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일이 어색하던 시절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 할 정도다. 지금은 멀티미디어의 중심에 PC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람들이 PC로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는 일이 매우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영화와 음악을 가볍게 즐기는 범위를 넘어, PC를 본격적인 AV (Audio / Visual)기기로 쓰기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따른다. PC 특유의 긴 부팅시간과, 키보드와 마우스를 들고 조작을 해줘야 하는 점, 그리고 PC는 AV 기기 라기보다는 사무, 통신기기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 등 때문에, AV 매니아 들에게 있어서 PC는 AV 기기로 인정받기 힘들었다. 

하지만 PC로 즐기는 AV의 장점은 많이 있다. 제한된 기능을 가지는 기기 하나만 해도 상당한 고가인 전문 AV기기와 달리, PC는 단순히 부품을 추가하기만 하면 저렴하게 기능을 확장시킬 수 있으며, PC 한대로 모든 것이 가능한 만능기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PC를 이용해서 집안의 극장, 즉 홈시어터(Home Theather)를 만드려는 PC사용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쓰리알시스템의 Mstation HT-2000은 PC로 홈시어터를 만들고자 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선보인 홈시어터 PC(HTPC)용 케이스로서, AV기기와 같은 기능과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AV기기라면 성능이나 기능 외에도 품위 있는 디자인이 갖추어져야 한다. HT-2000는 알루미늄 배젤을 사용하였고 전원 버튼과 리셋 버튼에 고급스러운 스핀들 처리를 하여 높은 질감을 느낄 수 있으며, 전면 LCD에 푸른색 백 라이트를 넣고 LCD 주변에 블랙 미러 코팅을 하여 한층 품격을 높였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면에서도 신경을 썼다. 홈시어터 구성에 빠질 수 없는 리모컨이 기본적으로 들어있으며, 측면에는 최근의 케이스에는 거의 필수적인 기능인 사운드 입출력과 USB 외에도 멀티카드리더와 IEEE1394 포트도 붙어있어 활용도가 높다.

 전면 패널에는 케이스 내부 온도나 냉각팬의 회전 속도, 시계 뿐만 아니라 CPU사용량이나 PC에서 출력되는 사운드에 반응하여 변화하는 이퀄라이저 등도 표시되어 디자인과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HT-2000은 마이크로 ATX규격의 메인보드를 사용한다. 덕분에 AV 장식장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케이스의 크기가 작아서, 앰프나 DVD플레이어와 같은 다른 AV기기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크기가 다소 작은 케이스인 만큼 확장성은 그다지 좋지 못한 편이다. 5.25인치 베이 1개와 3.5인치 베이 2개를 가지고 있어 광 드라이브 1개와 하드디스크를 2개까지 달 수 있다. 하지만 HTPC의 컨셉상 강력한 성능은 그다지 필요치 않으니 단점이라고 지적할 정도는 아니다. 확장 슬롯에는 4개의 확장 카드를 달 수 있다.

후면에 60mm 쿨러 2개와 양 측면에 통풍구가 있다. 케이스 내부가 다소 비좁은 편이라 이 정도의 대비로는 공기순환과 열 배출이 걱정될 수 있지만, 무리하게 대형의 쿨러를 많이 사용하면 AV기기로는 치명적인 소음과 진동이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구성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스의 바닥에 원형의 고무 발판이 있는데, 발판 주변을 고급스럽게 은색으로 처리하여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것과 동시에, 디자인적인 포인트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