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서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한 인텔과 AMD는 프로세서의 성능을 두고 끊임없이 경쟁을 벌여왔다. AMD에서 K7 이라 불리던 애슬론 CPU를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경쟁은 초기에는 누가 더 고클럭의 CPU를 내놓는지를 두고 겨루었지만, 클럭 향상이 한계에 이르고부터는 코어의 개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성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싱글에서 듀얼로, 듀얼에서 다시 쿼드로 이어진 이 경쟁에서 단연 앞서나간것은 인텔이었다. 초기 듀얼코어 CPU였던 인텔의 스미스필드 코어와 프레슬러 코어의 펜티엄D가 AMD의 톨레도, 맨체스터코어에 비해 다소 열세였던 반면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코어 아키텍처의 CPU, 코드명 콘로(Conroe)는 단숨에 시장을 석권하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자리를 유지했다. 그리고 뒤이어 발표된 쿼드코어 CPU인 켄츠필드(Kentsfield)코어 역시 경쟁자 없는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는데, AMD는 이에 대응해 ‘네이티브’ 쿼드코어인 코드명 페넘(Phenom) CPU를 발표했지만 TLB버그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성능으로 시장에서의 최고자리를 빼앗는데는 실패했다.

그리고 현재 인텔은 개선된 45nm 공정의 펜린(Penryn) 시리즈인 울프데일(Wolfdale) 과 요크필드(Yorkfield)코어 를 내놓고 있어 당분간 우세는 지속될 전망인데, 이런 코어자체의 질적인 발달과 달리, 양적인 개선을 통해 보다 우세한 성능을 얻는 방법 역시 꾸준히 지속되어 왔으니 이것이 바로 시스템에 다수의 CPU를 장착하는 멀티프로세서 구성이다

일반 데스크탑 플랫폼의 경우 한정된 공간과 전력 소모량. 발열이나 가격등의 문제로 인해 이러한 구성을 사용하기 힘들었지만, 보다 높은 성능을 우선으로 하는 서버나 웍스테이션 등에서는 기 개발된 프로세서를 복수로 사용해 성능을 높이는 방법이 보편화 되었었고 이를 위한 멀티스레딩의 지원도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성능 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러한 멀티 프로세서 환경을 데스크탑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도 여러 번 있었는데, 그 중 최근의 예를 든다면 바로 AMD에서 발표한 Quad FX 플랫폼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06년 말경 발표된 Quad FX 플랫폼은 두 개의 Athlon 64 FX-70/72/74 CPU를 사용해 4개의 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시스템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쟁사에 비해 뒤쳐진 쿼드 코어 CPU시장에서의 대응을 위한 임시 방편으로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AMD에서도 더 이상의 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인텔 역시도 작년 5월경 V8이라는 이름으로 2개의 쿼드코어 CPU를 장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발표했었는데, 사실상 데스크탑보다는 웍스테이션에 더 가까운 제품이어고, 다만 오늘 소개하려는 스컬트레일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기본 구성을 확립했다는 것이 의의라면 의의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인텔에서 새로이 발표한 스컬트레일(Skulltrail)은 V8의 뒤를 이어 2개의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지만, V8과는 달리 데스크탑 플랫폼을 위해 구상된 새로운 플랫폼이다.

서론에서 말해듯이 스컬트레일 플랫폼의 구성은 기존 인텔이 발표했었던 V8 플랫폼과도 유사하다. 데스크탑 플랫폼을 표방하지만 실제 사용되는 구성품들은 기존 데스크탑 플랫폼이 아니라 워크스테이션, 또는 서버 플랫폼에서 기반한 것을 보아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메인보드부터 서버용 칩셋인 인텔의 i5400 계열 칩셋을 사용했으며 메인보드 역시 데스크탑 시스템에서 주로 사용하는 Unbuffered DIMM 대신 FB-DIMM 메모리를 사용해야 하고 일반 LGA775 프로세서가 아닌 LGA771 패키징의 것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이는 더욱 명확한데, 하지만 이와 달리 제품의 설계 컨셉은 철저하게 데스크탑 플랫폼을 위해 짜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