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터치(touch) 시대다.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몰고 온 애플社의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어 국내외 대표업체들이 앞다투어 터치형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고 최근에는 가정 및 상업용 가전제품에까지 터치 기능이 융합되고 있다.

그러나 각종 IT기기의 터치스크린 사용이 늘어나 거북목 증후군이나 손목 터널 증후군 등 각종 디지털 증후군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아날로그적 ‘손맛’을 느끼게 해 주는 디지털기기들이 주목 받고 있다. 터치열풍이 가속화될수록 아이러니컬하게도 일종의 ‘테크노휴머니즘’에 대한 향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바른 자세를 잡아 주는 노트북키트를 비롯해 타자 시 손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 주는 각종 키보드, 필름카메라의 ‘수동식 줌링’을 채택한 디지털카메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터치중독’에 대항해 ‘손맛’을 느끼게 해 주는 각종 디지털 기기들을 살펴보자.


로지텍 ‘노트북 키트 MK605’는 세 가지 각도로 조절 가능한 회전형으로, 사용자의 신체조건 및 기호에 따라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사용자가 허리를 곧게 펴고 타이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날로그적 손맛은 물론 자세까지 바로 잡아주는 인체공학적인 IT 제품.

회전형 노트북 스탠드뿐 아니라 고급 무선 레이저 마우스, 공간 절약형 무선 키보드까지 포함된 이 키트는 유연한 모듈 방식 설계로 필요에 따라 선별적으로 조합할 수 있고 장소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하다.

▲ 로지텍 ‘노트북 키트 MK605’

특히 이들 제품은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게 최적의 시선거리를 확보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게 해 업무효율을 높여주며, 설치도 간편하고 디자인이 콤팩트하여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손의 움직임을 감안해 굴곡을 주어 부드러운 곡선형으로 디자인된 로지텍 ‘무선 키보드 K350’도 인기다. K350은 특히 부드러운 쿠션으로 처리한 ‘팜 레스트’는 손목을 편하게 두어 쉽고 정확한 타이핑을 즐길 수 있다.

▲ 로지텍 ‘무선 키보드 K350’

이 밖에도 ‘일루미네이트 키보드’와 ‘디노보 엣지’ 키보드는 ‘퍼펙트 스트로크 키’ 시스템이 탑재돼 키보드 특유의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퍼펙트 스트로크 키’ 시스템은 일반적인 노트북 키보드의 자판 사이 공간인 2.2mm보다 넓은 3.2mm의 여유공간을 제공한다. 자판을 칠 때마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마이크로 시저’ 기술을 통해 키 표면 전체에 힘을 고르게 분산시켜 키 가장자리만 눌러도 정확히 키보드가 작동돼 안정적으로 타이핑할 수 있다.


　

▲ 로지텍 ‘일루미네이트 키보드’

한편 필름카메라의 ‘손맛’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디지털카메라도 인기다.



한국후지필름이 새롭게 선보인 ‘파인픽스 HS 10’은 전자식 줌링을 탑재한 일반적인 디지털카메라들과 달리, 필름카메라와 DSLR 의 손맛을 그대로 살린 ‘수동식 줌링’ 을 채택했다.

이 카메라는 24mm 초광각부터 720mm 망원까지 촬영 가능한 세계최초 수동식 광학 30배 줌 정통 하이앤드 디카로 폭넓은 풍경사진은 물론, 피사체의 미세한 부분까지 이미지 구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 이 밖에도 세계 최초로 사진 속 움직이는 사물을 모두 지워주는 모션 리무버 기능을 비롯, 카메라를 상하좌우로 움직여 간편하게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하는 모션 파노라마, 5장의 사진을 빠르게 연속 촬영하여 움직임이 기록된 하나의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멀티 모션 캡쳐, 반셔터를 눌러 특별한 순간이 나타날 때 셔터 버튼을 완전히 누를 때까지 7프레임을 저장해, 기록된 장면 중 최고의 장면을 선택할 수 있는 베스트 프레임 캡쳐 기능, 밝고 깨끗한 야경 촬영에 특화된 프로 야경 모드 등이 바로 이 멀티프레임 기술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 한국후지필름 ‘파인픽스 HS 10’
　

아이폰 등 터치식 스마트폰의 홍수 속에서도 전통 키패드 방식으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블랙베리폰’ 역시 휴대폰 자판 고유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제품.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사용해 더 유명해진 블랙베리 휴대폰은 2010년 북미 지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탁월한 입력속도와 키 감이 밋밋한 터치보다 앞선다”라는 것 사용자들의 평. 이러한 대내외적 관심 증대에 따라 최근에는 ‘스마트폰 블랙베리 볼드 9700’의 화이트 버전이 국내 시장에 소개되기도 했다.

▲ 블랙베리폰

이 밖에도 최근 뉴욕에서는 한 한국인 디자이너가 ‘접을 수 있는 평면형 웹 신문’인 ‘접이식 E-뉴스페이퍼’를 고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디자인학교(SADI) 출신의 김재엽 디자이너와 그의 프로젝트 팀이 내 놓은 ‘더 페이지(The Page)’는 마음대로 접거나 펴고, 펜이나 연필로 마킹도 하는 등 고전적인 신문읽기의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고안한 디자인으로,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처럼 여러 신문사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다운받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이 디자인은 ‘인간 중심의 미래형 신문 디자인’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더 뉴요커>, <디자인 붐> 등 해외 유수 언론 및 커뮤니티의 주목을 받고 있다.