 채용했던 것에 비해 384비트를 채용했다. 메모리 인터페이스는 GPU의 구조와 깊은 관련이 있는데, GPU 내부 실행 유닛(ROP)이 6개로 묶여 있어 지포스 8800GTX는 384비트를 지원한다. 이에 따라 6개에 64MB가 2개씩 달리는 구조릴 가져 지포스 8800GTX는 768MB의 메모리를 가지게 되었다(5개로 묶여 있는 지포스 8800GTS는 320비트, 640MB의 메모리 구조를 가진다).

장착된 메모리는 삼성의 1.0ns GDDR3 메모리로 1.0ns 메모리는 약 2000MHz의 한계 동작 클럭을 갖는다. MSI 지포스 NV8800GTX의 메모리 동작 클럭이 약 1800MHz이므로 약 200MHz의 여유는 가지고 있는 셈이다.

아쉬운 것은 지포스 8800GTX의 메모리가 모두 GDDR3 메모리라는 점인데, 엔비디아 본사의 지포스 총괄 마케팅 매니저인 우제씨 드자이씨는 이에 대해 "GDDR4 메모리는 성능에 비해 비싸다. 아직까지 가격대 성능비가 높은 GDDR3 메모리를 사용하고 제품 가격을 적절히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힌바 있다.

GPU, 메모리와 함께 새롭게 바뀐 부분이 RAMDAC으로 지포스 8800GTX는 엔비디아에서 개발한 NV10 외부 RAMDAC을 채용하고 있다. 이 NV10 RAMDAC으로 새로운 8800GTX는 DVI-I 출력에서도 10비트(채널당)를 지원하게 됐다. 데스크탑 PC 시장에서 10비트 출력은 2002년 매트록스사의 파헬리아에 의해 처음 소개됐다.

아날로그인 RGB 출력에서는 10비트가 큰 의미를 가지지 않지만 디지털 출력의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 GPU 내부 RAMDAC은 디지털 출력에서 10비트를 지원하지 못하는데 이는 시장에 아직 10비트 스펙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현재 국내에 팔리는 모든 일반 소매용 LCD 모니터는 8비트 모델이다).

그러나 얼마전 HDMI 로드쇼에서는 10비트를 지원하는 LCD 모니터인 Cine-Tal의 24인치 모니터가 소개되어 이제 디지털(LCD) 모니터에서도 10비트를 체험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옴을 알 수 있었다. 10비트의 경우 8비트에 비해 약 4배나 많은 단계의 컬러를 정밀히 표현할 수 있어 아래 그림과 같이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8비트 LCD 모니터에 비해 밴딩 현상이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