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나 게임과 같은 멀티미디어 컨텐츠들은 하루가 다르게 품질이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바쁜 현대인들은 느긋하게 집에서 영화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정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기기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하다. 이동 중에 영화를 즐길 수 있는 PMP, 어디서나 TV 방송을 볼 수 있는 DMB 휴대폰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대표적인 반증이다.  

　

게임도 예외는 아니라, 최근에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MS 엑스박스와 같은 거치형의 게임 콘솔 보다는 '닌텐도 DS'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이하 PSP)'과 같은 휴대용 게임기들이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소프트웨어 교환 방식의 휴대용 게임기의 본격적인 등장은 1989년에 닌텐도가 내놓은 '게임보이(Game Boy)'에서부터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지금과 같이 휴대용 게임기들이 다른 모든 게임 플랫폼들을 압도하며 전체적인 게임 시장을 이끌게 된 것은 전례가 없을 정도다.

　

▲ 1989년에 등장한 닌텐도의 '게임보이'는 본격적인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열었다.

　

현재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이끌고 있는 DS와 PSP는 휴대용 게임기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방향성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 중, 닌텐도의 DS는 하드웨어적인 제원이 상당히 낮으며, 용량의 제한을 많이 받는 롬(ROM) 카트리지를 소프트웨어 공급 매체로 쓰므로, 전반적인 게임의 그래픽이나 사운드의 품질이 그다지 높지 않은 단점이 있다.

　

하지만, DS는 듀얼 스크린과 터치 스크린, 그리고 마이크 등의 다채로운 인터페이스를 기본으로 갖추어 게임의 조작이 매우 직관적이고 적응하기 쉽다. 또한, DS가 미디어로 사용하는 롬 카트리지는 용량이 적은 대신 디스크나 플래시메모리에 비해, 데이터를 읽어 들이는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안정성도 우수하다.  
　

▲ 닌텐도의 'DS'는 하드웨어 성능은 떨어지지만 터치스크린, 듀얼 스크린 채용으로 독특한 게임들이 다수 선보여 특히 여성과 저연령 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DS로는 기존의 게임기로는 생각하기 힘들었던 독특한 게임들이 다수 제작되었으며, 다소 떨어지는 그래픽이나 사운드의 품질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나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면, PSP는 DS와 달리, 기존의 거치형 콘솔과 대등한 품질의 게임을 그대로 휴대용으로 즐기게 하고자 하는 컨셉으로 개발된 제품으로, 제원적으로는 거치형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2(이하 PS2)와 비교될 정도로 휴대용 게임기로선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대용량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UMD(Universal Media Disc)'라는 독자 포맷의 디스크와 소니AV 기기에서 널리 사용되는 플래시메모리 카드인 '메모리스틱'을 미디어로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PSP는 게임 뿐만 아니라 동영상과 음악도 감상할 수 있는 등, 멀티미디어 기기로서의 기능도 충실해, DS와는 정 반대로, 예전부터 게임을 즐겨왔던 게임 매니아 층이나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은 멀티미디어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주로 판매되고 있다.
　

▲ PSP전용 게임인 '메탈기어 솔리드 포터블 옵스'의 화면. PSP게임 중에는  기존 인기 작품의 시리즈물이나 이식작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PSP는 성능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휴대용 기기치고는 본체가 다소 무겁고 두꺼웠으며, 미디어로서 디스크를 사용 함으로서 게임의 데이터를 읽어 들이는 로딩시간이 다소 길어 DS에 비해 대중적인 접근성이 다소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멀티미디어 기기를 지향함에도 불구하고, 영상과 음성을 외부 모니터로 출력하는 기능이 없어 아쉬움을 더했다.

　

하지만 지난 7일, 국내에 소니의 콘솔과 게임 타이틀을 공급하고 있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SCEK)에서는 기존 PSP의 단점을 개량한 신형 PSP를 내놓았다. 더욱이, 이는 게임기의 본고장인 일본의 신형 PSP 발매일인 9월 20일보다도 2주 정도 빠른 시기로, 소니가 한국시장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형 PSP는 기존의 PSP보다 무게가 가벼워지고 두께가 얇아졌으며, TV로 영상을 출력하는 기능을 더해 활용도를 높였다. 더욱이 내부적으로는 메인 메모리를 32MB에서 64MB로 늘려 디스크를 읽는 속도가 빨라져 더욱 쾌적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과연 신형 PSP는 구형 PSP에 비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졌으며,  PSP를 이용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여기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본 리뷰는 2007년 9월 7일 현재의 한국판 신형 PSP의 출고 당시의 펌웨어인 버전 3.60를 바탕으로 진행했으며, 차후 펌웨어 버전업 시 기능이나 성능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