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나 구두, 가방 중에는 이른바 '명품'이라고 불리는 몇몇 물건이 존재한다. 이들 명품들은 여타의 물건들과 쓰임새는 거의 같지만 가격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비싸고,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나 그 가치를 알아보는 소수의 사람들만 구입하여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디지털 기기들, 특히 PC부품들 중에 명품이 나오기는 힘들다. 아무리 높은 제원을 가지고 고급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라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보다 더 성능이 좋고 오히려 값은 더 저렴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잘만의 'Z-MACHINE GT1000'은 이전에 동사에서 나왔던 Fatal1ty FC-ZE1과 같이 게임 매니아들과 같은 고급 사용자들을 타겟으로 하여 나온 제품이다. 이 제품은 PC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케이스 종류인 미들 타워 케이스에 속하면서도, 같은 규격의 제품들에 비해 가격은 월등히 비싼, '명품'과도 같은 제품이다. 과연 이 제품이 진정 명품으로 불릴만한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GT1000은 실제로도 다른 미들 타워 케이스들에 비해 다소 크기도 하지만 모든 면에 두께가 4~5mm에 달하는 알루미늄 재질을 써서 전체적으로 한층 육중한 느낌을 준다. 무게도 상당하여, 조립을 하지 않은 빈 케이스만으로도 12.5kg의 묵직함을 자랑한다. 열 전도성이 뛰어난 알루미늄 소재 덕분에 내부의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시킬 수 있으며, 도장상태도 꼼꼼하여 다른 케이스들과 차별화되는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케이스를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좌측 면에 투명 아크릴 창이 있어 PC 내부를 볼 수 있다. 다양한 LED를 사용하여 시스템 튜닝을 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에 환영 받을만한 구조다. 좌측 면 전체가 마치 대문처럼 양쪽으로 열리는 도어 방식을 사용하여, 케이스 측면을 개방 할 때 패널을 분리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고, 다른 케이스들과 구별되는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 이들 도어를 고정하는 나사는 손으로 돌릴 수 있는 스크류 형 나사이므로 편리함을 더하고 있다.

반대쪽인 우측 면도 구조는 비슷하지만 이곳은 스크류 형 나사가 아닌 케이스에 부속된 육각 드라이버로 열어야 하는 특수한 나사로 도어가 고정되어 있다. 그리고, 좌측 면과 다르게 하드나 광 드라이브를 가리는 앞 쪽만 도어 형식이고 메인보드 하단에 위치하게 되는 뒤쪽은 철판 전체가 분리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이쪽은 거의 열어볼 일이 없는 곳이므로 편리하게 열 수 있는 기능을 뺀 대신, 케이스 본체에 깊숙이 고정되는 특수 나사를 사용하여 디자인의 군더더기를 줄이고, 진동을 줄일 수 있는 효과를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4개의 광 드라이브와 6개의 하드디스크를 달 수 있다. 하드디스크들은 나사 없이 고정이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완충제 사이에 하드가 고정되므로 진동과 소음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 장착 가능한 6개의 하드디스크 중 2개의 하드디스크는 AVM(Anti Vibration Mount)이라는 장치를 이용하여 케이스 내부의 바닥 부분에 장착하는 특수한 구조로 되어있다.

케이스 전면 가운데에는 전원과 리셋 버튼, USB, 사운드 입출력, 그리고 IEEE1394 등이 가지런히 배치되어있다. 전원과 리셋 버튼에는 표면에 스핀들 처리를 하여 한층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전면의 통풍구 바로 뒤에 2개의 92mm 쿨러 2개가 설치되어있으며 후면에는 120mm 쿨러가 달려있다. 특히 전면 팬은 하드 디스크 베이 바로 앞쪽에 위치해 있으므로 하드디스크의 열을 식히는 효과도 있다. 또한, 접속 커넥터의 선택에 따라 팬의 회전 수를 조절할 수 있는 ZM-MC1이 1개 들어있어 전면 혹은 후면 팬의 속도와 소음을 조절할 수 있므며, 이들 쿨러는 LED가 내장되어있어 전원을 넣으면 매우 화려한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