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때려넣어라~!!

하나의 기기가 여러가지 기능을 가진다면 뭐가 좋을까? 우선 하나의 기기만으로 다양한 기능들을 쓸 수 있기 때문에 각각의 추가기능을 위해 단일기능의 기기들을 또 구입할 이유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예를 들어 SLR 카메라의 렌즈같은 경우도 흔히 수퍼줌, 하이퍼줌이라 불리는 렌즈들을 구입하면 렌즈 하나로 다양한 화각을 활용할 수 있다는 편리성이 있는 것처럼 (물론 이러한 줌렌즈들은 화질이 단렌즈에 비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다.) PC의 메인보드에 많은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으면 별도의 애드온 카드를 추가구입 해야하는 부담은 확실하게 벗어던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성의 이면에는 무시할 수 없는 가격적인 부담이 따르게 마련이다. 물론 각각의 기능들을 따로 구입하여 추가하는 것보다는 보다 저렴하고 높은 활용도를 가지겠지만 해당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그저 낭비라는 시각으로만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보통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제조사들은 이른바 풀옵션, 플래그쉽 모델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해당 기능이 모두 필요한 이들만을 위해 높은 가격을 책정하여 제품구성을 하게 되고 기능을 축소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 제품들을 보급형, 메인스트림형 등으로 구분하여 제품을 내놓게 되는 것이다.

오늘 살펴보게 될 제품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제품으로 베어레이크(Bearlake)로 알려진 인텔의 차세대 칩셋인 P35를 사용한 메인보드로서 기가바이트에서 현재 플래그쉽 모델에 한해 붙여주는 DQ6 모델명을 부여받은 풀옵션, 플래그쉽 메인보드이다.

HX, LX, TX, VX, ZX, BX 그리고 i8xx, 9xx 그 다음 이거...

잘 보면 인텔이 자사의 프로세서는 자사의 칩셋과 함깨라는 케치프레이즈를 걸고 만든 칩셋이 상당히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앞서 열거한 칩셋 말고도 몇 종류가 더 있겠지만 현재 필자의 머리속에 있는 이름은 이 정도 뿐이므로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겠다. (순서는 무시, 빠진게 있다면 리플로...) 대략 440BX 이후 인텔이 RIMM(Rambus Inline Memory Module)을 취하면서 그동안 이어져온 노스브릿지, 사우스브릿지 방식을 개선한 IHA(Intel Hub Architecture : 인텔 허브 아키텍처) 기반의 i8xx 칩셋을 내놓고 수많은 제품들을 거쳐 최근의 965P, 975X 칩셋에 이르기까지 거의 7년여를 이어온 칩셋의 작명방식이 최근 또 새롭게 리뉴얼 되었다.

975X 칩셋이 등장하면서 향후 인텔이 제안하는 칩셋명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오갔는데 인텔은 3시리즈라는 새로운 일련번호와 그동안 숫자의 뒤에 붙여주던 제품의 등급이나 특성을 뜻하던 P, G, X 등의 이니셜을 앞으로 이동하는 변화(P35, G31, X38 등등)를 주고 이를 새로운 칩셋 작명방식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존의 방식과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은 발견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그동안 i8xx, 9xx 칩셋들의 작명방식이 다소 융통성이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의견(예를 들어 i840칩셋은 고성능 서버용 칩셋이었지만 i845칩셋은 보급형 PC용 칩셋이라는 점, 물론 9xx 칩셋에서는 이러한 괴리는 사라졌다.)에 따라 보다 직관적인 칩셋명과 등급을 알릴 수 있게 되었다.

베어레이크 칩셋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우선적으로 메모리의 세대가 DDR2에서 DDR3로 바뀌는 만큼 이에 대한 지원이 가장 큰 특징인데 아직은 DDR3 메모리가 본격적인 시장진입을 하지 않은만큼 DDR2와 DDR3를 모두 지원하는 형태를 가지게 되며(물론 이번 기사에 등장한 제품은 DDR2 메모리만을 지원한다.) FSB역시 1333Mhz로 확장된다. PCI-E 인터페이스도 2.0을 지원하고 있지만 솔직히 그 이외의 부분은 현재 965, 975칩셋과 큰 차이점이 없다. 멀티GPU 기술 역시 기존의 965칩셋이 지원하던 AMD의 크로스파이어를 지원할 것이며 엔비디아의 SLI는 당분간 지원이 안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시대가 바뀌는 중간자 역할을 하게되는 과도기적 제품이기 때문에 메모리 지원은 신구(新久)가 적절히 조화된 형태를 띄게 될 것이며 실제 시장에 풀리게 될 베어레이크 기반의 메인보드들도 현행 DDR2만을 지원하거나 아니면 DDR2와 DDR3를 동시에 지원하게 되는 것이다.

시장에 곧 등장할 것으로 예정된 제품들의 일부도 이러한 이유로 두 종류의 메모리 슬롯이 혼재된 제품이 실제로도 존재하는데 다들 아시겠지만 DDR2와 DDR3 메모리를 한꺼번에 설치하여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래전 소켓370과 슬롯 1 방식의 CPU 인터페이스가 동시에 존재했던 메인보드들이 듀얼프로세싱은 지원하지 않았던 것과 동일한 맥락으로 보면 된다.

어쨌든 현재 P35로 알려진 칩셋은 지금까지 많이 사용되던 965칩셋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샘플 제품이 테크노아에 전달되기까지의 과정도 비교적 조용했었고 오히려 차세대를 바라보고 있는 이글레이크(eaglelake) 칩셋의 등장소식으로 상대적으로 베어레이크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인텔이 펜린으로 불리는 45나노미터 공정의 프로세서를 예정보다 앞당겨 출시할 것을 천명했었고 현재 DDR3 메모리들이 하나둘씩 출시(물론 그 가격은 상상초월이다.)되고 있는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베어레이크 칩셋은 그저 중간자 역할만 잠깐 하다가 단명할 수도 있는 제품군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제는 고급형 메인보드 제품군에서 완전히 기본으로 자리잡은 히트파이프와 구리 냉각핀이 본 제품에도 적용되어 있다. 이것에 대해 단순히 과시용이냐 아니면 열역학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이러한 설계를 한 것이냐에 대한 의문섞인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데 적어도 외형적인 측면에서 봤을때 시각적인 멋과 안정감은 확실히 심어줄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히트파이프(열전도관)라는 것이 냉각팬과 만날 경우 그 효과와 효율이 큰 폭으로 향상된다는 점을 상기시켜보면 낮은 RPM을 가진 제품일지라 하더라도 냉각팬이 있는 것이 더 좋은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 이게 무조건 짱이야~ 라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얼마전 출시된 엔포스680i 기반의 DQ6의 경우 거의 남용에 가까운 히트파이프의 사용으로 서드파티 쿨러의 사용범위를 크게 제한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어느정도는 소비자들의 편의나 의도를 존중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 왜 이랬을까? (GA-N680SLI-DQ6의 모습)

물론 본 제품은 얼마전 엔포스 680i에 기반한 DQ6 모델의 단점으로 지적된 서드파티 쿨러에 대한 지원이 거의 해결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물론 다행히도 코어2 듀오의 발열량은 낮은 편에 속하므로 별도의 비용을 들여 서드파티 쿨러를 쓸 이유가 있겠냐고 반문한다면 필자 딱히 할말은 없다.

▲ 별다른 간섭은 없다.

아마도 DQ6의 의미를 아시는 분이라면 이 중에 Quad Triple Phase라는 존재가 있음을 알 것이다. 3페이즈의 전원부가 4중으로 구성되어 총 12페이즈의 전원부가 구성되어 있다는 의미인데 사실 이 위상이 많다고 무조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흔히 전원부를 구성하는 캐패시터의 품질과 용량에 따라 전원부의 최종 품질이 결정되는 만큼 품질 좋은 부품으로 이것을 도배한다면 막말로 단일 위상만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품질의 전원부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될 경우 원가상승이라는 반대급부가 있기에 많은 제조사들은 어느정도 마케팅적인 효과를 높임과 동시에 원가도 절감하는 방법을 위상의 갯수 확장을 통해 택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물론 본 제품은 모든 캐패시터를 솔리드 형태로 구성하였기 때문에 일정수준 이상의 전원품질은 보장받을 수 있다.

▲ 4페이즈에 가까운 12페이즈 전원부

메모리는 아시다시피 DDR2 메모리를 지원한다. 현재 DDR3만 지원하거나 동시 지원하는 제품들도 준비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자신의 용도나 예산범위에 맞게 적절한 제품을 선정하면 될 것이다. DDR2 메모리를 사용하게 될 경우 최근들어 가격이 급속하게 하락한 DDR2 메모리 제품군으로 넉넉한 메모리를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EIDE의 비중이 높은 ODD 사용자를 위해 하나의 EIDE 포트를 준비하였다. 물론 EIDE 포트에는 최대 두개의 드라이브 설치가 가능하므로 EIDE 방식의 하드디스크를 가지고 있다면 버리지 말고 잘 활용하도록 하자. SATA 포트는 최대 8개를 제공하는데 이중에 두개(파란색)는 별도의 칩셋을 통해 RAID를 지원하는 포트이므로 고성능의 RAID 시스템을 구성하려면 이 포트를 활용하면 된다.

▲ 많기도 하다.

AGP 슬롯의 접점형태가 2중 구조의 지그재그 배열이라는 것 정도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PCI에 비해 높아진 대역 덕분에 신호접점이 늘어나야 했을 것이고 이러한 구조의 접점은 높은 결합신뢰성을 요구한다는 조건을 만들게 된다. 특히 GPU기술의 발전은 그래픽카드의 크기와 무게를 점차 키워가게 되었는데 얼마전 AGP를 대신하는 16배속 PCI-E 슬롯에 와서도 이러한 조건은 여전하다.(물론 접점의 형태는 다시 과거의 PCI 슬롯과 비슷해졌지만 이제는 그래픽카드의 크기가 문제다.)

이러한 이유로 수많은 메인보드 제조사들은 각자의 아이디어를 동원하여 슬롯의 결합신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개발하고 자사의 제품에 적용하였는데 본 제품에도 기가바이트만의 특징이 잘 나타나있다.

이러한 고정장치의 특징은 그래픽카드를 한번 설치하면 잘 안빠지도록 한다는 점이 특징인데 문제가 있다면 두개의 슬롯을 차지하는 그래픽카드 사용시 이 고정장치에 손을 대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까놓고 말해서 기가바이트의 고정장치들이 2개의 슬롯을 점유하는 그래픽카드에서 이러한 불편이 있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아래의 이미지를 잘 보면 이러한 문제점을 확실히 해결한 듯 하다.

▲ 그래픽카드 고정장치의 모습

▲ 단일 슬롯을 점유하는 로우엔드급 그래픽카드는 어렵지 않게 빼낼 수 있다.

▲ 하지만 이런건 어쩌란거지?

▲ 이러면 되지롱~

백패널은 기존의 기가바이트 제품군들이 가지던 구성과 큰 차이점이 없다. eSATA 포트 한두개 정도는 이곳에 놔두면 좋을듯 싶은데... 최근 키보드용 PS/2 포트를 제외하고는 모든 레거시포트를 솎아낸 백패널 구성이 등장한 것을 보면 기가바이트도 이 구성에 쇄신이 필요할듯 싶다,

▲ 아직까지 직, 병렬 포트에 대한 미련은 남아있다.

다음장에서는 본 제품의 성능은 어떤 수준인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기사 사정상 965P 칩셋과의 비교는 누락되어 있는데 이 비교는 추후 진행될 P35 메인보드 벤치마크 기사에서 다루도록 하고 이번 기사에서는 단순히 본 제품이 어떤 성능을 보여주는지말 보도록 하겠다.

참고로 본 제품은 샘플제품이므로 제공된 드라이버 역시 WHQL 인증을 거치지 않은 비공식 드라이버이다. 정식 출시가 되면 측정결과는 얼마든지 변동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 점을 반드시 참고하도록 하자.

▲ 테스트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