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은 거의 인텔의 전성기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한때, 과거의 유산인 넷버스트 아키텍처(Netburst Architecture)를 그대로 유지한 펜티엄4 시리즈는 AMD의 애슬론64 CPU에 덜미를 잡히고, 노스우드(Northwood) 코어를 대체한 프레스캇(Prescott)은 개선된 90nm 공정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가한 발열과 소비전력을 인해 일부에선 프레스'핫‘ 으로 비꼬아 부르는 등,악명이 높았었다.

또한 듀얼코어 CPU였던 펜티엄D 스미스필드(Smithfield), 프레슬러(Presler) 코어 역시 네이티브 듀얼 코어를 강조한 AMD의 애슬론64 X2 시리즈인 맨체스터(Manchester), 톨레도(Toledo) 코어에 비해 성능상의 이점을 보이지 못하거나 오히려 뒤떨어지는 등, 한때 인텔의 쇠퇴와 AMD의 부흥을 예견하는 이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인텔이 절치부심한 끝에 지난 2006년 발표한 코어 아키텍쳐(Core Architecture)는 이런 열세를 단번에 뒤집고 인텔의 독주시대를 만들어가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는 인텔이 클럭 향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다시금 과거의 방식과 유사하게 클럭당 효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큰 이슈가 되었었는데, 파이프라인 스테이지를 깊게 하는 대신 클럭 향상에 유리했던 넷버스트 아키텍쳐를 새로이 마련한 코어 아키텍쳐를 사용한 인텔의 첫 번째 데스크탑 CPU인 코드명 콘로(Conroe) 코어의 코어2듀오(Core 2 Duo) 제품군은 성능 뿐 아니라 소모전력, 발열, 그리고 원클럭의 150%를 넘어 200%에까지 달하는 엄청난 오버클럭 효율에 이르기까지 기존에 비해 모든 면에서 월등한 거의 혁명에 가까운 성능 향상을 이루며 화려하게 시장을 장악했다.

또한 콘로 코어를 2개 사용한 멀티칩 패키징 방식의 쿼드코어 CPU인 켄츠필드(Kentsfield)코어의 코어2쿼드 제품군을 발표하는 등, 인텔의 거침없는 행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AMD의 행보는 초라할 따름이다. AMD는 과거 네이티브 듀얼코어 CPU인 톨레도 코어를 발표할 때처럼 이러한 이러한 인텔의 멀티칩 구성을 비판하며 네이티브 쿼드코어 CPU를 출시할 것을 예고하고 있지만 AMD의 네이티브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바르셀로나(Barcelona) 는 계속해서 그 출시가 연기되고 있으며, 이에 기반한 듀얼코어 및 쿼드코어 CPU인 페넘(Phenom)코어 역시 출시는 올 12월경으로 예정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은 독주 체제에 쐐기를 박으려는 듯, 45nm 공정의 보다 개선된 펜린(Penryn) 코어를 발표하며 질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펜린의 경우 이전세대 CPU들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45nm 공정을 채용했다는 점이다. 또한 인텔에서는 45nm 공정인 펜린코어의 생산시 High-K 와 Metal Gate 라는 신기술이 적용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기술 향상이 아니라, 바로 45nm 공정을 가능케 한 반도체 제작 공정의 혁신적인 변화 중하나이다.

이전 0.18㎛에서 0.13㎛으로 공정이 미세화 될 때 반도체 회로에서 전선 역할을 수행하는 금속이 알루미늄 증착에서 구리로 바뀌었던 것과 같이, 기존 65nm 공정과 45nm 공정간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65nm 공정은 현재 반도체의 회로 집적시 기본 소자를 형성하는 구조 중 하나인 MOSFET(Metal-Oxide Semiconductor Field Effect Transistor)의 생산 방식의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기존 65nm 까지의 공정에서는 위 그림에서 'Gate electrode(게이트 전극)'로 불순물이 도핑되어 전기 전도도를 가진 다결정실리콘(Polysilicon)을, 그리고 Gate dielectric 으로는 실리콘 산화물(SiO2)을 사용했는데, 이는 보다 싸고 쉽게(실리콘 산화물의 박막은 웨이퍼를 산화시키는 것으로 쉽게 얻을 수 있다.) 이전까지 보편적으로 사용되어오던 방식이었다. 하지만 점점 더 개선된 공정으로 인해 크기가 작아지면서 박막 두께도 얇아지는데, 이 때문에 얇아진 박막에서 터널링 현상이 일어나 누설 전류가 증가하는 등의 물리적인 재료의 한계가 발생해 더 이상의 크기 축소가 불가능한, 사실상의 공정의 한계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실리콘 산화물을 대신할 강유전체 재료를 절연막으로 사용하고, 또한 재료가 바뀜에 따라, 게이트 금속 역시 기존의 다결정 실리콘 대신 금속을 사용해 45nm 공정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공정 개선으로 인해 펜린 코어 아키텍쳐 기반의 듀얼코어인 울프데일(Wolfdale) 코어의 경우 기존 콘로의 코어가 4MB의 L2캐시를 탑재하고 약 2억 9천만개의 트랜지스터와 143㎟ 의 다이 크기를 가지는 것에 비해, 보다 늘어난 4억 1천만개 가량의 트랜지스터를 가지면서도 다이의 크기는 107㎟로 약 70%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에 테크노아에 입수된 CPU는 이 펜린 코어를 4개 사용한 쿼드코어 CPU인 인텔의 Core2Extreme QX9650으로 1333MHz의 FSB와 총 12MB의 L2캐시, 그리고 새로이 추가된 SSE4 로 무장한, 명실공히 최강의 데스크탑 CPU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제품 명칭 역시 코어 2 쿼드(Core 2 Quad) 가 아닌 Core 2 Extreme 으로 명명된 QX9650의 성능을 분석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