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점에서 볼 때 페넘 코어 CPU와 이를 포괄하는 스파이더 플랫폼은 AMD의 사활을 건 신제품 라인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CPU인 페넘은 인텔의 콘로 아키텍쳐 발표 이후 완전히 빼앗긴 CPU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다시 찾아올 제품으로, 그래픽카드 시장에서는 NVIDIA에 의한 시장 잠식을 해소할 제품으로서 시장에 첫 발을 딛는 것과 비슷하다.

AMD의 발전 가능성에 있어서는 나쁘지 않은 시선이다. NVIDIA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GeForce 8800GT는 성능으로 자신의 존재를 입증했지만, 높은 인기와는 달리 물량 부족으로 인한 시세 상승이라는 이중의 악재로 소비자들에 있어 흥미를 잃게 하고고 있으며, 이에 따라서 ATI의 Radeon HD 3850/3870이 시장에서 샛별처럼 떠오르고 있다. 물론, 현재 HD 3870도 수량 부족 문제가 있지만 같은 코어를 이용한 HD 3850은 비교적 저렴한 값과 더불어 충분한 수량 공급이 예고되어 있기에 종전 메인스트림급과 하이엔드급 그래픽 카드의 사이에서 충분한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AMD 790 칩셋 역시 종전 AMD 칩셋의 업그레이드 뿐 아니라 새로 발표된 CrossFire X 등의 신기술 지원과 저렴한 값으로 인해 유저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플랫폼으로 따져본다면 어떨까?

AMD에서는 AM2+와 AM3 소켓을 발표해 기존 AM2 소켓과의 하위 호환성을 약속했지만 반대로 그 점이 AMD 7칩셋 시리즈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켓 상호간에 상/하위 호환성이 가능하다는 것은 현존하는 AM2 소켓 방식의 메인보드도 바이오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AM2+, AM3 소켓 방식을 쓰는 CPU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AMD 7 시리즈 칩셋의 필요 이유를 약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CPU 역시 마찬가지로 지금껏 살펴본 페넘 코어 CPU의 성능은 Native Quad-Core임에도 불구하고 인텔의 Two-Die 방식인 켄츠필드 코어에 대해 우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다소 뒤처지는 성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AMD는 페넘 9700 이상의 보다 높은 클럭의 상위급 제품을 예고하고 있지만, 이미 발표된 인텔의 45nm 공정의 차기 CPU인 펜린기반 CPU의 경우 같은 클럭의 콘로 기반 CPU에 비해 10% 가량의 성능상 우위를 보이기에, 페넘의 위치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페넘 코어는 CPU 자신 뿐 아니라 플랫폼을 구성하는 메인보드 역시 초기단계로, 아직 최적화의 가능성이 남아있어 상대적으로 안정화된 플랫폼을 완성한 인텔에 비해 보다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남아있는 문제라고 한다면 언제나 값에서 시작해서 값으로 끝난다. 현재 AMD에서 공시하는 페넘 코어 CPU의 값은 11월 19일 기준으로 1000개 단위로 구입할 때 페넘 9500이 개당 251불, 페넘 9600은 개당 283불이다.
　

인텔의 Q6600의 공시 값인 266불인 것을 감안한다면 페넘 9600은 Q6600에 비해 다소 높은 값임을 알 수 있는데, 실제 가격비교 사이트에 등록된 값을 확인해보면 현재 페넘 9500이 22만 7천원, 페넘 9600이 26만 2천원으로 24만원 수준인 Q6600보다 높은 값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값은 2007년 12월 7일 오후 7시 기준) 값과 성능, 이를 어떻게 합리화를 할 것인가가 이제 첫 발을 내딛는 AMD의 페넘 코어 CPU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