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포스 9600GT 같은 경우 분류상 메인스트림급 제품에 속하기 때문에 엔비디아가 직접 생산해 제조사에 공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 제조사에 GPU와 레퍼런스 디자인을 공급해 그래픽카드 제조사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식으로 한다.

따라서 레퍼런스 디자인 뿐 아니라 제조사의 독자적인 PCB 레이아웃을 가진 '변종' 제품의 출시가 쉽게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비 레퍼런스 디자인은 성능 향상에는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안정성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어 일장일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룸테크의 ER 9600GT는 레퍼런스 디자인을 채용한 제품으로 기판 사이즈나 전반적인 부품 배치 레이아웃은 지포스 8800GT에서 유래했기에 제품의 크기와 디자인은 레퍼런스 지포스 8800GT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다.

장착되어 있는 쿨러는 싱글 슬롯 방식으로, 기존 레퍼런스 8800GT에 사용되었던 쿨러에서 외부 케이싱의 디자인만 약간 바뀐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기존 8800GT 레퍼런스 쿨러가 발열 해소능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음 만큼 9600GT 역시 발열에 대한 걱정이 앞서겠지만 소비전력이 10W 가량 줄어들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쿨링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된 코어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G94 코어를 채택하고 있다. 112/128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를 채용한 G92 코어에 비해 줄어든 64개의 스트림프로세서를 채용하는 만큼, 코어 크기는 작은 편이다.

메모리 컴포넌트로는 역시 레퍼런스 제품답게 삼성의 1ns GDDR3 SDRAM을 사용한다. 스펙상 9600GT의 메모리 클럭이 1,800MHz인 만큼 컴포넌트 스펙에 맞는 2,000MHz, 또는 그 이상의 오버 클럭을 통해 보다 나은 성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R 9600GT는 메인스트림급 제품으로 하이엔드급 제품군에서 지원하는 Quad SLI를 지원하지는 않지만 SLI 를 지원하기에 PCB 상단에는 SLI 슬롯을 제공한다. 따라서 SLI를 지원하는 메인보드에서라면 2장의 9600GT를 사용해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HDMI 출력 시 여전히 SLI 커넥터 옆에 부착되어 있는 S/PDIF 입력 단자를 통해 사운드를 입력 받고 있어 ATI가 그래픽카드 안에 사운드 코덱을 넣어 이러한 불편함이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9600GT는 이전 G92 GPU에서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TMDU 내장 뿐 아니라, 차세대 인터페이스인 디스플레이 포트를 위한 트랜스미터를 내장해 DVI나 D-SUB는 물론 HDMI, Display Port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사용 빈도가 아직 그리 높지 않기에 ER 9600GT는 평범한 TV-Out 을 위한 DIN 커넥터 1개와 2개의 DVI-I 출력을 지원하는 인터페이스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성능 테스트는 지포스 9600GT의 형제라고도 할 수 있는 지포스 8800GT 512MB의 레퍼런스 제품과 비교했으며, 사용된 드라이버는 21일자로 포스팅된 171.16버전의 ForceWare를 사용하였다.

테스트 결과 AA/AF 미적용시는 물론 4x의 AA와 16x의 AF를 적용했을 때에도 성능 저하량은 8800GT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비록 9600GT G94 코어의 스트림 프로세서가 64개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지만, 8800GT에 비해 높아진 코어 및 셰이더 클럭과 동일한 256Bit의 메모리 대역폭, 16개의 ROPs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에 성능 하락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반적으로 볼 때 3DMark상에서 9600GT는 8800GT의 85~90% 수준에 달하는 성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메인스트림급 제품이었던 8600GTS는 물론 ATI에서 내놓은 HD 3800 시리즈 등과 비교할 때에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성능이다.

때문에 이룸테크의 ER 지포스 9600GT는 비록 비레퍼런스 제품에 비해 성능에서는 조금 뒤쳐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이는 사용자의 재량에 따라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고, 굳이 성능 향상을 위해 오버 클럭을 하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성능과 안정성 모두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매력이 있는 제품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