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의 지포스 8800 시리즈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PC 내부에 장착하면 그래픽 카드가 노란색이건 빨간색이건 전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하드웨어 자체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그래픽 카드의 외형도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이전에 출시된 지포스 8800 시리즈는 물론이거니와 이번에 소개하는 MSI NX8800GTS 320MB 역시 모두 같은 PCB 기판에 같은 제조사에서 제조된 제품이므로 각 출시회사 별로 제품을 차별화 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MSI의 전통적인 프린팅은 확실히 고급 제품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사진보다 실제 프린팅이 훨씬 더 좋아보인다).

본 기자가 지포스 8800 시리즈 등의 육중한 크기의 그래픽 카드를 소개하면서 가장 하기 싫은 것이 바로 볼트를 풀고 쿨러를 제거하는 일이다. 쿨러를 제거하는 것 자체가 귀찮은 것이 아니다. 제조사에서 신선한(?) GPU나 메모리 위로 서멀패드를 붙이고 단단한 모습으로 공수되어 온 그래픽 카드의 쿨러를 제거하는 것은  마치 그래픽 카드의 순결을 빼앗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쿨러를 제거한다는 것은 큰 모헙이나 다름없다. 앞서 말한대로 쿨러를 제거하지 않은 처음 그대로가 쿨러, 서멀패드 그리고 GPU가 가장 단단히 고정된 상태기 때문에 최상의 성능을 보장하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테크노아도 사진을 촬영하기 전(쿨러를 제거하기 이전)에 미리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여하튼 MSI NX8800GTS 320MB의 쿨러를 제거하면 볼 것이 많다. 그래서 뜯었다. 지포스 8800 GPU는 물론이고 초고속의 GDDR3 메모리, 그리고 고밀도로 집적된 전원부로 인해 그래픽 카드의 전체를 덮고 있는 힛트싱크도 이 모두를 한번에 식힐 수 있는 구조다. GPU 부분의 구리 플래이트는 물론이고 메모리나 램댁, 전원부에 모두 서멀패드가 부착되어 열 전도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쿨러를 제거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쿨러만큼이나 육중한 크기를 자랑하는 지포스 8800GTS GPU, G80이다. 엔비디아 G80 GPU에 대해서는 이미 MSI 지포스 8800 시리즈 리뷰를 통해 전해드린 바 있다. 약 7억개에 육박하는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세계 최고 집적율의 단일 칩셋이다.

MSI NX8800GTS 320MB의 GPU 역시 여타의 지포스 8800 시리즈와 동일한 기능을 구현한다. 지포스 8800 시리즈의 GPU인 G80은 다이렉트X 10를 지원하면서 모든 부분에 있어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된 다양한 기능들을 갖게 되었다. 다이렉트X 10의 통합 쉐이더를 위한 다이나믹 로드 밸런싱 기능은 물론이고, 이전에 구분되었던 픽셀 및 버텍스 쉐이더 구조가 사라지고 새로운 통합형 스트림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또, 루미넥스 엔진을 통해 향상된 안티알리아싱과 HDR(High Dynamic Range) 렌더링 기능도 제공한다.

이 제품의 GPU 동작클럭은 575MHz로 500MHz로 동작하던 640MB 버전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으며, 제품 박스에도 OC Edition(오버클럭 에디션)임을 알리고 있다. 이렇게 클럭 속도가 비약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은 공정이 거듭되면서 수율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발열도 점차적으로 줄어들어 더 높은 클럭을 갖게할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메모리 부분역시 작은 변화가 있다. 640MB 버전이 1.0ns의 GDDR3 메모리를 장착했음에도 1600MHz(DDR)로 동작했었는데, 이 제품에는 하이닉스 1.1ns의 메모리가 장착되어 있고 오히려 동작 클럭은 1700MHz(DDR)로 높아졌다. 1.1ns 메모리의 한계 클럭이 1820MHz임을 감안한다면 오버클럭 버전임에도 재오버클럭에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GTS 버전에서 특징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2개의 메모리 뱅크가 비어있는 것인데 이는 지포스 8800 시리즈의 메모리 구조에서 살펴볼 수 있다. 지포스 8800 시리즈의 메모리 구조는 GPU의 구조와 깊은 연관이 있다.

GPU 내부 실행 유닛(ROP)이 6개로 묶여 있어 384비트를 지원하는 지포스 8800GTX와는 달리 지포스 8800GTS는 5개로 묶여 있기 때문에 320비트를 지원하게 된다. 5개의 채널에 64MB가 2개씩 붙어있던 640MB 제품과 달리 이 제품은 32MB가 2개씩 붙어 320MB의 메모리 용량을 가지게 되었다.

10비트 출력 역시 이전 지포스 8800 시리즈와 동일하다. 탑재되어 있는 램댁도 엔비디아 NV10으로 동일하다. 현재 10비트를 지원하는 LCD 모니터가 국내에 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국내에 출시된 모든 LCD 모니터는 8비트 제품으로 10비트 제품은 아직 고가다), 10비트 출력으로 인해 느낄 수 있는 장점은 많지 않다. 앞으로 G80의 개량형이나 업그레이드 버전이 나온다면 이 10비트 램댁 역시 GPU 내부에 집적될 확률이 높다.

5개의 ROP 구성이나 상대적으로 낮은 동작클럭, 줄어든 메모리 갯수로 인해 전원부 역시 GTX 버전보다 간소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외부 전원 소켓도 한 개로 구성되어 있다. 사용된 SMD 부품이나 산요 오스콘 캐패시터의 스펙은 640MB GTS 버전과 동일하다

MSI NX8800GTS 320MB의 뒷면을 살펴보면 RoHS Compliant 로고를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RoHS는 환경 보호를 위해 납, 수은, 카드뮴 이나 브롬계난연제 등의 사용을 비함유하게끔 하는 인증 규격으로 최근 등장하고 있는 많은 PC 부품들이 이 로고를 부착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 RoHS를 남발하고 있다는 것인데, 아래와 같은 인증 로고 없이 RoHS 제품이라든가 RoHS와 비슷한 관련 문구를 제품 박스나 홍보물에 써넣고 있다는 것이다. 제품을 잘 살펴보고 로고가 있는지 살펴보자. 물론 제품 사용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640MB 제품에는 별도의 정품 게임이 번들되어 있었던 것에 비해 320MB 제품에는 번들 게임 없이 MSI에서 제공하는 기본 번들게임만이 드라이버 CD에 수록되어 있다. 제품 자체가 중급형 시장을 타겟으로 나온 제품이기 때문이다. 제품에는 메뉴얼, 드라이버 CD, 컴퍼넌트/S-VHS 어댑터, S-VHS 케이블, 6핀 전원 어댑터, DVI 젠더 2개 등이 번들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