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2000의 조립에는 마이크로 ATX 케이스인 유니텍 OVER TF7025 DVI와 2개의 하드디스크, 그리고 1개의 DVD 드라이브를 준비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사이즈의 그래픽 카드를 꽂을 수 있을지 시험해 보고자, 기판길이가 23cm에 달하는 긴 그래픽 카드인 레이디언 X1950PRO와 일반적인 사이즈의 그래픽 카드인 지포스 8600GTS를 같이 준비했다.

메인보드 위에 꽂는 확장 카드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케이스 후면을 막고 있는 확장 슬롯용 블래킷을 제거해 줘야 한다. 저가형 케이스들의 경우 블래킷을 제거하면 그곳에 큰 구멍이 생겨 외관상 보기가 안 좋지만 HT-2000은 여러 번 손쉽게 탈부착이 가능한 클립형 블래킷을 제공하므로 걱정을 덜었다.

HT-2000은 기능이 다양한 만큼 다양한 커넥터들이 있다. 전원 버튼과 리셋, LED등의 가장 기본적인 커넥터는 물론, 측면 카드리더와 USB, IEEE1394, 오디오 입출력 단자 등의 커넥터도 있다. 특히 전면 LCD는 메인보드와 파워서플라이 사이를 연결해 주는 식으로 꽂는 전원 공급용 24핀 커넥터와 LCD에 표시되는 각종 정보를 표시해주는 USB방식의 커넥터를 같이 연결해 줘야 하므로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HT-2000은 커넥터가 많고 내부가 비좁은 편이다. 이런 경우 메인보드를 케이스에 장착한 후에 각종 커넥터들을 메인보드에 연결하려면 여러 가지 무리가 따르므로 되도록이면 케이스 바깥 쪽에서 이러한 각종 커넥터들을 연결 한 후에 메인보드를 케이스에 장착하는 것이 작업이 수월하다.

5.25인치 베이에 광 드라이브를 달기 위해서는 베이를 케이스에서 분리하여 따로 드라이브를 넣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식은 슬림형 PC 케이스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많은 소형 PC케이스가 하드디스크가 광 드라이브 밑으로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있어 조립 시 불편하고, 열 배출 면에서도 효율이 좋지 않았으나 HT-2000은 하드디스크를 광 드라이브 옆에 세로로 세워 장착하는 방식이라 하드 디스크의 장착이 편하며, 바로 옆에 통풍구가 있어 열 배출 면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HT-2000의 3.5인치 베이에는 2개의 하드디스크가 별다른 작업 없이 무난히 들어간다.

최근의 메인보드들은 IDE 포트가 1개 뿐인 경우가 많아 IDE 방식의 하드디스크와 광 드라이브를 같이 사용할 경우 1개의 케이블에 두 개의 드라이브를 같이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HT-2000은 하드디스크는 세로로, 광 드라이브는 가로로 나란히 설치해야 하므로 양쪽 IDE 포트의 거리가 멀다. 이 경우 IDE 케이블에서 일반적으로 메인보드에 꽂는 쪽을 드라이브 쪽에 꽂고, 메인보드에는 그 반대쪽의 커넥터를 꽂으면 면 3.5인치와 5.25인치 베이 사이를 이어주는 IDE 케이블 구간에 충분한 길이가 확보되므로 양쪽 모두 무난히 연결이 가능하다.

HT-2000에 레이디언 X1950PRO(기판 길이 23cm)와 같이 큰 그래픽카드를 장착하기는 힘들다. 카드 자체는 아슬아슬하게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래픽 카드용 전원 커넥터를 꽂을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지포스 8600GTS정도의 일반적인 크기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HTPC는 동영상과 음악 감상 등이 주된 용도이다. 이러한 경우 그래픽 카드를 따로 달지 않고 내장 그래픽 만으로도 제 몫을 다 하므로, 큰 그래픽 카드를 달 수 없는 것이 이 케이스의 단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

HT-2000은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크기도 작아 AV장식장에 넣어 다른 AV 기기들과 함께 두어도 잘 어울린다. 케이스의 내부가 비좁은 편이라 고성능의 시스템을 구성하는 데는 어울리지 않지만, HTPC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는 제품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특화된 PC케이스들이 많이 출시되어 보다 다양한 소비자들을 만족시켜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